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영화 '빅4', 과거냐 미래냐…'밀수'·'비공식작전' VS '더문'·'콘크리트'[초점S]
[스포티비뉴스=유은비 기자] '밀수'부터 '더 문', '비공식 작전', '콘크리트 유토피아'까지 올여름 한국 영화를 책임질 각 배급사의 텐트폴 라인업이 드러났다. 그런 가운데 네 영화 가운데 앞서 개봉하는 두 작품인 '밀수'와 '비공식 작전'은 1990년대 과거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반면 '더 문'과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오지 않은 미래를 다루고 있다는 차이점이 눈에 띈다.
# 재현한 '밀수', '비공식작전'
영화 '밀수'는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이 벌어지면서 휘말리는 해양범죄활극. '밀수'는 70년대 어촌에서 소도시로 변모하는 ‘군천’을 배경으로 한다. 이에 '밀수'는 전국을 유랑하며 70년대의 레트로 무드 군천을 완성해 진한 향수와 급성장하는 해안 도시의 거친 매력까지 느껴지게 했다.
역대급 라인업 배우들의 화려한 비주얼도 눈에 띈다. 당시 유행하던 미스코리아 사자 머리를 한 김혜수부터 가르마를 진하게 탄 조인성, 박정민, 갈매기 눈썹과 짙은 화장을 한 고민시까지 배우들은 의상과 분장을 통해 레트로 느낌을 그대로 재현해 냈다.
그중에서도 가장 공을 들인 것은 음악. 류승완 감독은 “70년대 배경이라 어린 시절에 들었던 음악들, 기억 속 사람들의 행동들, 그들의 비주얼, 대중스타들의 모습 등 어린 시절을 관통하는 모든 기억들을 총망라해 타임머신 여행하듯 관객들이 빠져들 수 있는 영화를 만들 수 있겠다"라고 현실 고증에 자신감을 드러냈고 이 시기 음악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라며 가수 장기하를 음악감독으로 섭외하기도 했다.
'비공식작전'은 실종된 동료를 구하기 위해 레바논으로 떠난 외교관 ‘민준’과 현지 택시기사 ‘판수’의 버디 액션 영화. 최초의 한국 외교관 납치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어 한국 대사관 소속 외교관이 현지 무장 세력에 의해 납치되는 1986년 레바논 베이루트를 배경으로 한다.
'비공식작전'은 외교관 ‘민준’과 외무부, 안기부가 동시에 등장하는 서울의 30여 년 전 모습은 국내 로케이션과 세트로 구현해 시대극의 매력을 살렸다. 그러나 1980년대 당시에도,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첨예한 갈등과 대립이 존재하는 레바논의 모습을 구현하는 것은 프로덕션팀의 큰 숙제였다. 이를 위해 '비공식작전'팀은 모로코영사위원회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카사블랑카 로케이션 촬영을 진행, 예스러운 느낌이 가득한 시장부터 골목과 사막까지 30년 전 레바논을 생생하게 스크린 위에 구현해 냈다.
이 외에도 김성훈 감독은 "1987년 모습을 최대한 보여줄 수 있도록 고증을 최대한 따르려 했다"며 "가장 중요한 차 중 하나인 판수의 벤츠 택시는 현 E-클래스의 모체로 1989년도에 나왔을 것"이라며 2년 정도 차이가 있는데, 1987년 차를 현지에서 수급하는 게 현지에서 안전상의 이유 등으로 버거웠다. 그래서 있을법하게 했다"라고 현실 고증을 위한 노력을 밝히기도 했다.
#구현한 '더 문', '콘크리트 유토피아'
'더 문'은 사고로 인해 홀로 달에 고립된 우주 대원 선우(도경수)와 필사적으로 그를 구하려는 전 우주센터장 재국(설경구)의 사투를 그린 영화다.
2029년, 대한민국의 달 탐사선 우리호가 달을 향한 여정에 나서지만, 태양 흑점 폭발로 인한 태양풍이 덮치고 홀로남은 ‘황선우’ 대원만의 이야기로 오지 않은 가상의 미래를 배경으로 한다. 특히 우주라는 미지의 공간을 구현하기 위해 김용화 감독은 유인 달 탐사와 달의 모습을 하이퍼리얼리즘으로 스크린에 구현해 냈다고 밝혀 기대를 높였다.
관객들이 극강의 해상도를 바탕으로 선우와 함께 우주에 있는 것 같은 경험을 느껴야 한다고 판단한 제작진은 NASA에서 쓰이는 부품을 연구하여 같은 재료와 재질을 사용해 우주선 세트를 만들고 실제 달에 가서 운행할 수 있을 정도의 퀄리티를 가진 월면차를 제작했다.
또한 우주센터의 모니터에 블루스크린이 아닌 실제 사용되는 데이터로 만들어진 영상을 띄우는 등 소품, 세트, VFX에 완벽을 기울였다. 이렇게 탄생한 모든 것들은 네이티브 4K 렌더링을 통해 완벽에 가까운 해상도로 스크린에 옮겨질 예정이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서울,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역시 대지진이라는 오지 않은 미래를 구현하기 위해 대규모 아파트 세트와 리얼한 CG 작업으로 현실감을 높였다.
오지 않은 재난 상황을 현실감 있게 그려내는 것은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가장 큰 과제였다. "현실 세계에서 벌어질 법한 일로 보이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고 전한 엄태화 감독은 세트, CG, 의상, 분장 모든 방면에서 리얼리티를 강조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리얼리티를 높이기 위해 실제 3층까지 아파트 세트를 짓고 디테일하게 설정된 각 캐릭터들의 전사와 직업, 성격 등을 고려해 생활감 넘치는 아파트 내부 디자인까지 완성해 관객들이 영화에 빠져들 수 있게 했다.
눈앞에서 실제 지진을 목격하는 것 같은 스펙터클한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은재현 CG슈퍼바이저는 땅이 올라오고 건물이 무너지는 장면을 100개가 넘는 버전으로 시뮬레이션하는 과정을 거쳤다. 뿐만 아니라 재난 이후 폐허가 된 서울의 실재감을 살리기 위해 직접 발로 뛰며 서울 곳곳을 탐색하고 10,000장이 넘는 사진들을 살펴보며 간판, 표지판 하나, 가로등 사이의 거리까지 디테일을 살리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이렇듯 무수한 노력을 통해 과거를 재현한 '밀수'와 '비공식작전', 미래를 구현해 낸 '더 문'과 '콘크리트 유토피아'. 이들은 올여름 영화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신비한 영화적 체험으로 관객들을 초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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