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소나기 삼형제/황성기 논설위원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전철을 내려 밖으로 나왔더니 비가 억수같이 쏟아진다.
어쩔 수 없이 전철 지상 출구 쪽 지붕 아래서 비가 잦아들기를 기다리는데 할머니 한 분이 나더러 "조금 더 기다리라"고 말린다.
할머니는 "소나기 삼형제라고 억수 같은 비가 몇 차례 지나면 빗줄기가 약해진다"고 한다.
소나기 같은 거센 비는 갑자기 쏟아지고, 갑자기 거세지고, 갑자기 그치는 세 갈래를 거친다는 뜻이란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전철을 내려 밖으로 나왔더니 비가 억수같이 쏟아진다. ‘극한 호우’라는 생소한 기상청 표현이 처음 나온 그날이다. 어쩔 수 없이 전철 지상 출구 쪽 지붕 아래서 비가 잦아들기를 기다리는데 할머니 한 분이 나더러 “조금 더 기다리라”고 말린다. 할머니는 “소나기 삼형제라고 억수 같은 비가 몇 차례 지나면 빗줄기가 약해진다”고 한다. 약속 시간보다 일찍 나왔던 터라 발길을 서두르지 않고 5분가량 기다렸더니 감쪽같이 가느다란 비로 바뀐다.
이 할머니랑 전철 출구 지붕 아래서 그 짧은 시간 속에서도 할머니 아들 얘기부터 지금 막 노인정 갔다 오는 길이라는 얘기까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었다. 86세라는 이 할머니는 ‘소나기 삼형제’란 말을 어릴 적 들었다고 했다. 소나기 같은 거센 비는 갑자기 쏟아지고, 갑자기 거세지고, 갑자기 그치는 세 갈래를 거친다는 뜻이란다. 억수 같은 비도 강한 비가 몇 번 들이치면 반드시 약해진다는 선조들의 경험적 지혜가 그런 말을 만들었을 것이다.
황성기 논설위원
▶ 밀리터리 인사이드 - 저작권자 ⓒ 서울신문사 -
Copyright © 서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내리세요” 전쟁서 다리 잃은 군인 쫓아낸 항공사
- 산사태로 ‘나는 자연인이다’ 장병근씨 실종…아내는 숨진 채 발견
- “수영하고 오겠다” 호우주의보 내린 옥정호에서 실종된 50대
- “나는 킬러” 길거리서 협박하더니 닷새 후 진짜 살인
- “28초 통화가 母와의 마지막”…오송 침수 지하차도 잠수부 투입
- “베트남 아내가 가출했습니다” 일주일째 찾고 있는 중년남성 사연 [넷만세]
- 1000여명이 알몸으로…핀란드서 ‘대규모 나체 촬영’
- “주식 투자로 17억 5천 날렸다”는 연예인
- 이성문제 두고 친구 집 찾아가 칼부림…살인미수 현행범 붙잡아
- “여자친구 만나려고” 군차량 몰고 부대 이탈한 20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