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불가능했던 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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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금융가의 황태자로 군림하며 승승장구했던 사모펀드(PE) 업계가 뒤숭숭하다.
최근 업계 2위 KKR이 35억 달러를 투자했던 인비전헬스케어가 파산을 신청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같이 늘어나는 이자부담으로 고통을 느끼는 경우는 인비전과 KKR뿐만 아니다.
인비전과 뉴센추리의 공통점은 고금리의 위험을 헤지하지 못했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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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금융가의 황태자로 군림하며 승승장구했던 사모펀드(PE) 업계가 뒤숭숭하다. 최근 업계 2위 KKR이 35억 달러를 투자했던 인비전헬스케어가 파산을 신청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미 전역에 걸쳐 2만 5천 명의 의료진을 고용하고 3천만 명의 환자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2018년 KKR은 차입매수(LBO) 방식으로 이 회사를 인수했다. 회사 자산을 담보로 제공하고 65억 달러를 금융기관으로부터 차입한 뒤 100억 달러의 실탄을 마련했다. 이 돈으로 시장에서 인비전의 주식을 모두 사들여 상장 폐지했다.
KKR이 인수한 2018년 이 회사는 매출이 220% 증가하며 포천 500 기업 순위에서 198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순항하던 영업은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이 본격화하면서 시련을 맞았다. 내원하는 환자의 수가 70% 급감하면서 수익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결국 2022년 상반기 인비전의 영업실적이 적자로 돌아섰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무디스가 이 회사의 신용등급을 최하단계인 C로 강등시켰다. 부진한 영업실적뿐만 아니라 나날이 불어나는 채무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워 부도위험이 크다고 봤다.
이 회사의 채무부담이 크게 증가한 것은 작년부터 시작된 연준의 금리인상 때문이다. 시중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대부분 변동금리에 의존하는 부채의 이자비용이 크게 상승했다. 영업손실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이자비용이 급증하자 파산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같이 늘어나는 이자부담으로 고통을 느끼는 경우는 인비전과 KKR뿐만 아니다. 사모펀드가 기업을 인수하기 위해 사용한 레버리지 금융의 차입금리가 두 자릿수로 올랐다. 지난 2021년 말 4%에서 최소한 6%가 더 상승했다.
이로 인해 사모펀드가 출자한 회사의 평균 이자비용이 영업이익의 43%까지 늘어났다. 이는 S&P 500 기업 평균의 6배에 해당한다. 이자율이 현재와 같이 높은 상태에서 당분간 머문다면 상당수의 기업들이 연달아 파산 행렬에 동참할 것이다.
물론 현재 미국 은행 대출의 연체율은 매우 양호한 상태다. 지난 1분기 연체율은 1.2%로 지난 40년 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 2분기 대형은행의 실적도 대폭 개선됐다. 전년 대비 JP모건과 웰스파고의 순익은 각각 67%, 57% 증가했다.
그런데 2007년 2분기에도 은행 연체율은 1.8%로 상당히 준수한 상태였다. 당시에도 현재와 같이 1년 전에 주택가격이 고점을 찍었다. 연준은 그 전해 6월 5.25%로 올렸던 기준금리를 1년째 동결하고 있었다. 그해 3월 모기지 대출 선두주자 가운데 하나인 뉴센추리 파이낸셜이 파산했다. 고금리의 충격을 이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인비전과 뉴센추리의 공통점은 고금리의 위험을 헤지하지 못했다는 데 있다. 인비전은 헤지를 추진했으나 그 비용이 너무 커 포기해야 했다. 헤지가 불가능한 상태에서 고금리가 지속되면 파산이 증가하고 연제율은 급등한다. 연체율이 낮았으나 급등하기 시작한 금융위기 1년 전 2007년을 상기해야 하는 이유다.
김성재 미국 가드너웹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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