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내야수 '최초' 20-20 보인다! 김하성, 11호 홈런+2루타…그라운드 지배했지만, SD 3연패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물이 제대로 올랐다.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그야말로 펄펄 날아올랐다. 지금의 흐름이라면 아시아 출신 내야수 최초로 20홈런-20도루를 노려볼 만하다.
김하성은 1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홈 맞대결에 2루수,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다. 0.260의 타율은 0.263까지 상승했다.
경기력이 그야말로 절정에 달했다. 어쩌면 KBO리그 시절의 모습을 드디어 메이저리그에서 선보일 정도로 적응을 마친 것일지도 모른다. 전날(16일) 김하성은 필라델피아와 더블헤더 1차전에서 3안타를 폭발시켰으나, 2차전에서는 안타를 생산하지 못했지만 2개의 볼넷을 얻어내며 두 번의 출루에 성공했다.
좋은 흐름은 이날 경기로 이어졌다. 김하성은 첫 번째 타석에서 시즌 11호 홈런포를 쏘아 올렸는데, 지난해 150경기에 나서 만들어낸 기록을 올해는 단 89경기 만에 생산했다. 김하성은 첫 타석에서의 홈런을 바탕으로 지난달 30일 피츠버그 파이리츠전을 시작으로 13경기 연속 출루 행진을 이어갔다.
김하성은 첫 번째 타석에서부터 절정의 타격감을 뽐냈다. 1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김하성은 필라델피아 '에이스' 잭 휠러의 5구째 5구째 86.1마일(약 138.6km)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 낮게 떨어지는 스위퍼를 퍼올렸다. 발사각도는 32도로 매우 높았지만, 김하성이 친 타구는 93.3마일(약 150.2km)의 속도로 빠르게 날아가 좌측 담장을 살짝 넘어가는 솔로홈런으로 연결됐다.
김하성의 후반기 첫 홈런이자, 시즌 11호 홈런은 지난해 기록한 한 시즌 최다 홈런과 타이를 기록하게 됐다. 그리고 이 홈런은 지난 6월 26일 워싱턴 내셔널스전 이후 21일 만에 터진 개인 통산 두 번째 리드오프 홈런이었다. 비거리는 352피트(약 107.3m).
두 번째 타석에서 김하성은 아쉬운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1-0으로 앞선 3회초 1사 2루의 득점권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선 김하성은 이번에도 휠러와 5구까지 가는 승부를 펼쳤다. 그리고 5구째 휠러의 95.6마일(약 153.9km) 싱커가 바깥쪽 코스에 꽂혔다. 심판의 판정은 스트라이크.
김하성은 삼진을 당한 뒤 고개를 저으며 주심에게 항의를 했지만, 결과에 변함은 없었다. 김하성이 억울함을 토로했으나, 휠러의 5구째는 바깥쪽 스트라이크를 매우 살짝 걸치는 스트라이크였다. 높이의 차이는 있지만, 비교적 비슷한 코스로 형성됐던 2구째 96마일(약 154.5km) 포심 패스트볼이 볼 판정을 받았던 것이 김하성의 선구안에 영향을 끼쳤던 모양새였다.
세 번째 타석의 결과도 아쉬웠다. 김하성은 3-1로 앞선 5회초 1사 2루에서 다시 한번 타석에 들어섰고, 이번에는 휠러의 3구째 몸 쪽으로 파고드는 95.2마일(약 153.2km) 싱커를 힘껏 잡아당겼다. 김하성이 친 타구는 무려 107마일(약 172.2km)로 매우 잘 맞은 타구였으나, 필라델피아 3루수 드류 엘리스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가면서 직선타로 물러났다.
이날 수비에서는 경기 중·후반까지 김하성의 활약은 크게 돋보이지 않았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제이크 크로넨워스 때문이었다. 크로넨워스는 넓은 수비 범위를 바탕으로 김하성이 처리할 수 있는 타구까지 모조리 잡아내는 탄탄한 수비를 선보이며 내야를 지켰다. 김하성은 경기 막바지에서야 공을 잡기 시작했고, 깔끔한 수비를 선보였다.
줄곧 좋은 타구를 만들어내던 김하성은 다시 한번 불타올랐다. 3-5로 뒤진 8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 김하성은 필라델피아의 바뀐 투수 그레고리 소토의 2구째 89.3마일(약 143.7km) 슬라이더를 공략해, 타구속도 102.6마일(약 165.1km)의 날카로운 타구를 만들어냈다.
김하성이 친 타구는 첫 타석의 홈런보다 더 멀리 뻗는 357피트(약 108.8m) 타구로 연결됐다. 하지만 발사각도가 19도로 미세하게 낮았던 탓에 좌측 담장을 직격하는 2루타가 됐다. 김하성의 2루타를 시작으로 샌디에이고는 만루 찬스를 손에 넣었고, 대타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동점 2타점 적시타를 쳐 승부는 원점이 됐다.
승부는 12회말에 결정됐다. 필라델피아는 무사 2루에서 요한 로하스가 희생번트를 성공시키며 1사 3루 기회를 만들었다. 김하성과 매니 마차도 등 샌디에이고 내야진이 기민하게 움직였지만, 희생번트 타구를 노바운드로 처리하지는 못했다. 결국 샌디에이고는 1사 3루 위기에 몰렸고,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면서 6-7로 패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MLB.com 캡처]-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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