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키운 美의료기기 회사 한국으로 본사 이전
현장혈액검사기 개발 넥서스Dx
韓·美 나뉘었던 제조역량 일원화
20분만에 결과…실험실 불필요
유럽 판매중…美는 FDA 심사중
북미·中 진출, 코스닥 상장 추진
[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이건희 회장 때 삼성전자의 투자로 개발된 세계적 의료기기 기술이 한국 으로 돌아오게 됐다. 인체용 현장 체외진단기를 생산하는 미국 의료기기업체 넥서스(Nexus DX)가 한국으로 본사를 옮긴다. 실험실이 아닌 현장에서 혈액을 분석하는 기술을 갖춘 회사다. 유럽에서 이미 판매 중이며 내년에는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처(FDA) 승인을 얻어 북미로 시장을 넓힐 계획이다.
지난 3월 독일 스핑고텍(Sphingotec)에서 넥서스를 인수한 국내 벤처캐피탈 신베스터앤파트너스는 17일 “이르면 올 하반기 본사를 한국으로 옮기겠다”고 밝혔다.
원가 등을 고려해 한국과 미국에 나눠있던 제조 역량을 국내로 집중시키기 위해서다. 향후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서도 한국에 본사를 두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다. 미국에는 연구개발과 마케팅 인력만 남기고 모든 생산 기능은 한국으로 옮길 방침이다.
스핑고텍은 2018년 삼성전자로부터 넥서스를 인수했지만 주력 부문인 바이오마커(Bio Marker) 부문에 집중하기 위해 넥서스 지분을 매각했다. 다양한 진단기기에 바이오마커를 납품해야 하는데 진단기 제조업을 직접 영위하면 고객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서다.
넥서스의 임상현장즉시검사(POCT) 진단플랫폼 IB10은 삼성전자가 1억6000만 달러 이상을 투자해 개발한 제품이다. 원심분리 등을 위해 실험실에서 전문가가 수행해야 했던 각종 혈액검사를 1차 의료기관에서도 일반 의료진이 직접 할 수 있도록 해준다. 하나의 카트리지로 동시에 3개의 검사까지 가능하다. 대부분의 검사가 20분 이내에 실험실에 준하는 정확도(99% 이상)로 이뤄진다는 게 넥서스 측의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이건희 회장 와병 후 이재용 회장(당시 부회장) 체제로 바뀌면서 동물용 체외진단 시장에만 남고 인체용 체외진단 시장에서는 철수하는 전략적 선택을 하면서 넥서스를 독일 스핑고텍에 매각했다.
코로나19와 급속한 노령화로 인체용 체외진단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가 예상된다.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프로스트앤설리번(Frost&Sullivan)의 보고서를 보면 2021년 122조원 규모였던 체외진단시장 규모는 2025년 151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중에서도 넥서스가 강점을 가진 현장진단 분야는 같은 기간 36조원에서 45조원으로 팽창할 것으로 예상됐다.
기존 진단검사는 의료 현장에서 채취된 검체를 대형 검 사소로 보내 한번에 검사를 진행하는 중앙 집중식(Centralized)이 일반적이다. 개발도상국에서는 인프라 구축이 쉽지 않고, 심혈관 질환 등 신속한 결과가 필요한 질병에 는 효율적이지 않다. 현장진단(Point of Care)은 의료 현장에서 소형 장비를 통해 검사를 진행하고 바로 검사 결과를 얻을 수 있어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 인기가 높다. 초기에는 신뢰도 문제로 활용성이 적었으나 최근에는 기술 발전으로 비숙련 검사자가 수행해도 오류가 거의 없는 제품이 많다. 현재 이 시장에서는 애보트, 로슈, 다나허 등 글로벌 기업과 에스디바이오센서, 바디텍메드, 휴마시스 등의 국내업체들이 경쟁하고 있다.
에스디바이오와 바디텍메드는 주력은 면역진단이다. 혈액진단 부분에서 IB10의 경쟁 제품은 휴마시스의 HUBI-TAS가 거의 유일하다. HUBI-TAS는 최근 개발이 완료돼 국내에서만 식약처 허가를 취득했지만 IB10는 유럽연합(EU)에서 판매허가를 얻은 지 오래다. 유럽의 체외진단 시장규모는 북미에 이어 세계 2위다. 퓨처마켓인사이트의 최근 보고서를 보면 넥서스의 주력인 심장·패혈증·신장손상 관련 POCT 시장규모는 2022년 36억 달러에서 10년 이내에 61억 달러로 두 배 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장진단 플랫폼은 일단 기기가 설치되면 이후 지속적으로 카트리지 매출이 발생한다. 시장을 선점하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매출이 가능하다. 넥서스는 북미 진출 이후 코스닥 상장도 추진할 방침이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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