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마크롱 이어 尹대통령… 자유 연대의 상징 된 우크라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자유주의 진영의 주요 국가 정상이 한 번씩은 우크라이나를 찾았다. 극비리에 혹은 긴박하게 이루어진 이 정상들의 방문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국제사회의 연대를 더욱 결속했다.
우크라이나의 최대 군사 지원국인 미국은 대통령과 퍼스트레이디가 따로 우크라이나를 찾았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월 키이우를 전격 방문했다. 당초 대외적으로는 폴란드를 찾는 일정만 고지돼 있었지만 일부 백악관 관리만 아는 상태에서 극비리에 진행됐다. 바이든은 당시 우크라이나를 위한 5억달러(약 6485억원) 규모의 추가 군사 원조 계획을 발표했다. 앞서 전쟁 발발 석 달째였던 지난해 5월에는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전격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찾았다.
주요 7국(G7) 정상들이 한 번 이상 키이우를 찾은 가운데, 영국의 행보가 두드러진다. 보리스 존슨 당시 총리가 지난해 4월 G7 정상으로 처음 방문한 데 이어 6월과 8월에도 연이어 찾았다. 후임인 리시 수낙 총리도 작년 11월 우크라이나를 찾았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마리오 드라기 당시 이탈리아 총리 등 G7 정상들도 지난해 6월 클라우스 요하네스 루마니아 대통령과 함께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유럽 차원의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비유럽국이면서 G7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인 캐나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도 두 차례(2022년 5월·올해 6월) 예고 없이 우크라이나를 찾아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지원책을 발표했다. 미국·영국과 함께 3자 안보동맹체 ‘오커스’를 결성한 호주의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도 지난해 7월 우크라이나를 찾아 군사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이처럼 우크라이나가 전쟁 상황에도 서방국의 ‘외교 허브’가 될 수 있도록 길을 닦은 주역은 이웃한 동유럽 정상들이다. 러시아 침공 초기였던 지난해 3월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 야네스 얀샤 슬로베니아 총리가 외국 정상으로서는 처음으로 키이우를 찾아 우크라이나에 대한 연대와 지원 메시지를 발표했다. 세 나라는 과거 소련 영향권에 있다가 냉전 구도 해체 뒤 유럽연합(EU)과 나토에 가입하며 서방 진영에 합류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529㎞ 맞댄 폴란드는 행정 수반인 모라비에츠키 총리와 국가원수인 안제이 두다 대통령이 각각 다섯 차례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다. 이 방문이 계기가 돼 라트비아·리투아니아·불가리아·에스토니아·크로아티아 등 여러 동유럽 국가 정상의 방문이 잇따랐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우르줄라 폰 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등 주요 국제기구 수장들도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젤렌스키와 현안을 논의했다.
유럽뿐 아니라 비유럽 국가 정상들의 우크라이나 방문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G7 정상회의 의장국인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지난 3월 키이우를 찾았다. 전후 일본 지도자가 전쟁 중인 국가를 찾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 방문 두 달 뒤 젤렌스키는 G7 정상회의가 열린 히로시마를 전격 답방했다.
서방 진영뿐 아니라 일부 제3세계 국가 정상도 우크라이나를 찾아 눈길을 끌었다. 다만 이 경우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연대보다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중재역을 자처한 경우가 많다. 지난해 7월 인도네시아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G20(20국) 정상회의 의장국 정상 자격으로 우크라이나 키이우와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해 양국 정상과 만났다. 지난달에는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을 비롯해 잠비아·세네갈·콩고공화국·우간다·이집트·코모로 등 아프리카 7국 지도자로 구성된 평화 사절단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잇따라 찾아 정상들과 만났다. 그러나 이들의 중재 외교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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