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한국판 다보스 포럼을 꿈꾼다

임동욱 기자 2023. 7. 17.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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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지난주 3박4일 일정으로 제주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에 참석한 당국자들이 던진 농담이다.

제주포럼은 최신 경영트렌드 공유와 비즈니스 교류 기회를 제공하고, 그리고 경영자들이 바쁜 일상을 떠나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마련된 행사다.

재계 일각에선 급변하는 시대 상황에 맞춰 강연·문화행사 중심의 포럼을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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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재정을 건전하게 해야 한다. 빚내는 추경은 안한다고 하니까 정치권이 저보고 (이름 때문에) '당신은 추경을 좋아할 것 같은데 왜 안 하냐'고 한다. 그래서 '추경불호(追更不好)'라고 부르시라고 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국회에서 연설할 때 저한테 야유하는 것에 굉장히 익숙한데, 이렇게 저를 반겨주시는걸 보니 어색하지만 기분이 참 좋다" (한동훈 법무부장관)

"저를 좋아하는 사람은 돈 많은 사람 말고는 없다. 8개월 전 금리를 많이 올렸을 당시, 길에서 할머니 두 분이 저를 알아보셔서 인사를 드리고 '금리 올라서 많이 힘드시죠' 했더니 옆의 할머니가 '이 분은 돈 많아서 좋아한다'고 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지난주 3박4일 일정으로 제주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에 참석한 당국자들이 던진 농담이다. 강연장은 웃음과 박수소리로 가득찼다.

대한민국 재정·통화정책 양대 컨트롤타워인 경제부총리와 한은 총재를 비롯, 국가의 법률과 사법을 관장하는 법무부장관과 탄소중립·환경규제를 담당하는 환경부장관이 550여명의 포럼 참석 기업인들을 직접 만나기 위해 제주로 날아왔다. 강연시간은 30분에서 1시간으로 길지 않았지만, 내용은 알찼다. 이 자리에 참석한 기업인들은 뉴스에서만 접했던 정부 주요 당국자들이 직접 찾아와 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것에 대해 깊이 공감하는 모습이었다. 시간이 지나도 강연장 빈자리는 찾기 어려웠다.

제주포럼은 이번주에도 계속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9일부터 22일까지 제주에서 전경련 CEO 하계포럼을 연다. '자유, 공존, 미래'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포럼에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참석해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을 공유하고, 김병준 전경련 회장직무대행이 기조강연을 할 예정이다.

제주포럼은 최신 경영트렌드 공유와 비즈니스 교류 기회를 제공하고, 그리고 경영자들이 바쁜 일상을 떠나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마련된 행사다. 대한상공회의소 행사는 올해로 46회, 전경련은 36회째다. 어느새 '불혹(不惑)', '지천명(知天命)'을 각각 눈앞에 뒀다.

재계 일각에선 급변하는 시대 상황에 맞춰 강연·문화행사 중심의 포럼을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파워 엘리트들을 직접 만나 통찰력 있는 메시지를 듣는 것은 언제나 중요하지만, 이 자리가 보다 '생산적'이고 '창의적'이기 위해선 기존의 틀을 깨는 변화, 플러스 알파(+α)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매년 1월 스위스 휴양지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에는 각국 주요 인사들이 참석, 서로 머리를 맞대고 세계 경제의 현안과 문제 등을 논의한다. 참석자들은 토론하고, 다양한 미팅을 갖고, 어젠다를 제시한다. '제4차 산업혁명'이란 키워드도 이곳을 통해 확산했다. 다보스 포럼에 참석했던 한 인사는 "강연은 온라인으로 들을 수 있다. 다보스엔 사람을 만나러 간다"고 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제주포럼 폐막식에서 "좀 더 나아질 수 있는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새로운 포맷을 생각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변화를 향한 새로운 도전을 응원한다.

/사진=임동욱

임동욱 기자 dwl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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