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년만의 올스타전 만루포… 왕별 된 육성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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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니죠? 오늘도 여기 있어도 되나 얼떨떨합니다."
한화 채은성(33)은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뒤 기자회견장에 들어서면서 말했다.
프로야구 올스타전 역사상 홈런 레이스에서 우승한 선수가 MVP로 뽑힌 건 채은성이 처음이다.
올스타전 만루홈런은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롯데 김용희(68) 이후 채은성이 41년 만에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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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레이스 챔피언 첫 MVP 환호
한화 채은성(33)은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뒤 기자회견장에 들어서면서 말했다. 채은성은 전날에도 홈런 레이스 챔피언을 차지해 취재진과 만난 상태였다. 프로야구 올스타전 역사상 홈런 레이스에서 우승한 선수가 MVP로 뽑힌 건 채은성이 처음이다.
나눔 올스타 4번 타자로 출전한 채은성은 이날 첫 타석부터 적시 2루타로 선취점을 안겼고 세 번째 타석에서는 만루홈런을 터뜨려 나눔 올스타가 드림 올스타를 8-4로 물리치는 데 앞장섰다. 올스타전 만루홈런은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롯데 김용희(68) 이후 채은성이 41년 만에 처음이었다.
채은성의 ‘처음’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신고선수(현 육성선수) 출신이 ‘미스터 올스타’가 된 것도 채은성이 처음이다. 순천효천고 시절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던 채은성은 2009년 신인 드래프트 때 어느 구단으로부터도 선택을 받지 못했다. 그나마 그를 눈여겨본 염경엽 당시 LG 스카우트가 신고선수 계약서를 제시하자 “감사하다”면서 곧바로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채은성은 퓨처스리그(2군)에서 2년간 22경기 출전에 그친 뒤 2010년 현역으로 군에 입대해 의장대에서 복무했다. 이번 올스타전에서 5회가 끝난 뒤 클리닝타임 축하 공연에 나선 해군 진해기지사령부 의장대가 ‘총 돌리기’ 시범을 보이자 채은성도 더그아웃 앞에서 능숙하게 방망이를 돌렸다. 채은성은 “예전 생각이 많이 나더라. 군대에서 총 돌리기 연습을 하고 있을 때는 오늘 같은 날이 있을 거라고 상상도 못 했다. 만감이 교차했다”고 말했다.
무명 중 무명 선수였던 채은성은 군 복무 시절 ‘정말 프로야구 선수가 맞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이 질문을 받을 때마다 창피했다던 채은성은 제대 후 LG 4번 타자로 성장했고, 지난 시즌이 끝난 뒤에는 6년 총액 90억 원에 한화와 계약을 맺으면서 자유계약선수(FA) ‘대박’까지 터뜨렸다. 한화에서도 4번 타자로 팀의 ‘꼴찌 탈출’을 이끌고 있는 채은성은 “요즘에는 타이트한 경기도 많이 이겼다. 올스타전 MVP 기운을 팀에 가져가 후반기도 기분 좋게 시작하겠다”고 다짐했다.
부산=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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