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패싱?… 총리 건너뛰고 대통령만 상대하는 美

김태훈 2023. 7. 17. 07:4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한 미 행정부의 불신이 얼마나 큰지 보여주는 상징이란 해석이 나와 주목된다.

이스라엘 정부에 대한 불만의 뜻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일부러 네타냐후 총리를 건너뛴 채 헤르초그 대통령하고 상대하려 한다는 뜻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의원내각제 이스라엘은 총리가 실권자
바이든, '상징적 국가원수' 대통령 초청
언론 "네타냐후에 대한 美 불신 최고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한 미 행정부의 불신이 얼마나 큰지 보여주는 상징이란 해석이 나와 주목된다. 이스라엘은 의원내각제 국가로 대통령은 의례적 국가원수일 뿐 모든 실권은 총리한테 있다. 그런데도 바이든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 대신 헤르초그 대통령을 백악관에 초청한 것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2022년 12월 취임 후 반년이 넘도록 미국 백악관의 방미 초청을 받지 못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진보 성향 언론 ‘하아레츠’(Haaretz)에 따르면 헤르초그 대통령의 방미는 취임 후 이번이 두 번째다. 2022년 10월 첫번째 방문 뒤 겨우 9개월 만이다. 1948년 독립한 이스라엘이 올해 건국 75주년을 맞은 것을 축하하기 위해서라곤 하지만 무척 이례적이다. 2022년 12월 취임한 네타냐후 총리가 반년이 넘도록 백악관의 초청을 받지 못하고 있는 점과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하아레츠는 “두 대통령의 만남은 아직도 워싱턴에 초대받지 못한 네타냐후 총리와 미 행정부 간의 심각한 갈등을 배경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스라엘 정부에 대한 불만의 뜻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일부러 네타냐후 총리를 건너뛴 채 헤르초그 대통령하고 상대하려 한다는 뜻이다.

극우 강경파인 네타냐후 총리는 집권 후 팔레스타인에 대한 강경 일변도 정책, 3권분립 원칙에 어긋나는 사법개혁 추진 등으로 국민의 불만과 원성을 사고 있다.

실권이 없는 헤르초그 대통령으로선 이런 문제들을 놓고 책임있는 발언을 하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하아레츠에 따르면 헤르초그 대통령은 방미를 앞두고 “미 행정부 대표자들 앞에서 대통령으로서 이스라엘 국민 전체를 대표하길 기대하고 있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정부의 사법개혁 추진 등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국기를 든 채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 텔아비브=로이터연합뉴스
일각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헤르초그 대통령과의 회담을 계기로 팔레스타인 정책, 사법개혁 강행 등과 관련해 이스라엘 정부를 향해 쓴소리를 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하지만 실권자인 총리 대신 의례적 국가원수인 대통령한테 이런 얘기를 전달하는 것은 자칫 ‘내정간섭’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백악관은 일단 이스라엘 국내정치는 회담 의제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에서 “이스라엘 독립 75주년을 맞아 양국은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이스라엘의 지속적 파트너십과 우정을 강조할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안보에 대한 미국의 철통같은 약속을 재확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두 정상은 러시아와 이란의 군사적 관계가 심화되고 있는 것과 중동 지역에서 이란의 불안정한 행동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헤르초그 대통령은 방미 기간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의 초청으로 의회를 찾아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하는 등 국빈에 준하는 예우를 받는다.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과 별개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토니 블링컨 장관 그리고 미국 유대인 사회 주요 인사들과의 만남도 예정돼 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