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바이오특례시 화순 품은 전남…"남부권 바이오 인력양성 요람"
윤호열 전남바이오산업진흥원장 "바이오에 진심인 화순군, 존재감은 '바이오 특례시'"
"화순은 군이지만 하고 있는 역할의 무게감을 보면 '바이오 특례시'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습니다"(윤호열 전남바이오산업진흥원장)
윤 원장의 말에는 자신감과 자부심이 느껴졌다. 창립 멤버로 지난해까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몸 담았던 만큼 누구보다 눈높이가 높을 그다. 윤 원장은 바이오 산업에 대한 전남도와 화순군의 진심을 취임 첫 해부터 체감했다고 강조했다.
전라남도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 구축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윤 원장이 키를 잡은 진흥원은 도 산하 출연기관으로 지역 바이오산업의 육성을 담당한다. 도내 백신사업특구로 지정된 화순을 중심으로 백신을 비롯한 면역치료 관련 전주기 플랫폼과 풍부한 의료기관 인프라를 융합해 남부권을 대표하는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인력을 양성하겠다는 목표다.
작은 지방자치단체인 화순이 국내를 대표하는 글로벌 바이오 캠퍼스로 선정된 배경엔 '뚝심'이 있다. 화순군은 20여년 전부터 꾸준히 바이오 산업 잠재력에 주목해 투자를 이어온 끝에 지난 2010년 전국 유일의 백신산업특구 지위를 획득했다. 묵묵히 진행해 온 투자가 결실로 이어진 데다 글로벌 바이오 캠퍼스라는 추가 동력을 확보한 만큼 글로벌 무대에서 뒤지지 않을 인재 양성에 박차를 가한다는 목표다.
강종철 화순군 부군수는 "다른 지자체들이 지역 특산물 등을 적극 알리려는 것과 달리 화순군은 일찌감치 바이오 산업의 가치를 알아보고 지속적인 투자를 해왔다"며 "지역 예산 투입에 바이오 관련 투자를 최우선 순위로 둘 정도로 진심이었던 점이 최근 성과로 이어지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산하 재단법인인 국가백신안전기술지원센터가 문을 열었다. 백신 임상시험 검체분석과 품질검사, 제품화 컨설팅, 글로벌 개발 동향 정보 등을 제공해 국산 백신 경쟁력을 제고하는 역할을 맡는다.
특히 연말 완공 예정인 교육동을 통해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시설 관련 규제허가 전문인력 양성도 시작된다. GMP 현장 실습 제공을 통해 실무현장에 투입될 수 있는 인력을 양성한다는 목표다. 수장은 30년 이상 식약처에 근무하며 전문성을 갖춘 백선영 센터장이다.
백선영 백신안전기술지원센터장은 "백신 생산시설은 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난데 검사 기관이 거의 전무해 해외기관에 의존하고 있다"며 "연말 교육동이 완공되면 내년부터 곧바로 교육을 시작해 현장에 즉시 투입될 수 있는 전문인력을 양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탄탄한 인프라를 구축한 전남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의 궁극적 목표는 결국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인재 양성'이다. 인력양성을 위한 글로벌 바이오 캠퍼스 부지는 화순 바이오 산단에 위치한 진흥원 생물의약연구센터다.
류강 생물의약연구센터장은 "바이오 기술교육 종주국으로 인재양성의 거점이 되는 것이 전남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가 진짜 목표로 하는 바"라며 "글로벌 바이오 캠퍼스에 이름을 올리는 것만이 목표는 아니었지만, 상징성 있는 선정으로 보다 원활한 인재양성의 기회가 주어졌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약 3344㎡ 규모 부지에 사무동과 실습동으로 구성되는 글로벌 바이오 캠퍼스는 백신산업특구 특성에 맞춰 백신 생산에 대한 교육과 실습이 가능한 전주기 장비와 시설을 구축 완료한 상태다. 전남 바이오 게스트하우스와 국가백신안전기술지원센터 교육동도 증축하고 있다. GMP 현장을 실습장으로 제공해 즉각적인 실무교육을 가능토록 하고, 기반조성비를 전액 지방비로 투자해 국비 부담을 최소화 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외국인 800명을 포함해 연내 1000명의 교육생을 배출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클러스터 내 9개 기관이 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윤호열 원장은 "단순한 생산시설이 아니라 현장에서 파악하고 사용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된 것이 전남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의 강점"이라며 "국내를 대표하는 다른 바이오클러스터에서 불가능한 전문화 교육이 이곳에서만 가능하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화순(전남)=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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