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金 러 피겨요정 ‘키스병’ 걸려...“선수생활 치명적일 수도”

정병선 기자 2023. 7. 17.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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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르바코바, 급성 바이러스 단핵구증
편도선 등 인후는 물론 비장 영향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금메달리스트 안나 셰르바코바(Anna Shcherbakova·19)가 ‘키스병(단핵구증)’에 걸린 것으로 밝혀졌다.

셰르바코바는 러시아 대표팀 훈련지이자 ‘예테리 투트베리제 사단(투트베리제 코치가 이끄는 팀)’이 머무는 노보고르스크에서 훈련을 중단한 채 자택으로 이동해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22베이징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금메달리스트 안나 셰르바코바가 단핵구증에 걸렸다. 인스타그램

러시아 스포츠매체 스포르트24(Sport24)는 최근 셰르바코바의 단핵구증 감염 소식을 처음 보도했으며, 이는 발열, 림프샘 부종, 편도염, 간과 비장의 문제를 일으키는 급성 바이러스성 질환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단핵구증은 주로 엡스타인-바 바이러스(EBV)에 의해 발생하며, 주로 침과 공기 중의 물방울을 통해 전염되기 때문에 일명 ‘키스병’로 불린다.

러시아 언론들은 오프 시즌을 마치고 새 시즌 돌입을 위한 훈련이 시작되자마자 발생한 셰르바코바에 대한 뉴스를 연일 보도하고 있다. 더구나 셰르바코바가 지난해 8월 무릎수술을 하면서 2022-2023시즌을 통째로 날린 뒤 절치부심 복귀를 위한 수순을 밟으려던 참에 터진 악재에 언론의 집중 취재 대상이 됐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소속으로 베이징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안나 셰르바코바가 중국 베이징 수도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경기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뉴스1

단핵구증은 림프샘, 편도선 및 인후 전체에 영향을 주는데다 비장이 부풀어 오르면서 전체 면역 체계를 약화하고, 열과 오한, 눈의 광선 공포증에 이르기까지 매우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벌써부터 그의 건강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운동선수의 경우, 비장 파열의 위험 때문에 한 달 정도 훈련을 하지 않는 게 좋다는 게 전문의의 일반적인 소견이다. 특히, 적절한 시기에 치료하지 않을 경우, 관절염으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또 이 질병은 청소년기 선수에게는 그나마 다행이지만 성인이 된 선수나 절정기에 감염될 경우, 선수 생명에 치명적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셰르바코바가 최근 가족과 프랑스 여행을 다녀온 뒤 자신의 SNS에 올린 사진. 인스타그램

스포르트 엑스프레스 등 러시아 언론은 “2018평창동계올림픽 바이애슬론 여자 계주에서 우승하며 올림픽 통산 금메달 4개를 수확한 다리아 돔라체바(32·벨라루스)도 이 질병에 걸려 2015년 대회를 통째로 날렸고, 캐나다 아이스하키 선수 웨인 그레츠키도 이 질병에서 완전히 회복하기 위해 선수 생활을 중단한 바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와 달리 테니스 스타 로저 페더러(2008년 감염)는 단핵구증에도 불구하고 그해 베이징올림픽과 US오픈 우승을 차지했다”고 전했다.

셰르바코바의 단핵구증 뉴스가 보도된 뒤 피겨 전설 타티야나 타라소바를 비롯해, 러시아 피겨 스타들은 “셰르바코바의 건강을 기원하며 질병을 극복한 선수들 명단에 포함되기를 바란다”는 응원 메시지를 소셜서비스에 게시하고 했다.

셰르바코바는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 금메달, 세계피겨선수권 금메달리스트이다. 그는 성인 공식 대회에서 쿼드러플 러츠와 한 프로그램에서 두 차례 쿼드러플 러츠를 수행한 역사상 최초의 피겨 스케이팅 선수이며, 세계 여자 피겨 스케이팅 사상 한 프로그램에서 두 번의 쿼드러플 플립을 성공한 최초의 선수다.

안나 셰르바코바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뉴스1

그는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당시 프리스케이팅(175.75점), 쇼트프로그램(80.20점) 합계 255.95점으로 금메달을 차지했으며,쇼트 81.07(2021 월드 팀 트로피), 프리 175.75(2022베이징동계올림픽),총점 255.95(2022베이징 동계올림픽) 등 ISU(국제빙상경기연맹) 공인 세계 최고 점수 보유자다.

셰르바코바는 김연아 이후 처음으로 올림픽이 열리던 해 세계 챔피언과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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