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속도로 보면 속 터져요”…빨리빨리의 한국, 배속 시청 유행

나현준 기자(rhj7779@mk.co.kr) 2023. 7. 17.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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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VOD(주문형비디오) 시청자 10명 중 4명은 ‘몇배속’ 모드로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것으로 드러났다. VOD 주요시청층인 MZ세대를 위주로 가성비 있는 콘텐츠 시청이 유행을 타면서 벌어진 현상이다.

14일 LG유플러스가 자사 IPTV가입자 중 VOD를 시청한 고객을 조사한 결과, 지난달 말 기준 영화나 드라마를 정상속도보다 빠르게 보는 고객 비율이 39%에 달했다. 10명 중 4명은 몇배속 속도를 누르고 있느 셈이다.

39% 고객 중 대다수인 29%는 무려 2배속 이상 서비스를 이용했다. 통상적으로 2배속부터는 배우가 하는 대사를 온전하게 들을 수 없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원하는 장면이 나오기까지 몇몇 장면을 스킵하는 상황”이라며 “이를테면 배우가 울고 있는 장면이 한동안 계속된다면 그냥 시청자들은 스킵하고 다른 장면으로 넘어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려 40%에 달하는 시청층이 ‘빨리감기’ 모드로 영화나 드라마를 시청하는 이유는 가성비 있게 여러 콘텐츠를 몰아보기 위해서다. 휴일이나 퇴근 이후 OTT에서 본인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한방에 몰아보는 고객이 늘면서 이 같은 방식이 유행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콘텐츠 홍수 시대에 유행하는 콘텐츠들이 많아졌는데 이를 다 챙겨보기엔 시간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원하는 장면만 콕 찝어서 보려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배속시청이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일본 칼럼리스트인 이나다 도요시가 쓴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가성비의 시대가 불러온 콘텐츠 트렌드의 거대한 변화)’ 이라는 책은 일본 내에서도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책에 따르면, 일본 20대 남녀의 절반 가량(49.1%)이 빨리감기 시청경험이 있으며 연령이 어려질수록 그 경향이 더 많아졌다.

LG유플러스는 이같은 시청 트랜드 변화에 발맞춰 최신 인기 콘텐츠를 첫 화면에서 바로 탐색·시청하는 런처, OTT/실시간방송/VOD 콘텐츠를 한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는 통합검색 기능 등을 추가했다. 시청자가 편리하게 시청할 수 있도록 기능을 업데이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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