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증권 ‘1위’ 굳건…2위 신한, 3위 NH[2023 상반기 베스트 증권사①]

2023. 7. 17.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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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한경비즈니스가 한국 최고의 증권사와 애널리스트를 기록한 역사다. 한국 자본 시장의 변화이자 경제와 산업을 전망하는 증권가의 브레인 ‘애널리스트’를 위한 기록이기도 했다. 

‘2023 상반기 베스트 증권사·애널리스트’에는 수요자들의 참여가 크게 늘었다. 이번 평가에는 연기금·자산운용사·공제회·은행·보험·투자자문사의 펀드매니저 1432명이 참여했다. 2022년 하반기(1175명)보다 21% 늘어난 표본 수다. 베스트 애널리스트는 35개 부문에서 선정했다. 

하나증권은 ‘리서치 최강자’ 자리를 굳혔고 신한투자증권은 2019년 이후 4년 만에 ‘톱2’에 귀환했다. NH투자증권은 3위에 안착했고 SK증권과 키움증권은 지난해에 비해 약진했다. KB증권과 메리츠증권은 5개 부문에서 베스트 애널리스트를 배출하며 베스트 애널리스트 수 기준 공동 2위를 차지했다. 한경비즈니스가 글로벌리서치와 ‘2023 상반기 베스트 증권사·애널리스트’를 조사한 결과다. 

올해 상반기 한국 증시는 의외의 성적을 거뒀다. ‘상저하고’ 예측을 뒤엎고 코스피가 15% 가까이 상승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10년 중 가장 많은 주식을 사들이며 ‘바이(buy) 코리아’ 행렬이 이어진 덕이다. 코스닥은 개인 투자자들의 ‘2차전지’ 열기로 달아올랐다. 코스닥지수는 상반기 28% 오르며 주요 20개국(G20) 증시 대표 지수 중 셋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예측과 분석은 더 어려워졌다. 중앙은행의 금리 결정이나 한국 주요 업종의 업황 불확실성이 커졌고 종목별·기업별 편차도 벌어졌다. 현상과 논리를 종합해 시장을 예측해야 하는 애널리스트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뜻밖의 증시 훈풍이 불었던 올해 상반기, 기관 펀드매니저들의 선택을 받은 증권사와 애널리스트는 어디일까. 


2위 탈환 성공한 신한

하나증권이 3회 연속 ‘최강 리서치’ 자리에 올랐다. 하나증권은 한경비즈니스 1998년 베스트증권사·애널리스트 평가를 시작한 이후 2010년대 중반부터 줄곧 상위권을 지켰다. 지난 4년간 2위 아래로 내려가 본 적이 없다. 2019년 하반기 1위에 오른 이후 2021년 상반기까지 4회 연속 1위를 차지했고 2021년 하반기 NH투자증권에 자리를 내줬다. 지난해에는 2개 반기 연속 1위 자리를 차지하며 저력을 보였다. 올해 상반기에는 ‘리서치’, ‘법인영업’ 모두 각 부문별 1등을 거머쥐었다. 2위인 신한투자증권과는 총점 2.48점 차이다. 

베스트 애널리스트 역시 하나증권이 휩쓸었다. 35개 부문별 평가에서 13관왕을 차지하며 ‘맨파워’를 자랑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12개 부문 1위였고 평가 부문이 37개에서 올해 35개로 줄었음에도 하나증권의 수상은 하나 더 늘었다.  

김경환(글로벌 투자 전략 중국·신흥), 이재만(글로벌 투자 전략 미국·선진국), 윤재성(석유화학), 박성봉(철강·금속), 등 하나증권의 간판 애널리스트가 각 부문 1위에 올랐고 스몰캡 강자인 하나증권 미래산업팀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상을 차지했다. 2차전지 부문에서는 김현수 애널리스트가 작년 하반기에 이어 올해도 수상을 이어 갔다. 이기훈 애널리스트는 ‘엔터테인먼트·레저’와 ‘미디어·광고’ 2관왕을 차지했다. 기존 베테랑 애널리스트뿐만 아니라 ‘최초’ 수상한 애널리스트가 2명 탄생했다. 김승준(건설·건자재)·김상훈(채권) 애널리스트가 그 주인공이다. 이 밖에 김록호(스마트폰·통신장비) , 최정욱(은행·신용카드), 유재선(유틸리티) 애널리스트가 각 부문에서 1위를 거머쥐었다.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의 경쟁력은 ‘신구의 조화’에서 나온다. 대리급 애널리스트부터 연륜 있는 임원급 애널리스트까지 74명이 몸담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리서치센터가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 겸 하나증권 부회장 직속으로 편입되면서 리서치센터의 역량이 강화되고 있다. 그룹 차원의 리서치 지원, 애널리스트들의 맨파워와 법인영업과의 협업 등 3요소가 어우러지면서 하나증권은 베스트 증권사 종합 1위에 올랐다. 



2위(최우수상)는 ‘전통 강자’ 신한투자증권이다. 2010년대 초반 하나증권과 양강 구도를 형성했던 신한투자증권은 줄곧 ‘톱2’를 차지해 오다 2020년부터 3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4년 만에 2위를 탈환하며 ‘리서치 명가’의 자존심을 회복했다.

금융지주에서 비은행을 키우기 위한 전략으로 ‘리서치센터’를 강화하며 존재감을 키워 온 신한투자증권은 과감한 인재 영입과 도제식 교육, 차별화된 분석 역량을 기반으로 증권사는 물론 금융그룹 전반의 연구·개발(R&D)센터 역할을 해왔다.

2023년 상반기 평가에서 법인영업 순위는 4위에 머물렀지만 2위를 차지한 리서치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며 종합 2위에 올랐다. 강석오(인터넷·소프트웨어) 애널리스트와 ESG부문(하우스 평가)이 베스트 애널리스트에 올랐고 그동안 글로벌 투자 전략 부문에서 여러 차례 수상한 박석중 애널리스트가 올해는 글로벌 자산 배분 부문을 최초로 수상했다. 

3위(우수상)는 NH투자증권이 차지했다. 2020년부터 신한투자증권을 누르고 톱2 자리를 지켜 왔던 NH투자증권이 올해 상반기에는 근소한 차로 3위에 올랐다.

법인영업 평가는 2위였지만 리서치 평가가 3위에서 4위로 밀려난 영향이었다. 베스트 애널리스트는 4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유통(주영훈), 제약·바이오(박병국), 원자재(황병진) 등 NH투자증권이 강점을 보였던 부문에서 올해도 수상을 이어 갔고 하재석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ETF’ 부문에서 베스트 애널리스트의 자리를 탈환했다.

NH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에만 200건 이상의 심층 리포트를 발간했고 주니어 애널리스트 양성을 위한 ‘내부심사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리서치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법인영업은 기존의 단순 매매 수수료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블록딜과 벤처캐피털 등으로 영업 채널을 다변화하는 등 업계에서 선도적 입지를 굳히고 있다. 


‘혁신’ KB, ‘젊은’ SK

이 밖에 창의적 아이디어와 조직 관리로 혁신을 이룬 증권사에 수여하는 ‘리서치 혁신상’은 KB증권이 받았다. KB증권은 리서치 평가와 법인영업 평가에서 각각 부문별 3위를 차지했고 종합 4위에 올랐다. 올해 상반기 KB증권이 5개 부문(반도체·디스플레이, 전기전자·가전, 증권·보험·기타 금융, 투자 전략, 데일리 시황)에서 베스트 애널리스트를 배출했는데 이 같은 성과는 혁신적인 조직 관리에서 나왔다.

KB증권 리서치본부는 올해 1월 기업분석부를 총괄하는 김동원 상무, 자산배분전략부를 총괄하는 김상훈 상무 공동본부장 체제로 새롭게 출발했다. 두 본부장을 필두로 40여 명의 애널리스트가 금융 시장 변화와 투자자의 질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또 증권사 유일의 상업용 부동산 리서치팀을 운영하고 해외 주식에 대한 자체 투자 의견과 목표 주가를 제시하는 등 혁신을 선도해 왔다. 

빠르게 도약하고 있는 증권사에 수여하는 ‘골든불상’은 SK증권이 차지했다. SK증권은 올해 조사에서 새롭게 이름을 올린 신흥 강자다. 지난해 하반기보다 7계단 상승하며 11위에 올랐다. 특히 리서치팀 평가가는 8계단 도약하며 10위까지 뛰었다. 성장이 빠른 SK증권의 저력은 젊은 애널리스트들의 열정에서 나온다. 지난해 신한투자증권에서 SK증권으로 자리를 옮긴 최도연 센터장을 필두로 총 22명의 애널리스트가 활동하고 있다. 이 중 절반이 넘는 13명이 1990년대생이다. 


‘맨파워’ 메리츠, ‘디지털’ 삼성

우수 인재 양성으로 리서치센터의 경쟁력을 강화한 ‘프런티어상’은 메리츠증권에 돌아갔다. 지난해 업계에서 유일하게 영업이익 ‘1조 클럽’을 달성한 메리츠증권의 경쟁력은 ‘맨파워’다.

특히 증권사의 브레인이자 인력의 화수분 역할을 하는 리서치센터는 인적 자원을 기르기 위해 차별화된 애널리스트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이 올해 상반기 5개 부문에서 베스트 애널리스트를 배출할 수 있던 저력이다. 메리츠증권은 베스트 애널리스트 수 기준 KB증권과 함께 공동 2위다. 정지수·김준성·김정욱·하누리·이승훈 애널리스트가 각 부문에서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올해도 베스트 애널리스트에 올랐다. 

올해 처음 신설된 ‘디지털 이노베이션’상은 삼성증권이 수상했다. 삼성증권은 기관투자가뿐만 아니라 증시의 주축으로 떠오른 개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디지털 자산 관리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삼성증권이 올해 1분기 증권사 영업이익 1위를 달성한 것도 리서치센터와 개인 투자자 간 접점을 높인 영향이 컸다.

대표 서비스는 삼성증권이 디지털 부유층을 타깃으로 한 ‘에스라운지’다. 에스라운지 서비스 중 ‘리서치톡’은 애널리스트가 개인 고객과 직접 소통하는 톡 형식의 리서치 투자 정보다. 한국 주식, 해외 주식, 이슈와 테마, 경제 분석, 한국·해외 투자 전략, 한국·해외 채권 등의 키워드를 복수로 선택하면 해당 테마와 관련한 애널리스트의 코멘트를 고객에게 스마트폰 팝업 메시지로 실시간 제공해 준다. 디지털 혁신으로 리서치센터와 개인 투자의 접점을 확대하면서 삼성증권의 1억원 이상 고객 수는 전 분기 대비 15.5% 증가했다. 


[조사 방법]
‘2023 상반기 베스트 증권사·애널리스트’ 조사는 리서치 평가와 법인 평가로 나눠 진행됐다. 리서치 평가와 부문별 애널리스트 평가는 △신뢰도 및 정확성 △리포트의 적시성 △프레젠테이션 △마케팅 능력 등 4개 항목으로 평가했다. 법인영업 분야는 △주문 및 매매 체결 △고객 관리 △정보 제공 △펀드 수익률 기여 등 4개 항목을 반영했다.

조사 참여 여부 확인, 설문지 배포 및 수거, 조사 결과 분석은 마케팅 전문 조사 기관인 글로벌리서치가 진행했다. 글로벌리서치는 한경비즈니스가 제공한 금융사와 투자 기관의 펀드매니저 현황 리스트를 기준으로 응답자가 특정 금융사나 투자 기관의 펀드매니저에게 몰리지 않도록 고루 배포, 수거했다. 

응답자는 총 1432명이었다.베스트 법인영업팀 및 베스트 리서치팀, 채권을 제외한 분야별 애널리스트 평가는 961명, 채권부문 애널리스트 평가는 239명, 글로벌 자산 배분은 232명이 응답했다.

[분야별 조사 방법] 
베스트 리서치 
2023년 상반기 종합적으로 가장 우수한 리서치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생각하는 5개사를 순서에 상관없이 추천하게 했다. 각각 추천한 증권사 리서치팀별로 리포트의 신뢰도 및 정확성, 적시성, 프레젠테이션, 마케팅 능력에 점수를 매기도록 했다. 점수는 5점 척도로 평가하도록 했고 받은 점수의 총합을 구해 가장 높은 곳을 베스트 리서치팀으로 선정했다. 

베스트 법인영업 
2023년 상반기 4개 항목을 기준으로 가장 뛰어났다고 생각한 법인영업팀을 순서에 상관 없이 3개사씩 추천하도록 했다. 추천 횟수가 많은 증권사를 베스트 법인영업팀으로 선정했다. 

베스트 증권사 
리서치와 법인영업의 평가 점수를 백분율로 환산한 후 합산해 선정했다. 

부문별 베스트 애널리스트 
총 35개 부문별 애널리스트(스몰캡은 팀, ESG는 리서치센터)의 명단을 각 증권사에서 받아 설문 항목의 ‘보기’로 제시했다. 지난해 37개 부문 중 올해 디스플레이가 반도체에 통합됐고 파생 상품은 삭제했다. 응답자는 설문에 제시된 보기를 통해 2023년 상반기 가장 우수했다고 생각하는 애널리스트를 순서에 상관없이 2명씩 추천하도록 했다. 추천한 애널리스트를 4개 항목에 대해 5점 척도로 각각 평가한 후 이를 합산해 선정했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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