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VIP 빠진 제주도 카지노, 변화만이 살길인가 [카지노는 관광이다]
육지 대비 회복세 더뎌, 공항 포화 등 물리적 한계 여전
[편집자주] 국내 카지노 산업은 K-관광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지만, 단순히 사행산업으로만 치부되고 있다. 다양한 규제에 막혀 성장하지 못하는 사이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격차는 더 크게 벌어졌고, 이제 막 카지노 산업에 진출하는 일본에 조차 추월당할 위기다. 한국은 K-관광에 날개를 달아 줄 수 있는 카드를 손에 쥐고도 부작용부터 걱정하느라 쓰지 못하고 있다. 이에 <뉴스1>에서는 '색안경'을 벗고 K-관광의 새로운 병기가 될 수 있는 카지노를 재조명한다.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전 세계적인 한류 열풍에 국내 관광 시장 전망이 긍정적이지만 제주도는 마냥 웃을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관광 산업에 상당한 기여를 하는 카지노의 미래가 밝지 않은 이유에서다.
제주도 카지노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큰손인 중국인 단체 관광객과 VIP가 대거 빠져나가며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그나마 지난해 3분기부터 국제관광 재개와 일본 VIP 방문 증가에 매출과 입장객 수가 회복세를 보였지만, 이마저도 도내 경쟁이 치열한 제주도에서 실질적인 큰 도움이 되진 못하는 실정이다.
일본이 제2의 도시 오사카에 2029년 개장을 목표로 약 1조엔(약 9조1200억원)을 들여 내·외국인 카지노를 세운다고 알려지면서 관광객도 뺏길 위기다.
◇ 큰손 중국인 빈자리, 어떻게 채우나 중국인 관광객은 제주도 카지노 업계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친다.
2019년 제주도 도내 카지노 국적별 입장객 수는 36만9409명으로 그중 중국이 27만7294명으로 75%의 비중을 차지했다. 이 숫자가 팬데믹을 거치면서 2021년엔 9만8720명까지 떨어졌다.
최근 들어 중국발 직항편이 재개되면서 카지노 시장이 활기를 띨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중국 내 VIP와 단체 관광객의 국외 이동이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의존을 낮추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은다.
사실 팬데믹 이전부터 중국 VIP·단체 관광객 모객과 관련해 덤핑 관광 등에 따른 체질 개선에 대한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김영문 한국카지노관광학회 회장은 "(제주도 카지노 활성화를 위해서) 제도 개선보다 마케팅 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화교나 중국인들이 관광객을 모객해 시내 면세점을 돌듯 카지노 업장에서 인당 수수료를 받아 오면서 제주도 카지노의 매력을 저하시켰다"고 지적했다.
서원석 경희대 교수는 "제주도는 외국인 비자도 면제이고 볼거리, 즐길거리가 다양한 매력적인 관광지"라며 "제주도 자체를 '복합리조트'화, 카지노를 대형화해서 해외에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전히 제주도에 카지노가 있다는 걸 모르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다"며 "제주관광공사 등과 연계해 중국이 아니더라도 동남아나 해외 국가에 제주의 매력과 함께 카지노를 홍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한정된 외국인 관광객 수, 업장은 8곳
제주도의 경우 내륙권 대비 업장간 경쟁이 치열해 이에 따른 수요 조달이 시급하다. 외국인 관광객 수가 느는데 물리적인 한계가 있어 회복세는 더딘 편이다.
제주도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 업장은 총 8개다. 국내에서 운영하는 카지노는 모두 17개로 이중 강원랜드를 제외한 16개가 외국인 전용 카지노다. 즉, 절반 넘게 제주도에 몰렸다.
8곳 중 제주신화월드 람정카지노와 제주 드림타워, 파라다이스(메종 글래드)는 3곳은 복합리조트로 코로나 팬데믹 동안 카지노 외에 호텔·리조트나 테마파크 등의 부가 시설로 원활한 영업 활동을 유지해 왔다.
반면, 나머지 6곳은 소형 업장으로 오로지 카지노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휴업했다.
한국카지노업관광협회가 분석한 '2022 카지노업 실적 통계'를 보면 육지 지역 외국인 전용 카지노 입장객 수는 96만493명으로 전년 대비 62.36% 증가했다. 제주 지역은 14만4800명으로 23.79% 증가했지만, 육지와 비교해 턱없이 부족한 증가세다.
매출액은 육지 지역은 6339억원으로 전년 대비 77.74% 늘었고 제주는 807억원으로 59.66% 증가했다.
외국인 유치 확대 부분에 있어서 여전히 물리적인 한계에 부딪힌다. 찬반 논쟁이 한창인 제주 제2공항 건설이 되지 않는 한 해결이 안 된다는 의견도 많다.
A 복합리조트 관계자는 "부산, 서울, 인천처럼 육로가 있는 곳이라면 괜찮은데 섬에서 국제선이 확대가 되지 않는다면 영업과 운영에 한계가 있다"며 "큰 비용 들여 전세기를 띄우겠다고 하는데도 공항에서 슬롯(운항 허가 권리)을 따내는 것도 하늘의 별 따기"라고 말했다.
◇ 카지노, 야간 관광 콘텐츠로
제주도에선 카지노가 기여한 바는 크다. 지난해 시장이 완전히 회복하지 않은 가운데 제주도 카지노 확정 매출액은 전년도 488억원에서 65.5% 증가한 약 807억원으로 그중 약 67억원을 제주관광진흥기금으로 부과했다.
올해 제주도청은 추경예산을 확보하면서 처음으로 카지노 해외 홍보 마케팅 예산을 1억5000만원을 확보했다. 이로써 동남아, 일본 시장 겨냥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윤성현 제주도청 팀장은 "외국인이 봤을 때 제주도에서 야간에 즐길 거리가 없다고 여길 수 있다"며 "해외 시장에 제주도 카지노를 야간 관광, 레저의 개념으로 '구경 한 번 해볼까' 할 수 있을 정도로 우선은 가볍게 홍보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카지노를 관광 산업으로 전환하는 꾀하는 시점으로 보고 도민들의 부정적인 인식 제고에도 나설 것"이라며 "최근 카지노 인식 조사 예산을 2000만원으로 올렸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도 사업을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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