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발 하라리 “이스라엘, 견제받지 않는 권력 탄생할 것” 독재 우려

지난 15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정부 사법 개편안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AFP 연합뉴스

세계적인 역사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 유발 하라리 이스라엘 히브리대 교수가 16일(현지시간) 정부의 사법 개편을 통한 사법부 권한 축소 시도에 "견제받지 않는 권력이 탄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라리 교수는 이날 미 CBS 방송을 통해 "이스라엘 정부가 독재 정권을 구축하려 시도하는 것에 깊이 우려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역사상 많은 독재정권은 불을 뿜는 탱크가 아니라 닫힌 문 뒤에서 서류에 서명하며 만들어졌다"며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자각할 때쯤은 저항하기 너무 늦은 시점이다. 이스라엘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이해하기 위해선 정권에 어떤 제한이 가해지는가 한 가지 질문만 던지면 된다"고 말했다.

하라리 교수는 이스라엘의 국가 운영 구조에 대해서도 직격했다. 그는 "미국은 견제·균형에 의해 국가가 운영되나, 이스라엘에는 헌법도, 상원도, 연방 구조도 없고 정부에 제동을 걸 어떤 장치도 없다"고 했다. 이어 "유일한 예외는 대법원인데, 이제 정부는 대법원마저 손에 넣으려 한다"며 "만약 성공한다면 견제받지 않는 권력이 탄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주도하는 대대적 사법부 권한 축소 움직임에 대한 비판이다. 이스라엘 크네세트(의회)는 지난 11일 사실상 유일하게 정부를 견제하는 권력인 사법부 권한을 대폭 축소하는 정부 발의 기본법을 처리한 바 있다.

김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