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노래 그 사연] 독일밴드 노래 번안…흥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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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TV 예능 프로그램에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가 나왔는데 거리에 우리나라의 편의점·버스 등 여러 문화가 전파돼 한국인지 착각이 들 정도였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 우리나라 문화와 제품이 몽골을 공략하고 있다니 영원한 권력은 없음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그들의 인기는 국내 번안곡 덕을 봤다고도 할 수 있는데 아쉽게도 조경수는 미국에 있던 탓에 가수로서 다시 한번 주목받을 기회를 흘려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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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TV 예능 프로그램에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가 나왔는데 거리에 우리나라의 편의점·버스 등 여러 문화가 전파돼 한국인지 착각이 들 정도였다.
몽골제국은 13세기 번성한 나라로 우리는 고려시대 몽골 지배를 받으며 고초를 겪었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 우리나라 문화와 제품이 몽골을 공략하고 있다니 영원한 권력은 없음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몽골 하면 떠오르는 상징적인 인물은 징기스칸이다. 그는 몽골 초대 황제로 아시아와 유럽에 이르는 세계 최대 단일 제국을 건설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1979년 헝가리 출신 독일밴드 ‘징기스칸(Dschinghis Khan)’은 노래 ‘징기스칸’을 불러 그의 업적을 칭송했다. ‘징기스칸을 보면서 용기를 얻게 됐고 그가 마음속 영웅이 됐다’는 내용이다. 이 곡은 밴드 징기스칸이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에서 소개해 히트했고 국내에선 가수 조경수가 번안곡으로 불러 좋은 반응을 얻었다.
조경수는 1970년대초 음악 살롱 ‘쎄시봉’ 등에서 록밴드 멤버로 활동하다가 1979년 발표한 ‘행복이란’ 곡이 성공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그는 같은 해 두개의 번안곡을 불렀는데 바로 ‘징기스칸’과 ‘YMCA’였다. 특히 ‘징기스칸’은 도입부에 “후 하”를 반복하는 추임새와 리듬이 있어 여러 사람이 함께 박자를 맞추기에 적절했다. 그 때문에 당시 고교야구·실업축구경기 등에서 응원가로 많이 쓰였다.
하지만 조경수는 인기 가수 대열에 오른 지 얼마 되지 않은 1980년대초 보증 사고 등 개인적인 사정으로 도미하고 말았다.
밴드 징기스칸은 서울 올림픽의 전초전 격인 ‘1986 서울 아시안 게임’ 홍보를 위해 열린 ‘서울국제가요제’ 참석을 목적으로 내한했다. 그들의 인기는 국내 번안곡 덕을 봤다고도 할 수 있는데 아쉽게도 조경수는 미국에 있던 탓에 가수로서 다시 한번 주목받을 기회를 흘려버리고 말았다.
2000년대 들어 조경수에 관한 새로운 소식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에 출연해 노래 ‘지금 이 순간’을 부른 배우 조승우가 그의 아들이라는 것이 알려진 것. 조경수는 남매를 낳고 도미하는 바람에 키우지 못했고 훗날 자녀가 성인이 돼서야 조우했다고 한다.
조경수의 삶을 보며 미래를 알기 위해 노력하는 일부 사람들을 돌아보게 된다. 그러나 중국 한나라의 황제 한무제의 충신 김일제가 가지고 있었다는 선견지명을 누가 쉽게 얻을 수 있을까? ‘지금 이 순간’ 살아갈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할 일이 아닐까 한다.
박성건 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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