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순히 넘겨' 케인 노리는 뮌헨, 토트넘 '팩트 폭행'..."너네 유럽대항전 못 나가지?"
[인터풋볼] 하근수 기자= 바이에른 뮌헨이 토트넘 훗스퍼를 자극하기 시작했다.
영국 '가디언'은 16일(한국시간) "울리 회네스 뮌헨 명예 회장은 토트넘이 케인을 잔류시키려면 '버클(안전장치)을 차야 할 것'이라 언급했다. 뮌헨이 건넨 두 차례 오퍼는 거절됐으며 직전 제안은 6,800만 파운드(약 1,133억 원)가 넘는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회네스 명예 회장은 케인이 뮌헨에 합류하고 싶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말했으며 올여름 영입을 확신하고 있다. 다니엘 레비 회장은 케인에게 거대한 재계약을 건넸다"라며 회네스 명예 회장이 독일 '스프로트 1'과 진행한 인터뷰를 함께 조명했다.
매체에 따르면 회네스 명예 회장은 "케인은 모든 대회에서 결정을 내렸다는 걸 분명히 했다. 만약 그것(뮌헨행 결심)이 유지된다면 우리는 그를 영입할 것이다. 왜냐하면 토트넘은 '버클을 차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케인은 국제적으로 뛰길 원한다. 토트넘은 내년에 유럽대항전에 나서지 않는다. 케인은 유럽 최고의 클럽에 올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지금대로라면 괜찮다"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레비 회장 언급도 있었다. 회네스 명예 회장은 "레비 회장은 영리하다. 그는 숫자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먼저 우리가 그에게 말해야 한다. 또한 그는 시간을 가지고 논다. 나는 그가 정통하고 매우 전문적이라 생각한다"라며 쉽지 않은 협상을 예상했다.
토트넘은 지난 시즌도 결국 무관에 그쳤다. 히샬리송, 이브 비수마, 이반 페리시치 등이 야심 차게 영입됐지만 모든 노력은 물거품이 됐다. 토트넘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 잉글랜드 FA컵, UCL에서 모두 탈락했다.
소속팀과 달리 케인은 족적을 남기고 있다. 지난 시즌 엘링 홀란드에 이어 'EPL 최다골 2위(30골)'로 건재함을 과시한 것은 물론 '토트넘 역대 최다 득점(435경기 280골)' 반열에도 올라섰다. 토트넘이 겪은 부진을 생각하면 더욱 놀라운 기록이다.
국제 무대에서도 마찬가지다. 케인은 '잉글랜드 국가대표 역대 최다 득점(84경기 58골)'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명실상부 월드클래스 스트라이커다운 맹활약이다.
하지만 유일하게 오점으로 거론되는 것이 바로 우승 커리어다. 조만간 30대에 접어들고 계약 만료도 다가오고 있는 만큼 시즌 종료와 함께 이적설이 계속되고 있다.
2년 만에 거취가 다시 흔들리고 있다. 사실 케인은 지난 2021년에도 이탈 가능성이 제기됐었다. 월드클래스 스트라이커가 필요했던 맨시티가 접근했던 것이다. 당시 레비 회장은 무려 1억 5,000만 파운드(약 2,500억 원)를 요구하며 러브콜을 차단했다.
당시와 지금은 매우 다르다. 계약 기간이 고작 1년 밖에 남지 않은 만큼 자칫 공짜로 잃을 위험이 있다. 그런 케인에게 뮌헨이 접근했다. 일각에선 개인 조건을 합의했다는 소식도 나왔다. 'EPL 최다골 기록'을 노린다는 케인이었기에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하지만 뮌헨은 진심이다. 지난해 여름 정들었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와 작별한 다음 최전방 스트라이커를 두고 골치를 앓고 있다. 리버풀로부터 사디오 마네를 영입했지만 그라운드 안팎에서 실망스러운 모습이 가득했다. 그만큼 오랜 기간 월드클래스 스트라이커로 맹활약하고 있는 케인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옵션이다.
케인 또한 이미 마음이 떠난 모습이다. 영국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케인은 시즌 종료에 앞서 "나는 가능한 한 팀을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줄곧 이야기했다. 중요한 여름이 오고 있다. 다시 성공하기 위해 많은 변화가 필요하다"라고 언급했다. 토트넘이 달라져야 한다는 주장이지만 작별 인사에 가까운 뉘앙스로 주목을 받았다.
결국 케인이 흔들리는 이유는 토트넘이 오랜 기간 무관에서 허덕였기 때문이다. 강력한 상대가 즐비한 리그 타이틀은 고사하더라도 잉글랜드 FA컵이나 EFL컵 또는 유로파 컨퍼런스리그(UECL)라도 우승했다면 지금 상황까지 이르지 않았을 것이다.
그만큼 뮌헨은 무척 이상적인 클럽이다. 독일 분데스리가와 DFB 포칼컵 우승은 밥 먹듯 달성한다. UEFA 챔피언스리그(UCL) 또한 여섯 번 우승했다. 2012-13시즌과 2019-20시즌 무려 두 차례씩이나 '콘티넨탈 트레블'을 달성한 클럽이기도 하다.
우승컵이 절실한 케인과 공격수가 간절한 뮌헨. 양 측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이적설에 탄력이 붙고 있다. 영국 '스카이 스포츠'는 "뮌헨은 독일 분데스리가 33회 우승을 위해 최고의 선수가 필요하다. 뮌헨이 케인을 영입하기 위해 독일 분데스리가 레코드를 깰 준비가 되어 있는 이유다"라고 보도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레코드는 올여름 파리 생제르맹(PSG)으로 떠난 뤼카 에르난데스(8,000만 유로, 약 1,143억 원)다.
이어 "2022-23시즌 뮌헨이 92골을 성공시켜 리그 최다 득점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이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공격수는 필수다.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이적 이후 공격진 중심을 바꾸려는 시도는 완전히 성공하지 못했다"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특히 토마스 투헬 감독이 케인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 '스카이 스포츠'에 따르면 투헬 감독은 지난 2021년 첼시 시절에도 "케인을 원치 않는 감독을 찾는다면 내게 전화해 달라. 나는 그에게 득점과 공격에 대한 아이디어를 듣고 싶다"라며 극찬했었다.
뮌헨은 케인을 안겨주고자 노력 중이다. 글로벌 매체 '유로 스포르트'는 "뮌헨 관계자들이 케인 협상을 위해 다니엘 레비 토트넘 훗스퍼 회장을 만나고자 런던에 도착했다"라고 전했으며 영국 '더 선'은 "뮌헨은 케인이 독일로 향하길 원한다고 믿는다. 케인은 커리어 첫 메이저 트로피를 위해 뮌헨행을 희망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뜨겁게 전개되는 케인 이적사가. 이적시장 전문가들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스카이 스포츠' 마이클 브리지는 "토트넘은 케인을 팔지 않는 것이다. 레비 토트넘 회장에게 있어 케인은 다음 시즌 역시 토트넘 선수일 것이다"라고 가능성을 낮게 봤다. 반면 '텔레그래프' 제레미 윌슨은 2021년과는 완전히 다르다. 이번엔 계약 기간이 1년 밖에 남지 않았다. 레비 회장은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다"라며 다른 양상을 예고했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케인에게 '비전'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케인은 세계 최고의 공격수 중 하나이며 이곳에서 함께 하길 바란다. 나는 케인에게 나를 설명하고, 비전을 제시하고, 이해를 얻고, 성공하고자 노력하고 싶다"라며 케인과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눌 거라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나눌 대화는 어떻게 클럽을 성공으로 이끌지다. 그가 원하는 것 또한 의심할 여지가 없다. 나는 어떠한 확신도 없고 기대하지 않는다. 단지 내가 하고 있는 것에 집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케인은 일원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케인 이탈) 충격에 대해 너무 오래 걱정한다면 팀을 만들지 못할 것이다. 나는 장기적으로 중요한 걸 확립할 이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선수 개인을 넘어선다. 나는 토트넘에 성공을 가져오고 싶다"라며 각오도 함께 전했다. 현재 케인은 뮌헨행 이적설과 함께 프리시즌을 앞둔 토트넘에 복귀한 상태다.
마침내 휴가를 마친 케인이 토트넘에 돌아왔다. 토트넘은 호주, 태국, 싱가포르로 이어진 아시아 태평양 프리시즌 투어 명단에 케인을 포함시켰다. 하지만 뮌헨행 가능성이 계속 살아있는 만큼 거취는 여전히 불안하다. 영국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토트넘은 케인을 위해 주급 40만 파운드(약 6억 6,700만 원)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토트넘도 마냥 지금 같은 입장을 유지하긴 어렵다. 지금 상황에선 1,100억 원 상당을 챙길 수 있지만 재계약에 실패할 경우 내년 여름 공짜로 내줄 수 있기 때문. 토트넘과 케인 양 측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여름 이적시장이 전개되고 있다.
구단 유스부터 월드클래스까지 오랜 기간 토트넘과 동행을 이어왔던 케인. 어느덧 선수 생활 황혼기가 다가오는 가운데 다음 커리어를 결정해야 할 중대한 기로 앞에 섰다. 계약 만료 이후 EPL 잔류를 추진하거나, 뮌헨 입단으로 독일 무대에 입성하거나, 토트넘에 남아 레전드로서 발자취를 남기거나 선택지는 셋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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