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배 레버리지 ETF 막아봐야... 美 3배, 中 100배 상품 찾아 떠나는 韓투자자들
금융당국 “글로벌 트렌드 고려 시 상장 어려울 것”
어차피 고위험고수익 노리는 그들…中서 레버리지 코인 찾기도
지난해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사랑한 TQQQ(프로셰어즈 을트라프로 QQQ)와 같은 상품을 우리 증시에서는 앞으로도 볼 수 없을 전망이다. 미국이 위험성을 들어 3배 레버리지(차입) 상장지수펀드(ETF)의 신규 출시를 막으면서 우리 금융당국도 해당 상품을 내놓을 유인을 잃었기 때문이다. 한때는 일부 유관기관이 투자상품 다변화를 위해 3배 레버리지 상품을 내놓는 방안을 당국에 제의하기도 했지만, 미국마저 신규 상품을 불허한 상황이다 보니 당분간은 시도조차 없을 것으로 보인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레버리지 리스크를 200%로 제한하면서 우리 금융당국도 관련 상품을 내지 않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미국 시장 트렌드를 감안할 때 (3배 레버리지 ETF 출시는 앞으로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TF란 주식이나 채권 등 여러 종목에 투자하는 일종의 바구니로, 3배 레버리지는 기초지수의 등락에 수익률이 3배로 연동됐다는 뜻이다. 즉 기초지수가 오르면 3배의 수익을, 반대로 내리면 3배의 손실을 보는 상품이다.
3배 레버리지 ETF는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거래한 해외 종목이었다. 지난해 국내 투자자가 해외 시장에서 가장 많이 매수한 건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였다. 이 상품은 나스닥100의 일별 상승률을 3배로 추종한다.
국내에 없는 3배 레버리지 ETF에 대한 투자자의 열기는 식지 않았다. 올해 들어 국내 투자자가 순매수한 해외 종목을 줄 세웠을 때 1~3위는 차례로 디렉시온 데일리 20년 이상 국고채 불 3X,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숏 QQQ,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베어 3X로 모두 3배 레버리지 ETF다.
많은 투자자가 찾는 상품임에도 SEC가 신규 출시를 금지한 이유는 투자 위험성 때문이다. 손실을 보면 여타 상품보다 큰 이유에서다. 실제 지난해 TQQQ의 수익률은 마이너스(-) 79.64%다. 다만 우리 시장과 다른 점은 미국 시장은 신규 상품만 금지된 것뿐 이전에 상장된 상품은 기존과 똑같이 거래할 수 있다. 우리 금융당국은 2010년 2배 레버리지를 허용한 뒤로 현재까지 3배는 허용하지 않고 있어서 국내 시장엔 단 하나의 3배 레버리지 ETF도 없다.
코인 분야도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투자자들은 해외 거래소를 찾고 있다. 해외 암호화폐(가상자산)거래소에선 중개회사로부터 대출을 받아 100배의 레버리지 투자가 가능하다. 바이낸스가 대표적이다. 바이낸스에선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자산에 대해 가진 돈의 100배로 투자할 수 있다.
국내 투자자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자신의 투자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해외 거래소라 신규 사용자는 접근이 어렵다는 점을 파고들어 일부 사용자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바이낸스로의 입금, 테더 변경, 포지션 선택 등의 과정을 하나하나 캡처해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가상자산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바이낸스 계좌를 개설하는 이는 대부분 레버리지 투자를 목적으로 한다”면서 “100배 레버리지는 1%만 내려도 강제 청산을 당하지만, 그만큼 고수익이 가능하기에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큰 편”이라고 말했다.
법적 지위가 불분명할 때도 가상자산 레버리지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높았는데, 2년 만에 리플이 미국 법원에서 증권이 아니라는 판결을 받으면서 이같은 열기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앞선 2020년 SEC는 리플이 증권임에도 법에 의한 공모 절차를 거치지 않았기에 불법이라고 판단을 했으나 미국 뉴욕지방법원의 생각은 달랐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지방법원은 리플이 기관 투자자에게 판매될 땐 대규모 블록세일이기에 증권이지만, 일반 대중에게 판매될 땐 증권이 아니라며 리플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리플은 증권이 아니기 때문에 SEC의 통제를 받지 않게 됐다. 판결이 나온 후 리플은 한때 96% 올랐고 비트코인도 3% 이상 상승하며 3만1000달러 선을 돌파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레버리지 투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 변동 위험도 높은 데다가 수익률 복리 효과까지 있어 위험 요소가 많은 게 레버리지”라며 “위험 요소는 염두에 두지 않고 단기적으로 높은 수익만을 기대한 투자는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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