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악화에…중견기업계, 줄줄이 수장 교체 ‘칼바람’

김경은 2023. 7. 1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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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들이 최근 잇따라 수장을 교체하며 분위기 쇄신에 나서고 있다.

실적 부진에 경기 침체 등 시장 상황이 악화하면서 최고경영진 교체를 통해 쇄신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또 다른 PEF 운용사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를 최대주주로 둔 락앤락(115390)도 수장 교체를 단행했다.

경기 침체로 기업들의 하반기 경영 환경이 불투명한 만큼 새 수장들을 앞세운 분위기 쇄신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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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인수’ 한샘·락앤락, 수장 교체
SK매직, 실적 악화에 대표이사 경질
청호나이스·귀뚜라미, 후임 인선 골머리
실적악화에 경기침체까지…조직개편 박차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중견기업들이 최근 잇따라 수장을 교체하며 분위기 쇄신에 나서고 있다. 실적 부진에 경기 침체 등 시장 상황이 악화하면서 최고경영진 교체를 통해 쇄신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잦은 최고경영자(CEO) 교체로 ‘CEO 무덤’이라는 오명을 안거나 후임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례도 적지 않다.

김유진(왼쪽) 한샘 대표집행임원, 김완성 SK매직 신임 대표이사. (사진= 각사)
1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가구·인테리어 1위 한샘(009240)은 다음달 1일자로 김유진 IMM오퍼레이션즈본부 본부장을 신임 대표집행임원으로 선임키로 했다. 김진태 현 대표는 지난해 1월 선임된 후 1년 6개월만에 대표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실적 악화에 따른 경질성 인사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한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PE)는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경영 효율성을 제고하고 기업가치 상승 과제를 이끌 리더로서 김 신임 대표가 적임자라고 판단하고 이번 인사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IMM PE는 2021년 9월 롯데쇼핑(023530)과 공동으로 한샘을 인수했다. 당시 주당 인수가격은 22만원이었지만 현재 한샘 주가는 4만원대까지 미끄러졌다. 실적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한샘은 지난해 21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2002년 유가증권시장 상장 이후 첫 연간 적자를 냈다.

또 다른 PEF 운용사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를 최대주주로 둔 락앤락(115390)도 수장 교체를 단행했다. 락앤락은 지난 11일 천해우 동남아영업총괄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지난해 10월 이재호 전 대표 선임 후 9개월 만이다.

락앤락은 이 전 대표가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함에 따라 대표이사를 교체했다는 입장이지만 지난 1년 6개월 새 대표가 세 차례 교체된 건 락앤락의 수익성 악화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어피너티는 2017년 주당 1만8000원에 락앤락을 인수했지만 현재 락앤락 주가는 6000원선으로 인수가 대비 3분의 1토막 났다. 락앤락 영업이익은 2017년 516억원에서 지난해 23억원으로 95.5% 급감했다.

SK매직도 이달부터 새 대표이사를 맞았다. 지난달 윤요섭 전 대표를 경질한 SK매직은 김완성 SK머티리얼즈 BM혁신센터장을 새 대표로 선임했다. 윤 전 대표는 2021년 1월 대표직에 처음 선임된 후 지난해 말 연임에 성공했지만 경영 부진을 이유로 임기를 한참 남기고 물러났다.

경기 침체로 기업들의 하반기 경영 환경이 불투명한 만큼 새 수장들을 앞세운 분위기 쇄신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반면 마땅한 인사를 찾기 어려워 장기간 수장 공백을 이어가는 경우도 있다.

한샘 상암 사옥 전경. (사진=한샘)
청호나이스는 지난해 11월 오정원 전 대표이사가 사임한 후 반년 넘게 수장 공백 상태다. 정휘철 부회장이 공석을 채우다가 올해 2월부터 김성태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청호나이스는 외부에서 전문경영인을 찾고 있지만 영입에 차질을 빚고 있다.

귀뚜라미도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하는 데 6개월이 걸렸다. 귀뚜라미는 지난 10일 김학수 해외영업본부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앞서 최재범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까지 3년의 임기를 마쳤으나 후임자 선임이 늦어져 임기를 연장해 왔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 악화에 대한 문책성이자 하반기 경영 개선, 신성장 사업 본격화 등을 위한 조직개편이 이어지고 있다”며 “외부 인재를 끌어오는 데도 한계가 있다 보니 일부 업체들은 전문경영인 영입 과정에서 논의가 무산되는 등 어려움을 겪는다”고 전했다.

김경은 (gold@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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