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인도서 年140만대 생산 채비… 새 첨단사옥도 건설
세계 최대 시장 떠오르는 인도서… 현지 전략 모델로 시장 점유율 2위
GM공장 인수 등 생산 증대 박차
“전기차 판매 늘려 수익성 개선할것”
지난달 29일 인도 구르가온의 현대자동차 판매 대리점에서 만난 디팔루 차우드리 부지점장(32)이 ‘인도에서 한국 차가 잘 팔리냐’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그의 말처럼 인도 거리에선 현대차나 기아의 차량들을 손쉽게 목격할 수 있었다. 차우드리 부지점장은 “현대차는 중산층 이상이 탈 수 있는 프리미엄 자동차 이미지를 가졌다”며 “인도에 진출한 해외 브랜드들과 비교해 디자인이 미래지향적이고 품질이 좋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 현대차의 최대 해외 생산기지가 된 인도
인도는 올 4월 유엔인구기금(UNFPA)으로부터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인구 국가(14억2860만 명)로 인정받았다. 인도의 자동차 시장 규모는 지난해 476만 대로 일본(420만 대)을 제치고 중국(2680만 대), 미국(1370만 대)에 이어 처음 3위에 올랐다. 2027년에는 전체 경제 규모로도 미국과 중국에 이은 세계 3위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대차그룹으로서도 인도는 이미 최대 해외 생산기지다. 지난달 27일 찾은 첸나이 공장에서는 30도를 넘나드는 무더위 속에서도 현지 직원들이 분주하게 차량을 조립하고 있었다. 이 공장의 연간 생산 대수는 기존 77만 대에서 지난달 82만 대로 5만 대(6.5%) 늘었다. 1998년 준공해 노후한 첸나이 1공장의 일부 시설을 자동화 설비로 바꾼 결과다. 현대차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인도 탈레가온 공장 인수 작업도 진행 중이다. 김언수 현대차 인도아중동대권역 본부장(부사장)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마무리 협상을 하는 중”이라며 “세부 조문들을 하나하나 점검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탈레가온 공장을 인수하면 현대차 홀로 연간 100만 대 이상 생산이 가능하다. 연간 37만 대를 만들 수 있는 기아 아난타푸르 공장까지 합치면 140만 대 수준으로 커진다.
● 현지 전략 모델 주효한 덕에 고속 성장
현대차 첸나이 공장과 기아 아난타푸르 공장의 지난해 도매 판매량(내수+수출)은 104만 대로 100만 대의 벽을 넘었다. 올해 상반기(1∼6월)도 현대차와 기아 모두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씩 증가했다. 올 상반기 시장 점유율은 현대차가 14.6%로 2위, 기아는 6.7%로 5위에 올라 있다.
다만 인도 법인의 수익성 문제는 현대차그룹이 뛰어넘어야 하는 과제다. 인도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021년 기준 2277달러 수준으로 대형차보다는 소형 모델 위주로 팔리기 때문이다.
● 전기차 시대 맞아 새로운 기회 찾는다
현대차그룹으로서는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전기차와 SUV 판매 비중을 늘리는 게 목표다. 일단 현대차 ‘아이오닉 5’와 ‘코나EV’, 기아 ‘EV6’ 등 기존 출시 차량 외에도 인도 현지 맞춤형 전기차 모델을 늘릴 예정이다. 김 부사장은 “인도에 맞는 소형 전기차를 (현지 R&D센터에서) 개발하는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배터리시스템어셈블리(BSA) 공장 건설도 계획 중이다. BSA는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관장하는 시스템이다. 올 5월 타밀나두주와 향후 10년간 2000억 루피(약 3조1100억 원)를 투자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종훈 현대차 인도권역생산실장(상무)은 “첸나이에 현대차가 BSA 공장을 짓고 현대모비스가 운영하는 방식이 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기존 내연기관차 중에서는 SUV 비중을 늘리고 있다. 현대차의 지난해 전체 판매량 중 SUV가 차지하는 비중은 53.2%로, 인도 시장 평균(42.0%)을 10%포인트 이상 웃돌고 있다.
김 부사장은 “과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 최근 미중 갈등 등으로 어려움이 있지만 인도가 큰 역할을 해주고 있다”며 “중국 브랜드들의 저가형 모델이 인도에 진출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프리미엄 이미지를 지켜내는 데 집중 투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구르가온·첸나이=한재희 기자 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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