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AI·클라우드 정조준…'6兆' 실탄 푼다[손엄지의 IT살롱]
"올해 AI·클라우드 투자의 피크이자 골든타임"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카카오(035720)가 연일 자회사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보릿고개가 시작되자 자회사들에게 곳간을 내어주는 카카오의 우선순위는 인공지능(AI)·클라우드 사업이다
지난달 30일 카카오인베스트먼트에 200억원을 대여해 줬고 이달 13일에는 카카오브레인과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 자금을 수혈했다.
카카오브레인은 AI 연구전문 자회사다. 카카오가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 분야다.
돈이 가장 필요한 곳이기도 하다. 오픈AI의 대표 샘 올트먼도 챗GPT 구동에 들어가는 비용이 "눈물 날 정도로 비싸다"고 할 정도다.
일각에서는 국내 챗GPT가 글로벌 빅테크와 경쟁에서 이겨내지 못할 거라는 비관적인 시각도 있다.
그렇다고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이 AI 사업에 손을 놓고 있을 순 없다. 카카오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든다고 하지만 될 때까지 도전해보겠다는 의지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조사결과 2021년 기준 AI 분야의 최고 기술을 보유한 국가는 미국이다. 미국과 기술 격차는 중국이 0.8년, 유럽 1년, 한국 1.3년, 일본 1.5년 순이다.
당장 대등한 경쟁이 어렵긴 하지만 우리 기업의 도전 자체가 불가능한 시장은 아니다.
카카오브레인은 카카오가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다. 그래서 카카오는 꾸준히 돈을 넣으며 회사를 키우고 있다. 지난해 4월에도 카카오는 카카오브레인의 보통주 40만주를 확보하는데 400억원을 출자했다.
이달 19일 400억원, 10월19일 300억원을 유상증자 대금으로 납입할 예정이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는 돈을 빌려줬다. 투자보다는 "일단 이 돈으로 급한 곳에 써라"는 취지다. 이자율은 연 7.36%, 3개월 변동금리다. 총 1000억원을 지원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클라우드 사업을 하는 자회사다. 지난해 기준 카카오가 85.10% 지분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1612억원의 적자를 냈지만 클라우드 사업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고려한 적극적인 투자로 볼 수 있다.
클라우드는 AI 기술을 구현하는데도 필요하다. 초연결사회에서는 저장해야할 데이터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이 때문에 클라우드는 당장 돈이 되지 않아도 플랫폼 기업에겐 포기할 수 없는 분야로 볼 수 있다.
더욱이 기업과 기업간 거래(B2B) 네트워크가 구축되면 장기 생존발판을 마련할 수도 있다. 아마존 클라우드 부문은 시장을 빠르게 선점한 결과 영업이익 기여도가 상당하다.
적자기업에 산소호흡기를 달아주는 긴급수혈이 아닌 미래투자다.
다리 다친 제비가 눈앞에 있는데 우선 다리를 고쳐줘야 하지 않겠나.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1000억원으로 클라우드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구조로 조직을 재편하고, 구조조정을 할 예정이다. 나중에 은혜 갚은 제비가 되어 금은보화가 가득한 박씨를 물어올지도 모르는 일이다.
지난 1분기 기준으로 카카오에 쌓여있는 현금성 자산은 연결기준 6조2800억원이다. 카카오의 연간 영업이익은 1000억원대 수준인데, 그동안 곳간을 잘 쌓아왔다고 볼 수 있다.
카카오가 그동안 배당을 많이 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자본주의가 가장 발달한 미국에서도 기업이 배당으로 돈을 푸는 게 답이 아니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 회사가 현금을 너무 많이 가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워런 버핏은 "나를 믿어라, 현금은 쓰레기가 아니다"고 답했다. 이어 돈을 풀어야 할 시점이 오면 모든 돈을 다 쏟아부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카오는 현금을 잘 풀어야 할 때를 맞았다. 그동안 카카오톡이라는 캐시카우로 알뜰하게 돈을 모아온 성과를 신사업 분야에 공격적으로 쏟아부을 기세다. 카카오는 올해가 AI·클라우드 투자의 피크이자 골든타임이라고 말한다.
카카오의 실적과 주가의 방향은 결국 AI와 클라우드 자회사 성과에 달렸다. 한국 정보기술(IT) 산업의 미래가 달린 문제이기도 하다.
e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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