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3년 공들여 에코프로비엠 상장시킨 나유석 대신증권 상무 “다음은 우주항공”
IPO 시장 회복세 하반기도 지속될 것
순위에 집착 않고 지속 성장할 것
“그간 미래 성장 업종을 발굴하고자 공을 많이 들였다. 에코프로비엠도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2016년부터 품을 들인 덕분에 상장 주관사로 선정될 수 있었다. 그간 2차전지와 로봇, 반도체에 집중했고 최근에는 우주항공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을 코스닥 시장에 데뷔시켰던 나유석 대신증권 상무는 지난 12일 오전 서울 중구 대신증권 본사에서 조선비즈와 만나 “우주항공은 미래에 놓칠 수 없는 산업”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통상 기업공개(IPO) 시장은 대형 증권사가 유리하지만, 대신증권은 지난해에만 13건의 IPO를 성공시켰다. 주관 실적 기준으로는 4위를 기록했다. 자기자본 2조원의 중형 중권사인 대신증권은 올해 상반기에도 합병 상장을 포함해 5건을 성사시켰고, 하반기 9건의 IPO를 목표로 하고 있다.
나유석 상무는 지난 2000년 LG증권(현 NH투자증권)에 입사하며 증권가에 발을 들였다. 2014년 대신증권에 합류한 그는 2017년부터 IPO 본부장을 맡으며 본격적으로 IPO 업무에 뛰어들었다. 지난 2020년에는 IPO 담당 상무로 승진, 2개 본부 40여명의 직원들을 이끌고 있다.
나 상무는 꾸준히 성적을 낸 비결로 미래 성장 산업에 대한 선점을 꼽았다. 그는 “미래에 성장할 것 같은 분야와 해당 분야에 속하는 기업들과 먼저 접촉하려고 노력한다”며 “비록 당장은 실적이 나오지 않더라도 성장성이 높은 기업을 찾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에코프로비엠을 비롯한 2차전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음 시장을 주도할 섹터로 우주항공을 꼽으며 가장 기대가 큰 기업으로 하반기 상장을 앞둔 컨텍을 꼽았다. 컨텍은 우주항공 시스템 솔루션 스타트업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나로우주센터 연구원으로 근무한 이성희 대표가 2015년 창업했다. 컨텍은 위성 자료를 수집해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주항공 말고도 주목할 만한 분야가 있다면.
“UAM과 메타버스, 반도체가 유망할 것으로 본다. UAM 통합관제와 모빌리티 배송 사업을 하는 파블로항공과도 지난 3월 주관 계약을 체결했다. 반도체는 기술 기반의 기업들이 꾸준히 유효할 것이다. 메타버스는 한 차례 붐이 왔다가 꺼졌지만, 옥석 가리기를 마친 뒤 다시 부상할 것이다.”
─하반기 IPO 시장은 어떻게 전망하나.
“상반기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본다. IPO 시장이 침체된 지 2년이 지났다. 시장은 순환하는데 이제 좋아지는 구간에 접어들었다. 기관이나 개인 모두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시장 침체로 공모가를 보수적으로 산정하는 추세인 만큼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
─금융당국에서 특례상장에 필요한 기술평가를 2곳에서 1곳으로 줄이는 걸 검토 중인데.
“설령 1곳으로 줄어든다고 해도 상장이 쉬워진다고 볼 수는 없다. 2곳에서 받을 때는 1개 기관에서 BBB를 받아도 만회할 수 있지만, 1곳으로 줄어들 경우 A 이상 받아야 할 텐데 오히려 더 빡빡해지는 것일 수도 있다. 행정 업무 부담이 줄어들 수는 있을 것 같다.”
─가장 기억에 남는 딜은.
“단연 에코프로비엠이다. ‘인생딜’이라고 평할 수 있다. 단순히 상장 뒤에 기업가치가 높아져서가 아니다. 2016년부터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을 직접 만나 발표까지 했다. 모든 과정에 관여했지만, 코스피 상장이 좌절되는 시련도 겪었다. 그래도 3개월 만에 다시 코스닥에 상장시켰다. 에코프로비엠 상장 실적이 다른 주관 업무를 맡을 때도 도움이 됐다.”
─IPO 업무에서 가장 중요한 건 뭐라고 생각하나.
“모든 일에서 제일 중요한 건 사람이다. 이 때문에 내부 직원을 신중하게 뽑는다. 다양한 직군에서 수혈하려고도 노력한다. 증권사 보조 애널리스트(RA)부터 회계사, 변호사 출신도 있다. 이들이 직접 딜 업무를 한다. 또 팀워크를 잘 맞출 수 있는 직원을 선호한다. 덕분에 이직이 잦은 업계지만, (우리 부서의) 이직률은 가장 낮은 수준이다.”
─대신증권 IPO 하우스만의 특장점이 있다면.
“상장만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고객사와 신뢰를 잘 쌓으려고 노력한다. 보통은 주관사 계약이 체결되고 난 뒤에는 증권사가 고객사를 신경 쓰기 어려운 구조다. 이미 ‘잡은 물고기’가 되기 때문이다. 다른 딜을 발굴하기 바쁘다. 하지만 대신은 고객사를 파트너로 생각하고, 회사가 도움이 되는 방향을 진심으로 고민한다. 덕분에 상장 이후 자금 조달이나 자문 과정에서 다시 우리를 찾는 선순환이 일어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대신은 순위에 집착하는 하우스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좋은 기업을 잘 발굴해서 자금 조달과 성장의 기회를 주고, 투자자에게는 좋은 투자 기회를 주고 싶다. 그 과정에서 우리도 함께 성장한다고 본다. 의구심이 생기는 딜은 하지 않고, 지속적인 성장을 목표로 달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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