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남부권 최대 화순 바이오 클러스터, 글로벌 허브로 부상
지역 클러스터 넘어 글로벌 바이오 클러스터 허브 도약 부푼 꿈
[화순(전남)=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남부권 최대 바이오클러스터인 전남 화순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가 세계보건기구(WHO) 글로벌 바이오 캠퍼스로 지정되면서 글로벌 바이오 허브 도약에 나선다. 그 현장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13일 오전 KTX를 타고 도착한 광주 송정역에서 30분가량 차를 타고 이동하자 거대한 화순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동안 전남 지역은 바이오 변방으로 여겨졌던 만큼 인천 송도, 충북 오송에 버금가는 규모의 바이오 클러스터가 기자에게는 신선한 모습으로 다가왔다. 1차로 생물의약 제1산단(75만5000㎡)이 조성됐고, 생물의약 제2산단(30만7000㎡)이 조성 중이다. 또한 41만㎡에 달하는 생물의약 제3산단도 조성 예정이다. 현재 1산단에는 27개 기업이 입주했고, 2538명의 고용 창출과 매출 7061억원이라는 열매를 맺었다.
전남 바이오 클러스터 핵심인 화순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에서 만난 전남바이오진흥원 관계자들은 최근 WHO 글로벌 바이오 캠퍼스로 지정되면서 글로벌 바이오 허브 도약이라는 부푼 꿈을 현실화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전라남도와 화순이 20년간 투자한 결실을 보게 됐기 때문이다.
전남도는 2002년 전남바이오진흥원을 설립하고 전남 지역 바이오 산업 육성 의지를 천명했다. 이를 위해 2004년 화순 전남대병원을 개원하고, 클러스터 컨트롤타워인 전남 생물의약연구센터를 2007년 건립했다. 2009년에는 화순 GC녹십자(006280)공장이 준공했고, 2010년 화순 백신산업특구로 지정했다.
화순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 조성을 주도하고 있는 윤호열 전남바이오진흥원장은 “전남도와 화순군은 바이오 클러스터를 위해 20년간 투자해왔다. 이번 WHO 클러스터 선정으로 화순 클러스터는 글로벌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며 그동안 수도권으로 블랙홀처럼 빨려 들어갔던 인력을 상주시키고, 수혈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게 가장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윤 원장이 제시한 화순 클러스터의 글로벌 바이오 헬스케어 허브 도약을 위한 전략은 명확했다. △전문 인력 확충에 따른 역량 강화 △산업화를 위한 창업 중심 기업지원 △연구개발 활성화를 위한 수요자 중심 연구 등이다. 이를 위해 글로벌 바이오 캠퍼스를 유치하고, 바이오 융합대학원은 물론 특성화 대학 활성화에 나선다. 또 첨단 복합단지 유치를 통해 기업 정주여건을 개선하고, 바이오/헬스 융복합 연구에 매진할 계획이다.
화순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의 핵심 경쟁력은 바이오 산업 및 의약품 개발에 필요한 인력 및 연구 등을 클러스터 내에서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원스텝 서비스다. 인력양성 및 공급(생물의약연구센터), 백신개발 지원 및 제품화 기술지원(국가백신안전기술지원센터), 미생물 기반 생물의약품 생산 및 mRNA 기반 백신 생산공정 인력 양성(국가미생물실증지원센터), 비임상시험 유관기관 네트워크 형성 및 국가사업(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 면역치료제 개발 및 면역치료 국가 컨트롤 타워(국가면역치료혁신센터), 화순전남대병원을 통해 백신, 면역치료제 개발부터 다양한 바이오 인력 양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직접 방문한 KTR에서는 의약품 및 화장품 안전성(독성) 시험 평가가 한창이었다. 박명규 KTR 센터장은 “KTR은 국내에서 최다 GLP 항목을 보유하고 있고, 실험도 제일 많이 하고 있다”며 “비임상 분야와 동물대체실험 분야에서는 국내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기관”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식품의약품안전처 산하 기관으로 2020년 설립된 백신안전기술지원센터에서는 개별 기업과 백신개발 연구자들이 하기 어려운 안전성 및 유효성 확인부터 허가 절차까지 지원이 가능하다. 식약처에서 최근까지 근무하다 지난해 11월 부임한 백선영 백신안전기술지원센터장은 “백신 등 바이오의약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품질 관리다. 국내에서 이를 검사할 기관이 전무해, 기업들은 비싼 돈을 들여 해외에 의뢰하는 실정”이라며 “센터는 이런 부분들을 지원하는 기관이다. 백신 품질 확보 및 제품화 기술지원을 통한 국산 백신의 신속한 개발을 돕는 것이 핵심 목표다. 앞으로 백신뿐만 아니라 바이오시밀러, 세포유전자치료제 분야까지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전남바이오진흥원은 화순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는 다양한 기관들이 모여있는 만큼 바이오 산업 원스톱 인프라를 갖춘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전남도와 화순군은 화순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를 통해 2030년까지 입주기업 100개사, 매출액 1조원, 고용인원 5000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류강 생물의약연구센터장은 “세계의 바이오 미래 중심은 전라남도가 될 것”이라며 “바이오의약품 생산부터 인증, 교육, 제품화까지 원스톱 인프라를 갖춘 화순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는 글로벌 바이오 허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영두 (songzi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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