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번엔 지하차도 참사, 반지하·지하 주차장 비극 되풀이
이번 집중호우로 16일까지 50명 가까운 인명 피해가 발생하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 특히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미호강의 무너진 제방을 타고 하천 물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10여 명의 사망·실종자가 발생했다. 갑작스러운 집중호우도 아니고 많은 비가 예고됐는데도 수십 명의 귀한 목숨을 잃어야 하는 상황이 안타깝기만 하다.
사고가 난 궁평2지하차도는 미호강과 수백m밖에 떨어져 있지 않고 인근 논밭보다 낮은 지대여서 침수 사고가 예견되는 곳이었다. 미호강에는 15일 오전 4시 10분 홍수경보가 내려졌다. 당시 금강홍수통제소는 관할 구청 등에 교통 통제가 필요하다고 알렸지만 교통 통제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교통 통제만 이루어졌으면 막을 수 있는 사고였다. 결국 오전 8시 40분 미호천교 인근 둑이 유실되면서 순식간에 하천 물이 지하 차도로 쏟아져 들어오면서 참사가 발생한 것이다. 사전에 제방 관리도 허술했다는 주민들의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경북 예천군에서는 산사태 등으로 10여명의 사망·실종자가 나왔다. 적극적으로 주민 대피를 이끌었으면 상황이 달라졌을 것이다.
지난해에도 수도권을 강타한 집중호우와 영남 지방을 덮친 태풍 ‘힌남노’ 등으로 서울의 반지하 주택에 살던 일가족 3명과 포항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갇혔던 7명을 포함해 수십 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사고 이후 정부는 적극적인 대비와 재발 방지를 다짐했지만 안타깝게도 지하 차도와 산사태로 지난해 비극이 그대로 되풀이됐다.
기후변화로 천재지변도 갈수록 극단적인 형태로 나타나면서 인위적인 사전 대책 또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지하 차도 비극에서 보듯 ‘인재 논란’이 뒤따르는 것은 조금 더 적극적인 행정을 펼쳤더라면, 좀 더 대비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크기 때문이다. 불가항력의 측면이 있다지만 행정의 기본을 지켰더라면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특히 올해는 수일째 폭우가 쏟아지는 등 재난이 예고됐는데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더욱 천재지변 탓만 하기가 어렵다. 행정안전부와 지자체는 되풀이되는 일이라고 안일하게 대비했거나 재난 관리 매뉴얼에 허점이 없었던 것인지 다시 한번 점검해 봐야 한다. 기후변화로 수십 년 만에 한 번씩 찾아오던 ‘극한 호우’가 연례적으로 되풀이되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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