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이 현실로?…애거사 크리스티 별장서 관광객 100여명 한때 고립
영국의 유명 추리소설 작가 애거사 크리스티(1890~1976)의 별장에서 100여명의 관광객들이 한때 고립되는 일이 벌어졌다.
15일(현지시각) 미국 CNN,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전날 영국 남서부 데번에 있는 크리스티의 별장인 그린웨이 하우스에 관광객 100여명이 몇 시간 동안 갇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폭풍우에 나무가 쓰러지면서 별장과 이어진 유일한 도로가 막혔기 때문이었다.
그린웨이 하우스를 관리하는 재단 ‘내셔널 트러스트’는 사고 당일 웹사이트를 통해 “쓰러진 나무가 이 지역을 드나드는 길을 막고 있어 통행이 불가능하다”며 “방문객과 직원, 자원봉사자들이 그린웨이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고 알렸다. 이어 “문제를 가능한 한 빨리 해결하기 위해 경찰과 협력하고 있다”며 “모두가 기다리는 동안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당시 별장에 있던 정확한 관광객 수는 공개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소셜미디어에는 이번 사건이 크리스티의 대표작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와 유사점이 있다는 글이 여럿 게재됐다. 한 네티즌은 “99, 98, 97, 96, 94, 93…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라는 글을 쓰기도 했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는 외딴 별장에 초대받은 8명의 남녀와 하인 부부 등 10명이 폭풍우로 갇히게 된 가운데 살인사건이 벌어진다는 내용을 그린 작품이다.
다행히 관광객들은 소설과는 전혀 다른 시간을 보냈다고 매체는 전했다. 관광객들은 그린웨이의 다실에서 차를 마시고, 잔디밭에서 크리켓을 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같은 날 저녁 나무 제거 작업이 완료된 뒤 별장을 떠날 수 있었다.
이 사건 이후 내셔널 트러스트 측은 폭풍 피해로 인해 당분간 별장 문을 닫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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