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에 밀리는 英보수당, 국면전환용 상속세 폐지 '만지작'

권영미 기자 2023. 7. 17.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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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시 수낵 영국 총리 정부가 다음 총선을 앞두고 영국의 상속세(IHT) 폐지에 대해 고위 정부 인사들과 논의 중이라고 영국 더타임스 등 외신들이 소식통을 인용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IHT에 대한 정부 논의는 50명 이상의 보수당 의원들의 최근 폐지 운동에 나섰고 영국 언론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IHT를 폐지할 것을 요구한 후에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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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28일(현지시간) 런던에서 열린 런던시장연회에 참석해 연설을 펼치고 있다. <자료사진>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리시 수낵 영국 총리 정부가 다음 총선을 앞두고 영국의 상속세(IHT) 폐지에 대해 고위 정부 인사들과 논의 중이라고 영국 더타임스 등 외신들이 소식통을 인용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재 인기가 노동당에 뒤지고 있는 보수당이 차기 총선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이 문제를 다시 꺼내든 것으로 분석됐다.

영국의 상속세율은 32만5000파운드(약 5억4156억원)를 기준으로 그 이상 금액 부동산의 초과분에 대해 40%다. 하지만 배우자에 대해서는 최대 100만파운드까지 비과세로 유산을 상속할 수 있다.

상속세 폐지 지지자들은 부유층이 많이 사는 영국 남부에서 이 정책이 판도를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IHT 폐지는 당장 내년에 시행될 정책이 아닌, 매니페스토 공약으로 검토되고 있다.

소식통은 "이것은 사람들이 열망하는 국가가 되는 것에 관한 것"이라면서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놀고, 재산을 물려준다. 이는 생생한 토론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상속세를 내지 않지만, 이 주제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잘 여론을 형성한다"고 말했다.

보수당은 생활비 급등의 위기 속에서 지지율이 노동당에 뒤지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영국 경제는 더욱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낵 총리는 5월 기준 8.7%였던 인플레이션을 연말까지 절반까지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고공 행진 중인데 상속세를 폐지하는 것에 대해서는 찬반 의견이 분분하다. 재정 연구소(IFS)의 소장인 폴 존슨은 과거 트위터를 통해 IHT의 개혁을 요구했는데 요지는 이 세금이 아주 부유한 이들보다는 보통 정도의 부자들에게 더 가혹하다는 것이다.

그는 "그것은 정말 불공평하다. 매우 부유한 사람들은 중간 정도의 부유한 사람들이 지불하는 평균 세금의 절반 또는 그 이하를 지불한다. 남은 가족에게 상속하는 것이 집뿐이라면 피하기 어렵고, 말이 안되게도 수백만 파운드를 가지고 있다면 피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IHT에 대한 정부 논의는 50명 이상의 보수당 의원들의 최근 폐지 운동에 나섰고 영국 언론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IHT를 폐지할 것을 요구한 후에 이루어졌다.

세금 문제로 보수당 의장직에서 해임된 적이 있는 나딤 자하위 의원은 데일리 텔레그래프에 기고한 글에서 그 세금이 "도덕적으로 잘못 됐다"면서 '죽음과 함께 우리를 괴롭히는 유령'이라고 불렀다.

그는 다음 총선 전에 IHT를 폐지하는 것은 "정부가 열심히 모은 저축을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고 싶은 열망을 가진 가족들을 지지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그 의미를 설명했다.

하지만 재무부 측은 상속세 유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재무부 대변인은 "대다수의 부동산은 상속세를 내지 않는다. 93% 이상의 부동산이 향후 몇 년 동안 상속세 부담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하지만, 이 세금은 매년 70억 파운드 이상의 세수를 가져와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매일 의존하는 공공 서비스에 자금을 지원한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14일 발표된 입소스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47%가 다음 선거에서 야당인 노동당에 투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수당에 투표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25%에 불과했다. 여론 조사는 6월14일부터 20일까지 1033명의 영국 성인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다음 영국 총선은 2024년 말~2025년 1월 실시될 예정이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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