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장 현수교도 한국이… K엔지니어링 도약
튀르키예 북서부 다르다넬스해협을 가로지르는 ‘차나칼레 대교’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기적의 다리’로 통한다. 기존에는 차로 해협을 건너려면 10시간 이상 돌아가거나 하루에 몇 대 없는 페리를 이용해야 했지만, 작년 3월 차나칼레 대교가 개통된 이후로는 5분 만에 이동할 수 있게 됐다. 총길이 4.6㎞, ‘세계 최장 현수교’라는 타이틀을 가진 이 다리의 기본 설계는 평화엔지니어링이 맡았으며, 시공은 DL이앤씨와 SK에코플랜트가 했다. 오롯이 한국 기업들의 기술력으로 기적의 다리를 만든 것이다.
2년 전 서울 전역에 내린 폭우로 인해 침수 피해가 속출했지만 유독 양천구는 큰 피해 사례가 접수되지 않았다. 시간당 100㎜ 폭우를 처리할 수 있는 빗물저류배수시설이 2020년 5월 완공된 덕분이었다.
국민 안전을 위한 시설물부터 해외시장을 호령하는 첨단 건축 기술까지, 모든 건설 프로젝트의 근본에는 ‘엔지니어링’이 있다. 흔히 건설이라고 하면 단순 시공 기술만 떠올리기 쉽지만, 모든 건설 프로젝트는 사업 기획부터 타당성 조사, 설계, 자재 조달 등의 절차를 거쳐 시공이 이뤄지고, 공사가 끝난 후에는 운영 및 유지 보수 작업이 필수적이다. 시공을 제외한 모든 분야가 엔지니어링이다. 건설 프로젝트에서 엔지니어링의 매출 비율은 10~15% 수준이지만, 공사 기간과 최종 품질이 엔지니어링 기술에 좌우되기 때문에 ‘산업 위의 산업’ 또는 ‘건설 산업의 꽃’이라고 불린다.
◇건설 산업의 꽃, 엔지니어링
엔지니어링은 일반 국민에게 생소하지만 일자리 창출 기여도가 크고 부가가치 높은 효자 산업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2020년 5월 발표한 ‘엔지니어링 산업 혁신 전략’에 따르면, 매출 10억원당 고용 인원 수를 뜻하는 고용유발계수가 엔지니어링은 11명으로 전체 산업 평균(8명)이나 건설업(10.2명)보다 높다. 2021년 기준으로 39만8000여 명이 엔지니어링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데, 상근직 비율이 90.9%에 달할 정도로 일자리 질도 우수하다. 생산성과 수익성을 판단하는 지표인 부가가치율 역시 엔지니어링은 62.1%로 산업 평균(38%)의 1.5배가 넘는다.
엔지니어링 분야에는 중견기업이 많다는 점도 국내 산업 구조의 허리가 탄탄해진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미국 엔지니어링 전문지 ENR이 설계 매출 기준으로 발표하는 ‘글로벌 225대 기업’에 2021년 기준으로 한국 기업은 11곳 포함됐는데, 이 중 8곳이 중견기업이었다.
◇정부도 ‘K엔지니어링’ 육성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에서 야심차게 추진 중인 1300조원 규모 신도시 프로젝트 ‘네옴시티’를 필두로 해외 건설 시장이 확대되자 우리 정부도 일감 확보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특히 산업통상자원부는 엔지니어링 분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6월 관계 부처들과 함께 ‘제3차 엔지니어링 진흥 계획’을 내놨다. 엔지니어링 산업을 디지털·친환경 중심으로 전환하고, 기반 시설 구축 및 제도 개선을 통해 세계 100대 기업을 7개 육성하고 현재 0.9%인 글로벌 점유율도 2030년 3%로 높이는 게 핵심이다.
한국엔지니어링협회는 이런 엔지니어링 산업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지난해 ‘대한민국 엔지니어링 대상’을 만들었다. 한국 엔지니어링 산업의 위상 제고에 가장 크게 기여한 프로젝트와 기술자를 선정해 최고 1억원의 상금을 준다. 작년 대상은 신월빗물저류배수시설이 차지했으며, 이 시설을 총괄한 권준서 건화 전무가 올해의 엔지니어로 선정됐다. 전남 신안 천사대교와 경기 평택 고덕공공하수처리시설 등은 우수상을 받았다. 올해 역시 엔지니어링 대상·우수상, 올해의 엔지니어 등 3개 부문으로 나눠 시상할 예정이다. 신청은 오는 31일까지 엔지니어링협회 홈페이지에서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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