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자재 삼총사 하나로 뭉친다…‘농협에코아그로’ 탄생
전국 단위 공급·영업망 갖추고
다양한 품목 신속 배송 서비스
ODM 목표로 개발역량도 강화
“친환경 농자재 시장 선도할 것”
농협의 자재 삼총사 ‘농협아그로’ ‘농협흙사랑’ ‘상림’이 ‘농협에코아그로’라는 이름으로 닻을 올리고 본격 항해에 들어간다. 농가 인구와 경지 이용 면적이 줄어들고 세계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자재업계 전반에 먹구름이 드리워진 가운데, 농협 자재업체들이 힘을 모아 시너지를 발휘하기 위해서다. 농협에코아그로의 통합 배경과 앞으로의 계획을 짚어본다.
◆출범 배경은=기존 농협아그로와 농협흙사랑·상림은 각각 다른 제품을 주력으로 하는 자재업체였다. 농협아그로의 주요 품목은 과일봉지와 반사필름 등이었고 농협흙사랑은 가축분퇴비 등을 중심으로 하는 인삼 전용 유기질비료를 생산해왔다. 상림은 유기질비료와 상토·바이오차 등을 생산·공급하는 업체였다.
문제는 이같은 소규모 자재 시장에 지속적으로 찬바람이 불어왔다는 점이다. 과수 생산량과 재배면적·농가수에 정체가 일어나며 과일봉지와 반사필름을 주력 상품으로 하던 농협아그로에도 경영 적신호가 켜졌다. 노동력·비용 절감을 위해 무봉지 재배가 늘어나는 현상 또한 경영 악재로 작용했다. 농협아그로 측은 마스크·친환경포장재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며 매출 확대를 이뤘지만, 회사가 위치한 경북지역의 매출 의존도가 큰 데다 유통상품 이익률이 낮아 장기적인 안정성을 확보하긴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
농협흙사랑·상림도 마찬가지였다. 정부의 유기질비료 지원 예산이 줄어들며 유기질비료 시장 전체가 위축됐고 각각 강원·충청과 호남, 즉 특정 지역 매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 문제가 됐다.
◆전문가 컨설팅 “3사 통합이 답”=이에 농협경제지주와 해당 3사, 회계법인 등이 참여한 컨설팅이 지난해 9∼11월 이뤄졌다. 전문가의 조언은 “성장성과 점유율이 낮은 농업 관련 시장에서 농자재 3사는 지속가능성을 위해 사업을 재편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재편의 방식은 ‘자체 통합’이었다. 3사가 통합하면 규모화·전문화·효율화가 이뤄질 것이란 판단에서다.
이 과정에서 특히 주목받은 것은 전국적인 농자재 공급망·유통망 확대다.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만 이뤄지던 농자재 공급망·영업망을 통합하면 취급 품목은 다양해지고, 농민들에겐 더 편하고 빠르게 농자재를 공급할 수 있을 것이란 복안에서다. 전국 단위 통합된 영업망으로 농자재 3사 간 교차 판매가 활성화되고 소량·다품목은 중간 물류기지에서의 재분류를 통해 공동배송을 진행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농협경제지주 관계자는 “농자재 3사 통합은 3사의 재무적·영업적 측면뿐 아니라 농민 실익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제조·유통 역량 강화로 고품질 농자재를 농민들에게 더욱 빨리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닻 올린 농협에코아그로, 친환경농자재 ‘돛’ 달다=1일 법적 통합 절차를 마치고 19일 출범식을 앞둔 농협에코아그로는 앞으로 친환경농자재 시장 선도를 위한 기반을 다지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현재 생산되고 있는 친환경포장재·혼합유기질비료·바이오차 외에 유박비료와 다양한 바이오차 상품 확대, 미생물제제 등의 개발과 판매를 통해 친환경농자재 시장을 선도하는 업체로 거듭나겠다는 복안이다.
제품 연구·개발, 즉 R&D 영역 통합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도 이같은 맥락 때문이다. 기존엔 단순 위탁 생산(OEM) 방식으로 제품을 공급받아 품질관리 위주의 업무만 수행했지만 향후엔 외부 협력, 자체 개발 역량 확보 등을 통해 제조자 설계 생산(ODM)까지 나아가겠다는 것이다. 또 농협경제지주 자재부와 남해화학, 농협케미컬, 통합 3사가 함께 R&D 협의체를 이뤄 제품 기획과 개발 설계, 기술·자원 확보, 생산과 운영관리 등을 함께 할 계획도 있다.
농협경제지주 측은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 증가, 정부의 친환경농업 확대 기조 등에 힘입어 친환경자재 시장도 계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새로 출발하는 농협에코아그로는 이 시장을 주요 타깃으로 한 연구·개발 및 생산에 힘쓰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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