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롱받던 도쿄 ‘골판지 침대’, 파리올림픽서도 쓴다

도쿄올림픽 선수촌에 설치된 '골판지 침대. /제조사 홈페이지 캡쳐

2020 도쿄올림픽 당시 선수와 관계자들의 혹평이 쏟아졌던 ‘골판지 침대’가 2024년 파리 하계올림픽에서도 등장한다.

16일 AFP·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도쿄 올림픽 침대 매트리스 공급 회사인 에어위브와 계약했다. 어위브는 파리 올림픽 선수촌, 패럴림픽(장애인 올림픽) 선수촌과 미디어빌리지 등 올림픽·패럴림픽 참가자들이 머무는 숙소에 침대와 매트리스 1만6000개를 내년 3∼6월 배송할 예정이다.

도쿄 올림픽 때 처음으로 등장했다. 침대 프레임을 골판지 재질로 설계하고 그 위에 매트리스를 깔았다.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이 적고, 가격도 저렴하다. 당시 도쿄 조직위는 폭 90㎝, 길이 210㎝ 크기의 골판지 침대가 약 200㎏의 하중을 견딜 수 있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선수들은 침대가 과연 무게를 견딜 수 있는지 의구심을 품었다. 이스라엘 야구대표 선수 9명은 한 명씩 숫자를 늘려가며 침대에 올라 무너뜨리기에 도전했다가 침대를 박살 낸 뒤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 뉴욕포스트는 골판지 침대에 대해 ‘성관계 방지용’이라고 명명하기도 했다.

파리 올림픽·패럴림픽 참가자 숙소에 들어가는 침대는 2년 전보다 개선된 모델이다. 침대 매트리스는 머리와 어깨, 허리, 다리 세 부분으로 나눠 맞춤형으로 제작된다. 선수촌에 입촌하는 각 나라 선수는 전신 스캔과 사진 촬영을 하고,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이 키와 몸무게, 출전 종목 등을 고려해 선수에게 알맞은 매트리스를 정해주는 방식으로 공급된다.

파리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는 대회가 끝나면 침대를 자선 단체에 기부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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