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권전쟁으로 中경제 위기–③] 정부부채 '3경' 美GDP보다 많아

박형기 기자 2023. 7. 17.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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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권전쟁으로 외국인직접투자(FDI)와 대미 수출이 급감하자 중국의 경기가 급격히 둔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의 지방정부들은 그동안 '전가의 보도'(반가에서 대대로 전해 내려오던 보검으로 만병통치약이라는 뜻)였던 인프라 건설을 일으켜 이를 만회하려 하고 있다.

그동안 중국은 경기가 둔화 조짐을 보이면 지방정부들이 대규모 인프라 사업을 일으켜 경기 둔화를 완화하는 방식을 썼었다.

이에 따라 중국 금융당국은 부채를 줄일 것을 지방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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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허베이성(河北省) 우한(武漢)의 고속열차 기지.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패권전쟁으로 외국인직접투자(FDI)와 대미 수출이 급감하자 중국의 경기가 급격히 둔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의 지방정부들은 그동안 '전가의 보도'(반가에서 대대로 전해 내려오던 보검으로 만병통치약이라는 뜻)였던 인프라 건설을 일으켜 이를 만회하려 하고 있다.

그동안 중국은 경기가 둔화 조짐을 보이면 지방정부들이 대규모 인프라 사업을 일으켜 경기 둔화를 완화하는 방식을 썼었다. 각 지방정부의 인프라 투자가 경제 성장의 주요 동력 중 하나였던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하다 보니 지방정부의 부채가 급증하고 있다. 전가의 보도를 남용한 나머지 각급 지방정부가 빚더미 위에 앉은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현재 중국 정부의 부채를 모두 23조 달러(약 3경)라고 추산하고 있다. 23조 달러는 미국 GDP(22조 달러, 2021년 기준) 보다 규모가 큰 것은 물론 중국 GDP(17조 달러)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부채 23조 달러 중 약 9조 달러가 채권 발행을 통해 조달한 것이다. 지방정부가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하면 채권발행 주관사인 중국의 은행들이 연쇄 부도 사태를 맞을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중국 금융당국은 부채를 줄일 것을 지방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경기를 살리기 위해 빚을 더 내(채권을 더 발행해) 인프라 공사를 일으켜도 시원치 않을 판에 금융당국이 기존의 빚을 줄이라고 독촉하고 있어 중국 지자체는 인프라 공사를 일으킬 여력이 없다.

이미 중국의 지방정부는 심각한 재정 적자에 시달리고 있었다. 전국적인 부동산 침체로 인해 토지 판매 수입이 감소한 반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기간 동안 공공 지출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발병으로 재봉쇄된 중국 상하이 통제 지역에서 방역요원이 펜스를 잠그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이 같은 상황에서 경기가 침체하고 있어 인프라 공사를 일으켜서라도 경기를 부양해야 하지만 이미 빚이 너무 많아 자금을 조달할 길이 없는 것이다.

지방정부의 자금 조달용 특수법인인 'LGFV'(local government financing vehicles) 등이 발행한 채권 수익률(시장금리)이 급격히 오르고 있다. LGFV 채권 수익률은 올해 상반기 4.39%까지 치솟았다. 이는 전년의 3.94%에서 크게 오른 것이다.

서구 금융기관들은 지정학적 우려를 이유로 이 채권 매입을 꺼리고 있다. 만약 이 채권에 디폴트가 선언되면 중국 금융기관들은 물론 전세계로 그 영향이 퍼질 수밖에 없다.

사모펀드 회사인 카이위안 캐퍼털의 전무이사 브룩 실버스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LGFV 채무 불이행이 발생할 경우, 직접적 영향은 중국 은행권에 그치겠지만 이로 인해 중국 경기가 더 깊고 장기적인 침체에 빠져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등 간접적 영향은 실로 광범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ino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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