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집속탄 이어 이번엔 식량 위협…“흑해 곡물협정 중단할 수도”

2023. 7. 17.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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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한 만료가 코앞에 다가온 흑해 곡물 수출 협정에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의 이익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 공화국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 과정에서 러시아의 식량 수출에 대한 관세 철폐와 비료 수출 재개 등 러시아 측의 이해관계가 유지되는 것이 협정 연장과 관련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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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연장 시한 만료…국제 식량 위기 재발 우려
국제결제망 재연결 유엔 제안 무시
“우크라 집속탄 배치 시 러도 사용” 경고도
우크라이나 이즈마일 항구에서 곡물이 벌크선에 선적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기한 만료가 코앞에 다가온 흑해 곡물 수출 협정에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의 이익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협정 연장이 불발될 경우 세계 최대 곡창 지역의 곡물 수출이 중단되면서 전세계 곡물 가격 상승이 우려된다.

푸틴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 공화국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 과정에서 러시아의 식량 수출에 대한 관세 철폐와 비료 수출 재개 등 러시아 측의 이해관계가 유지되는 것이 협정 연장과 관련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와 유엔이 체결한 각서에 명시된 이같은 의무가 여전히 이행되지 않고 있다”면서 “특히 아프리카 대륙을 포함해 도움이 필요한 국가에 곡물이 공급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초기인 지난해 7월 체결된 흑해 곡물 협정은 러시아가 봉쇄한 우크라이나 항구들을 통해 곡물을 안전하게 수출할 수 있는 절차를 담고 있다. 곡물은 우크라이나 선박을 통해 흑해의 안전 회랑을 통과한 다음 보스포러스 해협을 통과해 세계 시장에 수출된다.

지난 5월 세번째로 갱신된 협정은 17일 연장 시한이 도래했지만 아직 협상에 진정이 없다. 유엔은 최근 러시아농업은행과 국제스위프트결제망을 다시 연결하는 협상안을 제시했지만 러시아는 거부 입장을 보였다.

푸틴 대통령은 앞서 자국 정치 칼럼니스트 파벨 자루빈과의 인터뷰에서 “약속이 지켜지는지 지켜 본 뒤 협정에 다시 참여하는 방법이 있다”며 “내 말은 우리가 이 협정의 참여를 중단할 수 있다는 얘기”라고 밝혔다.

러시아의 거부로 협정 연장이 불발될 경우 전세계 식량 위기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유엔식량농업기구(FAO)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아에 직면한 인구는 약 7억3500만명에 달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이날 자루빈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의 반격은 지금까지 성공하지 못했으며 러시아군은 영웅적인 행동으로 일부 지역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지원한 것과 관련해 “미국 정부는 이전에 집속탄 사용을 범죄로 간주했으며 우크라이나에 대해서도 똑같이 취급해야 한다”면서 “러시아는 다양한 종류의 집속탄을 충분히 비축하고 있고 그런 탄약이 러시아군에 사용된다면 러시아도 쓸 수 있는 권리는 갖게 된다”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 7일 우크라이나에 집속탄 지원을 결정했고 지난 13일 물량을 인도했다. 하나의 폭탄 속에 여러개의 자탄이 들어있는 집속탄은 불발탄이 많이 발생해 민간인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전세계 120개 국가가 금지하고 있다.

한편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서는 양측의 격렬한 교전으로 전선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한나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부 차관은 “러시아가 이틀 연속 북동부 하르키우 주 쿠판스크 근처에서 적극적으로 전진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군은 바흐무트 남쪽 측면에서 매일 진격하고 있다”고 전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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