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괘씸한 中기업" 분노 폭발…참다 못한 삼성, LG와 손잡는다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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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폭발했다.
BOE가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를 대상으로 소송을 건 것이 사건의 발단이다.
삼성전자는 BOE 물량 공백을 LG디스플레이와 일본 샤프와 중국 2위 디스플레이업체 차이나스타(CSOT), 대만 AOU 등에서 메울 계획이다.
BOE는 올해 5월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를 충칭 제1중급인민법원에 특허 침해 혐의로 제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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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삼성D에 특허침해 소송
격분한 삼성전자, BOE와 거래 중단
LG디스플레이와 거래량 늘릴 계획
삼성전자가 폭발했다. 중국 1위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와의 거래를 끊을 심산이다. BOE가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를 대상으로 소송을 건 것이 사건의 발단이다. 삼성이 자신들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중국 법원에 제소한 것이다.
삼성 관계자들은 "기술 도둑은 우리가 아니라 BOE"라며 격분한 것으로 전해진다. 참다 못한 삼성전자는 자사 공급망에서 BOE를 제외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BOE의 공백을 LG디스플레이 등을 통해 메우기로 했다. 중국과 기술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자 삼성과 LG가 모처럼 손을 잡은 셈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BOE에서 공급받는 TV·스마트폰 패널 물량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갈 계획이다. BOE는 삼성전자에 TV·스마트폰용 액정표시장치(LCD)를 공급하고 있다. 공급물량 대부분이 TV용 LCD로 추산된다.
삼성전자는 BOE 물량 공백을 LG디스플레이와 일본 샤프와 중국 2위 디스플레이업체 차이나스타(CSOT), 대만 AOU 등에서 메울 계획이다. 벌써 TV용 LCD 공급물량을 늘리기 위한 교섭이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LG디스플레이로부터 TV용 OLED를 공급받는 삼성전자의 LCD 조달물량도 늘릴 계획이다. 그동안 치열하게 경쟁한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관계가 한층 끈끈해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인 옴디아에 따르면 올 1분기 삼성전자는 TV용 LCD 패널의 10.9%를 BOE에서 조달했다. CSOT(28.4%) HKC디스플레이(25.0%) AUO(9.9%) 이노룩스(8.7%) LG디스플레이(8.0%) 샤프(7.8%) 등에서도 적잖은 물량을 조달했다.
삼성전자가 BOE와의 거래를 줄이는 것은 최근 소송전과 맞물린다. BOE는 올해 5월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를 충칭 제1중급인민법원에 특허 침해 혐의로 제소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자신들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기술을 베꼈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전자는 특허를 침해한 삼성디스플레이 OLED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유통하면서 BOE 이익을 훼손했다고도 주장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BOE에 특허 소송을 준비하는 와중에 외려 BOE가 선수를 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는 BOE가 자사의 디스플레이 특허 5종을 BOE가 무단 도용했다고 보고 소송을 준비하던 와중에 일격을 당했다. 뒤늦게 지난달 26일 미국 텍사스주 동부 지방법원에 BOE를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냈다. 삼성전자는 이에 격분해 BOE와 거래를 끊는 방안까지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LCD 업체가 많은 만큼 삼성전자가 BOE와의 거래를 끊어도 공급망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BOE는 사정이 다르다. 전체 매출에서 삼성전자 비중은 10~20%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의 연간 TV 출하량은 5000만대에 육박하는 세계 1위 업체다.
BOE가 손실을 각오하고 삼성전자와 소송전을 벌이는 것은 OLED 패권 경쟁과 맞물린다. OLED 시장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 삼성과 LG 발목을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인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DSCC)에 따르면 1분기 세계 OLED 시장점유율(출하량 기준)은 삼성디스플레이가 47%로 1위다. 그 뒤를 BOE(21%), LG디스플레이(11%) 등이 이었다.
중국 정부의 천문학적 자금 지원을 받은 BOE는 2021년에 삼성과 LG를 밀어내고 LCD 시장 1위에 올랐다. 삼성과 LG는 LCD 사업 대신 OLED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OLED 시장도 탐을 내는 BOE가 소송전에 나선 것이다. BOE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삼성과 LG가 모처럼 손을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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