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항공기 결항으로 500명 ‘발동동’…조종사 파업 여파 커지나 [비즈360]

2023. 7. 17.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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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선·국제선 결항…후속편 마련 등 대응 분주
24일부터 ‘본격 파업’ 예고 향후 피해 더 커질 듯
사측 “국민 혈세로 회사 보전…쟁의행위 멈춰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아시아나항공 제공]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의 쟁의행위로 항공권이 결항되며 지난 주말에만 500여 명의 승객들이 일정에 차질을 빚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 역시 임금 협상을 두고 노사 간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향후 업계 전반으로 ‘결항 사태’가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7시35분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현지시간 11시5분(현지시간) 베트남 호찌민에 도착할 예정이던 OZ731편이 결항됐다. 이에 따라 16일 낮 12시5분(현지시간) 호찌민에서 출발해 오후 7시25분 인천으로 돌아올 예정이던 OZ732 귀국편도 함께 결항됐다. OZ731편에는 승객 125명, OZ732편에는 171명이 탑승할 예정이었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가 지난달 7일 쟁의행위에 돌입한 이후 국제선에서 결항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종사노조는 그동안 비교적 피해가 적은 국내선을 결항시키거나 항공기를 지연하며 대응했지만, 더 강도 높은 투쟁에 나서는 모양새다.

지난 15일에는 김포~여수를 오가는 왕복 항공편(OZ8733, OZ8734)이 결항됐다. 총 187명(OZ8733 94명, OZ8734 93명)의 고객들이 일정 차질을 겪었다. 주말에만 결항으로 483명이 피해를 봤다. 지연 사태까지 더하면 피해는 더욱 막심하다. 지난 16일 오후 4시 기준 지연된 항공편은 편도기준 56편(국제 36·국내 20), 결항편은 12편(국제 2·국내 10)이다.

문제는 오는 24일부터 본격적인 파업이 예고돼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는 항공기 결함 등과 관련해 규정에 따라 일부 비행을 거부하고, 낮은 고도 유지, 속도 감소로 연료를 많이 사용하는 등의 대응이 중심이었다면, 향후에는 보다 적극적인 파업이 예상된다.

특히 노조는 “회사의 입장이 변화될 수 있도록 최대한 타격을 줄 수 있는 미주, 유럽 여객·화물 노선의 항공기를 세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외에서 항공기가 결항되고, 후속 항공기 지원이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면 회사는 숙박 제공 등 막대한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동조합(APU)이 주최하고 조종사노조 연맹, 공공운수노조가 공동 주관한 ‘APU 임단협 승리를 위한 1차 투쟁 집회’ 모습. [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조 제공]

항공업은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돼 파업 시에도 국제선 80%, 제주 노선 70%, 국내선 50% 이상의 인력을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여름휴가 시즌을 맞아 비행기 이용자가 많아져 타격을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노조와 사측의 입장차가 쉽게 좁혀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문제다. 조종사 노조는 2019~2021년 3년간 코로나19로 임금을 동결했다. 하지만 사측이 2022년 2.5% 인상을 제시하자 도저히 협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반면 회사는 대한항공과의 인수통합을 위한 기업결합 심사가 진행되고 있는 중대한 상황에 노조가 승객들을 볼모 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조종사 노조의 스탠바이 근무 거부, 고의 지연 등 일방적인 단체행동의 여파로 국제선이 결항됐다”며 “성수기를 앞두고 항공 대란이 우려되며, 결국 고객이 고스란히 피해를 입는다”고 말했다. 또 “코로나19 위기 기간 국민 혈세를 투입한 결과 회사 보전 가능했다”며 “당장 쟁의행위 중단해달라”고 촉구했다.

특히 이번 사태로 현장에서 근무 중인 직원들의 피로 누적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기가 결항하면서 후속 비행기로 예약을 분산하고, 타사 항공기를 이용하는 식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며 “근무 중인 직원들이 쉬지 못하고 24시간 대응하고 있는 상황인데, 장기간 파업이 지속될 경우 안전운항 등에서도 우려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역시 임금 협상을 두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는 2019~2021년 임금을 동결한 데 이어 2022년 10% 인상에 합의한 바 있다. 대한항공은 최근 객실승무원, 정비사 등으로 구성된 일반노조와 3.5% 임금 인상에 잠정 합의했지만, 17.5%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조종사 노조와는 합의하지 못하고 협상 중이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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