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1.live] '전임자' 무고사와 경쟁해야 하는 에르난데스, "감독님이 머리 아프실 것 같아요"
[포포투=백현기(인천)]
인천 유나이티드의 에르난데스가 '전임자' 무고사와의 선의의 경쟁을 예고했다.
인천은 16일 오후 8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23라운드에서 대전하나시티즌에 2-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인천은 7승 9무 7패(승점 30)로 9위, 대전은 7승 9무 7패(승점 30)로 7위에 위치했다.
인천은 최근 상승기류를 탔다. 직전 울산 현대와의 원정 경기에서 2-1 승리를 거둔 인천은 이날 대전을 상대로 이번 시즌 리그 첫 연승을 노렸다. 승리를 향한 의지답게 인천은 음포쿠와 제르소를 최전방에 투입해 공격적인 전형을 들고 나왔다.
하지만 전반은 대전의 주도로 진행됐다. 대전은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고, 그 밑에 배준호를 받치는 전형이었다. 이진현, 구텍, 전병관의 3톱과 함께 배준호는 적극적으로 전방 압박을 시도했다. 특히 배준호는 인천의 패스 중심축인 이명주를 집중 견제하며 인천의 빌드업을 방해했다.
경기 초반 대전에 변수가 생겼다. 전반 25분 임덕근이 부상으로 빠지고 이현식이 교체돼 들어갔다. 계속 밀리던 인천이 전술적인 변화를 줬다. 전반 37분 김민석이 빠지고 에르난데스가 경기에 투입됐다. 이로써 인천은 3-5-2로 전형을 바꾸며 최전방에 에르난데스와 제르소를 두고 그 밑에 음포쿠를 뒀다.
이후 인천은 조금씩 분위기를 잡았다. 최전방에는 에르난데스와 제르소가 빠른 침투를 시도했고 음포쿠가 내려와서 공격 관여를 늘렸다. 하지만 대전의 기세도 만만치 않았다. 최근 5경기 연속 무승부를 기록했던 대전은 무승의 늪에서 탈출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나섰다.
양 팀은 후반에 더 거칠어졌다. 후반 14분 이명주가 발을 들고 이현식의 무릎을 가격했고, 주심은 경고를 선언했다. 퇴장 여부를 위해 비디오 판독이 진행됐지만, 퇴장은 선언되지 않고 원심이 그대로 유지됐다.
결국 차이를 만든 선수는 에르난데스였다. 후반 39분 왼쪽에서 에르난데스가 침투 후 낮고 빠른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제르소가 마무리했다. 그리고 후반 추가시간에는 에르난데스가 직접 득점에 성공했다. 후반 47분 제르소의 패스를 받은 에르난데스는 페널티 박스에서 왼발 터닝 슈팅을 날렸고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인천은 2-0 승리를 거두며 시즌 첫 리그 연승을 거뒀다.
이날 1골 1도움을 기록한 에르난데스는 경기 후 쉽지 않은 경기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먼저 에르난데스는 "어려운 경기였고 타이트한 경기였다. 하지만 홈에서 승점 3점을 얻어 기쁘다"고 말하며 경기를 돌아봤다.
이어 2골을 모두 합작한 제르소와의 '찰떡' 호흡도 고백했다. 에르난데스는 "제르소가 인천에 처음 왔을 때부터 많이 소통했다. 단, 시간이 필요했다. 앞으로 훈련을 통해 그리고 더 많은 소통을 통해 더 좋은 호흡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하며 기대감을 전했다.
에르난데스는 어느덧 인천에서 2년차를 맞고 있다. 지난 시즌 에르난데스는 다사다난한 시즌을 보냈다. 팀의 핵심 공격수 무고사가 7월 팀을 떠나 J리그로 이적했고, 그의 대체자로 인천은 에르난데스를 영입했다.
그리고 이번 시즌 무고사가 인천에 돌아왔다. 인천은 10일 무고사를 다시 영입했음을 발표했고, 후반기 반등을 노리고 있다. 에르난데스는 자신의 전임자였던 무고사와 선의의 경쟁을 다짐했다. 에르난데스는"무고사가 돌아온 것은 팀에게 좋은 현상이다. 반면 상대에게는 좋지 않을 것이다. 무고사가 돌아와 다시 K리그에 하루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동료들도 돕겠고, 팬들과 더 많이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말하며 무고사를 경쟁자가 아닌 동료로 받아들였다.
이어 무고사와 그래도 경쟁을 해야 할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선수들 차원에서는 경쟁을 한다면 더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 이제 누구를 선택하는지는 감독님이 해야 할 문제다. 감독님이 머리가 아프실 것이다"고 말하며 재치있는 답변을 내놓았다. 후반기 인천은 에르난데스와 무고사의 선의의 경쟁으로 웃음 짓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백현기 기자
백현기 기자 hkbaek11@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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