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세계화 원조' CJ제일제당, 캐시카우 역할 이어갈까

조승예 기자 2023. 7. 17. 06:5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머니S리포트-CJ그룹의 또 다른 기회… 돌파구 찾는 이재현]③원가 상승 압박에 식품 사업 부진… 잘나가던 바이오도 '주춤'

[편집자주]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삼성그룹에서 분리된 CJ를 20여년 만에 식품·바이오 유통·물류 엔터테인먼트·미디어 산업까지 아우르는 대기업으로 성장시켰다. CJ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최대 위기에 놓였다. 이 회장은 2010년 '제2 도약 선언' 이후 10여년 만인 지난해 11월 CJ의 성장엔진 재가동을 위해 전 임직원 앞에 직접 모습을 드러냈다. 이 회장은 그룹의 목표로 '2030 월드베스트(World Best) CJ'를 내걸었다. 2030년까지 3개 이상의 사업에서 세계 1등이 되고 궁극적으론 모든 사업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된다는 목표를 담은 비전이다. 이 회장은 4대 성장엔진으로 ▲컬처(Culture) ▲플랫폼(Platform) ▲웰니스(Wellness) ▲서스테이너빌러티(Sustainability) 등을 선정해 미래 먹거리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4대 성장엔진으로 ▲컬처(Culture) ▲플랫폼(Platform) ▲웰니스(Wellness) ▲서스테이너빌러티(Sustainability) 등을 선정해 미래 먹거리 확보에 나서고 있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①'CJ 승계 핵심'은 올리브영?… 이재현의 큰 그림
②CGV '긴급 수혈'·ENM '구원투수 투입'… 'K-콘텐츠 리더' CJ의 숙명
③'K푸드 세계화 원조' CJ제일제당, 캐시카우 역할 이어갈까
CJ제일제당은 CJ그룹의 모태이자 그룹 내 캐시카우 역할을 담당하는 핵심 기업이다. 2007년 9월 CJ에서 기업 분할, 명실상부한 국내 대표 식품기업으로 자리잡았다. CJ그룹의 4대 사업군 중 전체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식품과 물류를 품고 있다. 1963년 L-글루타민산나트륨(MSG) 생산을 필두로 60여년 간 쌓아온 미생물 발효 기술과 친환경 공법으로 그린바이오 산업의 숨은 강자로 꼽힌다.


CJ제일제당, 상반기 실적 부진… 'K-푸드' 영토 확장 총력


CJ제일제당의 최대주주는 40.94%의 지분을 보유한 CJ. 오너일가에선 이재현 CJ그룹 회장(0.43%)과 딸 이경후 CJ ENM 경영리더(0.13%) 외숙부인 손경식 CJ그룹 회장(0.003%) 외숙모인 김교숙(0.03%) 등이 각각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글로벌 브랜드 '비비고'를 앞세워 한식 세계화를 선도한 기업이란 평가를 받는다. 2010년 해외에서 먼저 출발한 비비고는 2013년 비비고 왕교자 출시를 시작으로 국내·외에서 'K-만두'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비비고 만두는 2020년 단일 품목으로 국내·외를 합쳐 연간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해외에선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국내의 경우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판매량 기저 부담과 원가 상승 압박이 심화되며 수익성이 둔화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2528억원으로 2022년 1분기(4357억원)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배주주 순이익은 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7%나 감소했다. 판매량 감소와 원가 상승 부담으로 미주 식품을 제외한 전 사업부의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를 밑돌았다. 이자 비용과 곡물 파생 관련 평가손실이 늘어난 것도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콩가리 골프 클럽에서 열린 THE CJ CUP에서 갤러리들이 비비고 부스에서 K-푸드를 즐기고 있다./ 사진=CJ제일제당
증권가에선 2분기 역시 부진한 실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CJ제일제당의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37.8% 감소한 3137억원으로 컨센서스(3409억원)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매출액도 2.6% 감소한 7조3222억원으로 컨센서스(7조5367억원)를 밑돌 것으로 추정했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2분기 기저 부담이 있는 가운데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외식 비중이 상대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가공식품과 소재 모두 판매량이 소폭 감소할 전망"이라며 "원당 등 원가 부담과 환율 영향으로 마진율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CJ제일제당은 미국에서 성공한 'K-만두' 신드롬을 기반으로 전 세계 곳곳에 거미줄 같은 'K-푸드' 영토를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올해 북미에선 캐나다, 아태에선 호주, 태국,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에 우선 진출키로 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현지생산과 '국가 간 생산→수출(C2C, Country to Country)' 사업모델 투트랙으로 운영할 계획"이라며 "C2C는 글로벌 생산 거점에서 생산한 제품을 인접국가로 수출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고속 성장 바이오 사업도 주춤… 고부가 '스페셜티' 힘준다


CJ제일제당의 역대급 실적을 견인했던 바이오 사업도 주춤한 모습이다. CJ제일제당의 바이오 사업은 최근 3년간 매출이 약 60% 성장했고 영업이익도 두 배 이상 급증했다. CJ제일제당이 아미노산과 조미소재 등 그린바이오 영역에서 구축한 독보적 생산기술 경쟁력과 제품 포트폴리오가 고속 성장을 이끌었다.
하지만 올 1분기 바이오 사업 영업이익은 12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89% 감소했다. 글로벌 축산 시장 불황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데 따른 수요 부진 속 라이신 등 대형 제품의 판매량이 줄고 판가가 하락한 영향이다.
CJ제일제당의 바이오 사업은 최근 3년간 매출이 약 60% 성장했다. 사진은 CJ HDC 비오솔 진천공장 전경. /사진=CJ제일제당
김 연구원은 "중국의 더딘 경기 회복 흐름이 바이오(FNT 포함) 부문 실적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트립토판 판매가 양호하고 스페셜티 제품도 견조한 성장세가 예상되나 라이신 등 대형 아미노산 판가 하락 영향으로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2.1%, 60.2%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CJ제일제당은 스페셜티 제품 판매를 지속 확대해 고부가가치 품목 중심의 그린바이오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화이트·레드바이오 신성장동력을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CJ제일제당의 스페셜티 제품이 바이오 부문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1분기 6%에서 2022년 4분기 15%로 확대됐다. 지난해 스페셜티 품목의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49% 증가했다.


매년 최대 실적 경신했지만… 택배 1위 위협받는 CJ대한통운


CJ제일제당이 지분 40.16% 보유하며 최대주주로 지배하고 있는 CJ대한통운은 2013년 CJ그룹과 통합한 이후 10년 만에 매출액 3배, 영업이익 6배라는 드라마틱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10년 동안 매년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다만 자가물류를 갖춘 '이커머스 공룡' 쿠팡의 빠른 성장세는 CJ대한통운의 1위 자리를 흔들 수 있는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로켓배송'으로 빠르게 덩치를 키운 쿠팡은 2021년 배송 전문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를 설립한 데 이어 지난해 물류 전문 자회사 CFS를 설립해 택배시장 2위로 올라섰다.
서울의 한 CJ대한통운 물류센터에서 직원들이 움직이고 있다. /사진=뉴스1
대한통운은 올해 ▲택배 통합브랜드 '오네' 기반 라스트마일 시장 지배력 강화 ▲화주-차주 직접연결 플랫폼 '더운반' 확대 ▲100조원 규모 초국경택배 시장 공략 ▲신성장국가 중심 글로벌 전략 등을 기반으로 초격차 경쟁력 강화와 신성장동력 육성에 주력할 계획이다.

최근 경기도 이천에 풀필먼트센터 2곳을 신규 가동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를 기반으로 도착보장서비스를 강화하고 이커머스 고객사 수주를 확대하고 있다. 아마존, 알리익스프레스, 아이허브 등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 업체들을 고객사로 수주하며 해외직구 배송도 확대하고 있다. 사우디 GDC(글로벌권역물류센터)가 본격 가동되는 내년부터는 100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크로스보더 이커머스(CBE)' 물류시장 공략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조승예 기자 csysy24@mt.co.kr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S & money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