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국격 맞춰 재정비해야 건강한 관계 유지 가능” [심층기획-한·미동맹 70주년]

홍주형 2023. 7. 17.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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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70년 전 맺어진 불평등한 조약을 이제는 높아진 국격에 맞춰 정비해야 보다 건강한 관계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명예교수는 "국제법적 관점에서 보면, 또 헌법적 관점에서 보면 소파는 여전히 불합리한 점이 많다"며 "당장 한꺼번에 이루기는 어렵겠지만, 미래지향적이고 상호 호혜주의적인 한·미동맹을 위해 냉전 시기 불가피하게 맺어진 조약은 수정해야 서로에게 더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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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법 전문가 이장희 한국외대 명예교수
“한·미 상호방위조약 목적 불명확
동맹 강화 위해선 ‘소파’ 개정 시급”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70년 전 맺어진 불평등한 조약을 이제는 높아진 국격에 맞춰 정비해야 보다 건강한 관계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제법 전문가인 이장희(사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16일 세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미동맹이 한국 외교의 중심으로 70년 동안 성장해 오는 이면에는 이 명예교수처럼 한·미동맹의 ‘불평등한 측면’을 지적해 온 이들도 있다.
그는 지금으로부터 31년 전인 1992년 주한미군 병사에 의한 윤금이씨 살해사건을 접하고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소파) 개정 운동에 뛰어들었다. 주한미군 케네스 마클이 경기 동두천 기지촌에서 한국 여성을 잔혹하게 살해했지만 소파 때문에 국내 법원이 재판 관할권을 행사할 수 없었다. 이 명예교수는 이후 주한미군 범죄 관할권 문제뿐만 아니라 방위비 분담금, 주한미군 기지 환경오염 등 논란이 벌어질 때마다 최전선에 있었다. 이 사건이 불을 지펴 2001년 개정된 소파는 미군 범죄자를 우리 수사기관이 기소 시점부터 구속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명예교수는 소파와 그 상위 규범인 한·미 상호방위조약이 시효가 무기한인 데다 그 목적이 명확하지 않은 점 등을 거론하며 2001년 개정 뒤 지금이 다시 한번 소파를 재정비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동맹관계가 무르익은 만큼 한·미가 평등하게 새로운 동맹의 방향성을 논의할 수 있는 적기라는 이유에서다.

이 명예교수는 “국제법적 관점에서 보면, 또 헌법적 관점에서 보면 소파는 여전히 불합리한 점이 많다”며 “당장 한꺼번에 이루기는 어렵겠지만, 미래지향적이고 상호 호혜주의적인 한·미동맹을 위해 냉전 시기 불가피하게 맺어진 조약은 수정해야 서로에게 더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한·미동맹 70주년의 축포가 터지는 2023년에도 그는 시민단체와 함께 전국 주한미군 기지를 돌며 소파 개정 운동을 하고 있다.

홍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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