‘신흥귀족’ 된 인플루언서… 치부 까발리기 신선하지만 현실과 괴리감[리뷰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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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더 이상 계급제 사회가 아니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대중적 인기와 더불어 엄청난 부를 쌓는 연예인에 이어 요즘은 인플루언서라 불리는 이들이 그 대상이다.
하지만 넷플릭스 글로벌 톱 10 TV쇼(非영어권) 1위에 오른 '셀러브리티'는 돈과 관심에 몰두할 뿐 사회적 책임이라곤 없는, 허울뿐인 신흥 귀족의 자화상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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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더 이상 계급제 사회가 아니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돈’과 ‘인기’로 가름하는, 보이지 않는 계급이 존재한다. 대중적 인기와 더불어 엄청난 부를 쌓는 연예인에 이어 요즘은 인플루언서라 불리는 이들이 그 대상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라 했다. 그들의 사회적 위상에는 그에 걸맞은 책임과 의무가 뒤따른다는 것이다. 하지만 넷플릭스 글로벌 톱 10 TV쇼(非영어권) 1위에 오른 ‘셀러브리티’는 돈과 관심에 몰두할 뿐 사회적 책임이라곤 없는, 허울뿐인 신흥 귀족의 자화상을 그린다.
주인공 서아리(박규영 분)는 학창 시절 부유하게 자랐지만, 지금은 화장품 회사 방문 판매원으로 일하는 성실한 20대다. 하지만 SNS를 기반으로 유명인이 된 동창 오민혜(전효성 분)를 만난 후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뜬다. 처음에는 이를 거부하지만 눈에 띄게 불어나는 팔로어와 그로 인해 축적되는 부는 서아리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기 충분하다. 하지만 그 세계의 경쟁 압박은 비(非)유명인들의 삶의 무게와는 엄청난 격차를 보인다. 셀러브리티의 모임인 ‘가빈회’와 엮이며 서아리는 험담과 루머, 다툼 속에서 살아간다. 수면 위에서는 우아하지만, 수면 아래서는 가라앉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발을 휘젓는 백조처럼.
이 지점까지 ‘셀러브리티’는 흥미롭다. 새롭게 부각된 ‘유명한 것으로 유명한’ 인플루언서의 세계를 디테일하게 파헤치며 이목을 끈다. 아귀다툼 속에서 몰락하고 목숨까지 잃은 서아리가 갑자기 SNS 라이브 방송을 켜고 인플루언서 세계의 치부를 까발린다는 설정도 신선하다. 하지만 이를 미스터리 형식으로 풀어가는 과정에서 ‘셀러브리티’는 과잉 설정과 극단을 치닫는 인물들의 향연으로 변모된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답게 마약, 성매매, 살인 등이 난무한다. 책임 없는 부와 인기를 누리던 이들의 추락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라고 볼 수 있지만, 어느덧 현실과는 괴리가 생긴다.
주인공 남녀의 관계 설정도 아쉽다. 뒤늦게 인플루언서 세계에 뛰어든 서아리가 중심을 잃지 않으려 발버둥치는 모습은 전형적인 ‘캔디’형이고, 그가 난관에 처할 때마다 나타나 도움을 주는 재벌 한준경(강민혁 분)은 ‘백마 탄 왕자’다. 그가 유독 서아리에게 반해 헌신적으로 몰두하는 과정 역시 낡은 서사다. 한준경이 서아리를 만나기 위해 스스로 성추행범이라고 자수하는 장면에서는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서아리를 연기한 배우 박규영에게는 눈길이 간다. 셀러브리티로 거듭나기 전후의 상반된 모습을 효과적으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대중에게 동경의 대상이 되는 인플루언서로 자리매김한 후 보여주는 다양한 스타일링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가 ‘오징어 게임2’에 캐스팅됐다는 소식은 박규영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높이며 ‘셀러브리티’를 한 번 더 돌아보게 만드는 작품 외적인 요소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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