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1.interview] 'K리그 200경기 출전' 이명주, "인천과 함께 역사 만들고 싶다"

백현기 기자 2023. 7. 1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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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백현기(인천)]


K리그 통산 200경기를 맞은 이명주에게 인천 유나이티드는 특별한 팀이다.


인천은 16일 오후 8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23라운드에서 대전하나시티즌에 2-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인천은 7승 9무 7패(승점 30)로 9위, 대전은 7승 9무 7패(승점 30)로 7위에 위치했다.


인천은 최근 상승기류를 탔다. 직전 울산 현대와의 원정 경기에서 2-1 승리를 거둔 인천은 이날 대전을 상대로 이번 시즌 리그 첫 연승을 노렸다. 승리를 향한 의지답게 인천은 음포쿠와 제르소를 최전방에 투입해 공격적인 전형을 들고 나왔다.


이날은 이명주에게 더없이 특별한 날이었다. 인천 중원의 핵심인 이명주는 대전전에 K리그 200경기를 맞았다. 인천은 경기 시작 전 이명주의 200경기를 축하하는 기념식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명주는 자신의 200번째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고자 했다.


하지만 경기는 이명주의 생각대로 풀리지는 않았다. 대전은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고, 그 밑에 배준호를 받치는 전형이었다. 이진현, 구텍, 전병관의 3톱과 함께 배준호는 적극적으로 전방 압박을 시도했다. 특히 배준호는 인천의 패스 중심축인 이명주를 집중 견제하며 인천의 빌드업을 방해했다.


경기 초반 대전에 변수가 생겼다. 전반 25분 임덕근이 부상으로 빠지고 이현식이 교체돼 들어갔다. 계속 밀리던 인천이 전술적인 변화를 줬다. 전반 37분 김민석이 빠지고 에르난데스가 경기에 투입됐다. 이로써 인천은 3-5-2로 전형을 바꾸며 최전방에 에르난데스와 제르소를 두고 그 밑에 음포쿠를 뒀다.


이후 인천은 조금씩 분위기를 잡았다. 최전방에는 에르난데스와 제르소가 빠른 침투를 시도했고 음포쿠가 내려와서 공격 관여를 늘렸다. 하지만 대전의 기세도 만만치 않았다. 최근 5경기 연속 무승부를 기록했던 대전은 무승의 늪에서 탈출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나섰다.


이명주는 가슴 철렁한 순간도 있었다. 후반 14분 높게 뜬 공을 차지하기 위해 이명주가 발을 들고 이현식의 무릎을 가격했고, 주심은 경고를 선언했다. 퇴장 여부를 위해 비디오 판독이 진행됐지만, 퇴장은 선언되지 않고 원심이 그대로 유지됐다.


결국 인천이 선제골을 만들었다. 후반 39분 왼쪽에서 에르난데스가 침투 후 낮고 빠른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제르소가 마무리했다. 그리고 후반 추가시간에는 에르난데스가 직접 득점에 성공했다. 후반 47분 제르소의 패스를 받은 에르난데스는 페널티 박스에서 왼발 터닝 슈팅을 날렸고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인천은 2-0 승리를 거두며 시즌 첫 리그 연승을 거뒀다.


200번째 경기를 승리로 장식한 이명주는 수줍게 기쁨을 표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이명주는 "(200경기가) 개인적으로 큰 의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축하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그리고 이렇게 승리까지 할 수 있어서 팬분들이나 동료들 그리고 모든 인천 구성원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말하며 소감을 전했다.


이명주는 어느덧 K리그에서도 베테랑 반열에 올랐다. 포항 스틸러스, FC 서울, 아산 무궁화를 거쳐 지난 시즌부터 인천 유니폼을 입고 있는 이명주는 인천의 새로운 역사와 함께하려 한다. 리그뿐 아니라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에서도 욕심을 드러냈다. 인천은 이번 시즌 역사상 첫 ACL에 참가하며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있다. 이에 이명주는 "인천의 역사적인 ACL 첫 경기다 보니까 잘 준비하고 싶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지만 잘 준비하고 싶다. 그런 역사적인 순간에 함께 승리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하 인천 유나이티드 이명주 일문일답]


오늘 경기 소감


중위권으로 올라가는 데 있어 아주 중요한 경기였고, 홈 경기인 만큼 반드시 2연승을 하고 싶었다. 그리고 선수들이 다 같이 한 마음으로 공격과 수비 모두 해줘서 승리할 수 있었다.


K리그 200경기 출전을 이뤄 좀 더 남다를 것 같다


개인적으로 큰 의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축하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그리고 이렇게 승리까지 할 수 있어서 팬분들이나 동료들 그리고 모든 인천 구성원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시즌 초반과 다르게 인천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초반과 어떤 점이 달라졌나


시즌 초반에는 작년과 다르게 90분 내내 경기를 장악하며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지만 그런 부분이 부족했다. 하지만 시즌 중반부터는 조금 더 결과에 집중했던 것 같다. 그래서 수비적인 부분에 다같이 더 신경을 썼다. 공격 쪽에 골을 만들어줄 수 있는 선수들이 있다 보니까 어떻게든 실점을 안 하면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그런 부분이 지금의 결과를 가져오는 것 같다.


지난 울산 현대전 승리가 이번 시즌 터닝 포인트가 됐나


울산전만이 아니라 최근 수비적으로 선수들과 얘기를 많이 나눈 게 도움이 됐다. 그래서 조금씩 팀이 더 단단해지고 있다.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저희가 공격 쪽에 능력 있는 선수들이 많아서 수비적으로 실점만 하지 않는다면 더 좋아질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울산전을 승리하면서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었고 더 단단해졌다.


중위권 싸움이 매우 치열하다


저희는 처음부터 목표로 했던 게 있기 때문에 아직도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정말 한 경기 한 경기에 모든 걸 집중하려 한다. 그래서 오늘 경기도 선수들이 모두 최선을 다했다. 다음 경기도 잘 준비해서 꼭 승리하고 싶다.


오늘 퇴장을 당할 뻔한 위험한 장면이 있었는데


처음에는 큰 파울이라 생각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심판께서 VAR로 가시길래 조마조마했다. 그리고 다시 생각해보니 제가 좀 위험한 행동을 했다고 생각했다. 그저 하늘이 도운 것 같다.


무고사가 돌아왔다. 팀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무고사가 오면서 팀이 더 밝아졌고 긍정적인 분위기로 변했다. 무고사가 항상 '인천은 강하다' 이렇게 외쳐주니까 선수들이 더 변하고 있는 것 같다. 팬분들도 기분이 더 좋아지신 것 같다. 아직 복귀 시점은 모르지만 무고사가 긍정적인 분위기를 가져오는 건 사실이다.


무고사와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지금 무고사는 따로 훈련을 하고 있어서 많은 얘기를 나누지는 못 했다. 하지만 무고사가 인천이 너무 그리웠고, 다시 돌아와서 기쁘다고 말한다. 그리고 무고사가 다시 한번 강한 인천으로 만들어보자고 이야기했다.


팀이 좋은 흐름을 타고 있는 상황에서 다음 경기 서울을 상대하는데


서울은 공수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 힘든 경기가 예상되지만 저희도 잘 준비해서 저희만의 축구로 꼭 승리하고 싶다.


200경기를 치렀는데 앞으로 몇 경기를 더 뛰고 싶은지


힘 닿는 데까지 뛰고 싶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경험이 있다.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


현실적으로 일단은 예선 통과가 목표다. 아직 플레이오프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역사적인 인천의 ACL 첫 경기다 보니까 잘 준비하고 싶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지만 잘 준비하고 싶다. 그런 역사적인 순간에 함께 승리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사진=백현기 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


백현기 기자 hkbaek11@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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