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윔블던] '새로운 황제 탄생' 알카라스, 조코비치 꺾고 윔블던 첫 우승…'현역 최강자' 우뚝
- 현 세계 랭킹 1위 알카라스, '살아있는 전설' 조코비치 꺾고 윔블던 첫 우승
- 알카라스 2022 US오픈 이후 두 번째 메이저 대회 정상, 세계 랭킹 1위 수성
- 조코비치, 윔블던 5연패-35연승 실패…역대 최다 타이 8회 우승-그랜드슬램 24번째 타이틀 다음 기회로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차세대 테니스 에이스'와 '살아있는 전설'의 대결은 '영건' 카를로스 알카라스(20, 스페인, 세계 랭킹 1위)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알카라스는 1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윔블던의 올잉글랜드 클럽 센터코트에서 열린 2023년 윔블던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노바크 조코비치(36, 세르비아, 세계 랭킹 2위)를 3-2(1-6 7-6<8-6> 6-1 3-6 6-4)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알카라스는 지난해 US오픈 이후 생애 두 번째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또한 윔블던에서는 처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는 오픈 시대가 열린 1968년 이후 21세가 되기 전 두 개 이상의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다섯 번째 남자 선수가 됐다.
지난 1월 부상으로 호주오픈에 불참한 알카라스는 지난달 롤랑가로스 프랑스오픈 준결승전에서 조코비치와 맞붙었다. 세트스코어 1-1에서 뜻하지 않은 경련으로 그는 이내 무너졌다. 이후 3, 4세트를 내리 내주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이번 윔블던 결승에서 조코비치와 재회한 알카라스의 출발은 불안했다. 1세트에서 한 게임만 가져오며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러나 2세트부터 시동이 걸린 그는 '거함' 조코비치를 무너뜨리며 올해 윔블던의 최종 승자가 됐다.
윔블던마저 정복한 알카라스는 올해 6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시즌 최다승을 거두고 있는 그는 조코비치의 벽을 넘으며 '현역 최강자'로 우뚝 섰다.
조코비치는 9번째로 윔블던 결승 무대에 섰다. 이 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 가장 많이 오른 이는 로저 페더러(42, 스위스, 12회)다. 2011년 이 대회 첫 결승에 오른 조코비치는 라파엘 나달(37, 스페인)을 꺾고 첫 우승을 차지했다. 2013년에도 결승에 올랐지만 앤디 머리(36, 영국, 세계 랭킹 40위)에게 져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2014년과 2015년에는 2연패를 달성했다. 2018년과 2019년 2021년 그리고 지난해까지는 4연속 우승에 성공했다. 2020년 대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회가 취소됐다.
올해도 어김 없이 결승에 오른 조코비치는 5연패에 도전했다. 윔블던에서 5연패를 달성한 남자 선수는 '테니스의 전설' 비에른 뵈리(스웨덴, 2976~1980)와 로저 페더러(스위스, 2003~2007)뿐이다. 또한 윔블던 남자 단식 역대 최다 우승자인 페더러(8회)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다.
숱한 대기록을 목전에 둔 조코비치는 '떠오르는 태양' 알카라스의 기세를 막지 못했다. 특히 타이브레이크 끝에 2세트를 내준 점이 패인이었다. 또한 3세트 5번째 게임에서 13번에 걸친 듀스 끝에 서브 게임을 내준 점도 대기록을 놓치는 원인이 됐다.
알카라스는 조코비치와 상대 전적에서 2승 1패를 기록했다. 지난해 5월 ATP 투어 마드리드오픈 준결승에서 이들은 처음 맞붙었다. 이 경기에서 알카라스는 2-1로 역전승했다. 그러나 지난달 프랑스오픈 준결승전에서는 조코비치가 3-1로 승리했다.
이번 윔블던 결승전에서 알카라스는 풀세트 접전 끝에 조코비치를 꺾고 설욕에 성공했다.
특히 조코비치는 2013년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머리에게 패한 이후 한 번도 이 대회 결승전에서 지지 않았다. 알카라스는 조코비치의 '윔블던 결승 불패 신화'를 무너뜨리며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조코비치는 1세트 1-0에서 먼저 브레이크에 성공했다. 이어진 서브 게임을 지키며 3-0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경기 초반 알카라스는 많이 긴장한 듯 실책이 쏟아졌다. 그라운드 스트로크 싸움에서 열세를 보인 것은 물론 장기인 포핸드와 서브에서도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흔들린 알카라스를 몰아붙인 조코비치는 1세트를 6-1로 손쉽게 따냈다.
그러나 2세트부터 알카라스는 움직임은 달라졌다. 빠른 발이 살아났고 공격과 수비도 한층 탄탄해졌다. 1-0에서 첫 브레이크를 해낸 알카라스는 경기 주도권을 가져오는 듯 보였다. 그러나 조코비치는 2-2 동점을 만들었고 이후 이들은 서브 게임을 지키며 팽팽하게 맞섰다.
2세트 승부는 6-6 타이브레이크로 이어졌다. 조코비치는 이번 대회 6번에 걸친 타이브레이크에서 모두 승리했다. 타이브레이크 초반 조코비치는 연속 득점을 올리며 3-0으로 달아났다. 그러나 알카라스는 순식간에 3-3 동점을 만들었다. 4-4에서는 절묘한 드롭 샷을 득점으로 연결하며 5-4로 전세를 뒤집었다.
타이브레이크에서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 조코비치는 이 상황에서 치명적인 백핸드 실책을 범했다. 7-6으로 한 걸음 도망간 알카라스는 그림 같은 백핸드 리턴으로 조코비치의 '타이브레이크 무패행진'에 제동을 걸었다.
기세를 탄 알카라스는 3세트에서 3-1로 리드했다. 조코비치가 서브권을 쥔 5번째 게임은 무려 26분이 넘게 진행됐다. 세계 정상급 선수답게 둘은 치열하게 접전을 펼쳤고 듀스는 13번에 걸쳐 진행됐다.
7번째 브레이크 기회를 잡은 알카라스는 마침내 상대 서브 게임을 가져왔고 크게 포효했다.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알카라스는 3세트를 6-1로 잡으며 전세를 역전시켰다.
그러나 산전수전 다 겪은 조코비치는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4세트 2-2에서 상대 서브 게임을 가져오며 분위기를 뒤집었다. 이어진 서브 게임을 지켜낸 그는 4-2로 달아났다. 알카라스는 2, 3세트와는 달리 중요한 상황에서 실책이 쏟아졌다.
조코비치가 5-3으로 앞선 상황에서 알카라스는 치명적인 더블 폴트를 범했다. 4세트를 6-3으로 잡은 조코비치는 승부를 마지막 5세트로 이어갔다.
5세트 1-1에서 알카라스는 코트 구석구석을 찌르는 조코비치의 공격을 봉쇄했다. 마지막 세트에서도 알카라스는 체력은 크게 떨어지지 않았고 빠른 발로 코트를 누볐다. 알카라스의 수비를 뚫지 못한 조코비치는 연속 실책을 범했고 결국 서브 게임을 내줬다.
브레이크를 허용한 뒤 오랫동안 '강철 멘탈'을 보여줬던 조코비치는 화를 이겨내지 못하며 라켓을 네트 기둥에 내리꽂았다.
반면 조코비치보다 16살이 어린 알카라스는 20세의 어린 선수답지 않게 평정심을 유지하며 4-2로 달아났다.
조코비치는 4-5까지 추격했지만 마지막 세트에서 허용한 한 개의 브레이크를 극복하지 못했다. 알카라스는 서브권을 쥔 10번째 게임을 침착하게 지켜냈고 4시간 43분 동안 진행된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알카라스는 9개의 서브에이스를 기록했지만 조코비치는 2개에 그쳤다. 첫 서브 성공률은 조코비치가 64%, 알카라스는 63%였다. 위너 싸움에서는 66개인 알카라스가 32개에 그친 조코비치를 압도했고 자기 범실은 조코비치는 40개, 알카라스는 45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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