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기부제, 고향의 '색'을 살리다] 4. 고향납세 기적의 도시 히라도시를 만나다②
지역대표 세토시장·신선시장
히라도산 제품만 취급 판매
지역 주소 상인만 납품 가능
세토시장 2층 식당으로 운영
신선한 음식·바다 경관 일품
신선시장 급속냉동 생선 인기
답례품 2~3개월 수령 대기도
특산물 통신판매 병행으로 홍보
매년 매출액 20~30% 증가세
히라도 관광객 방문 비율 상당
답례품 호텔·체험 우대권 한몫
배송담당 택배사 선제적 협상
인지도 낮은 제품 소개 기회
강원 고향사랑기부제 접목을
고향사랑기부제는 기부를 통한 지역 살리기 뿐만 아니라 답례품을 통해 지역의 특산물을 소개하고 관광객 유치의 기능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향사랑기부제는 2008년 시행된 일본의 고향납세(후루사토 납세)제도를 모티브로 진행됐기에 일본을 방문해 고향사랑기부제 활용 방안에 대해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인구 3만명에 불과한 나가사키현 히라도시의 경우 2014년 고향납세 기부액이 14억엔(약 128억원)을 기록하며 전국 1위를 차지했다. 본지는 히라도시를 방문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역 제품·지역민만 납품 가능한 지역특화 시장, 세토시장
히라도시의 세토시장은 히라도시산 상품만 취급할 뿐만 아니라 히라도시의 주소지를 둔 상인만 납품이 가능해 일본 내에서도 특별한 시장으로 널리 알려졌다. 직접 방문하니 히라도시 특산물인 부채새우 카레와 과자부터 날치를 활용한 조미료 등 하나의 특산물을 다양한 제품으로 개발했으며 한 쪽에는 수산물을 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또 2층은 식당으로 히라도시의 신선한 회를 바다를 보며 즐길 수 있어 세토시장 자체가 하나의 관광상품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2011년 세워진 세토시장은 지역 내에서도 다른 지역의 제품을 가져와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으나 1년차 3억엔(약 27억원)을 넘겼고, 2년차 5억엔(약 45억원), 지난 2014년은 7억엔(약 64억원)에 육박할 정도로 매출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현재도 9000만엔(약 8억원)의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통해 지역의 대표 시장으로 거듭났다.
호리타 사토시(44) 세토시장 담당자는 “세토시장의 경우 히라도시에 주소지를 둔 상인만 물품을 납품할 수 있어 지역 상권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며 “특히 고향납세를 통해 히라도시의 우수한 농수산물 등이 알려져 일부러 찾아오는 관광객들도 많고, 실제로 매년 20~30% 매출액이 증가해 지난해 9000만엔의 수익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또 히라도시가 고향납세의 기적을 쓸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공무원들의 노고를 인정했다. 그는 “처음 시작했을 당시 시청의 담당자들이 오프라인부터 온라인까지 홍보에 나서 다른 지역에 비해 월등하게 앞서 나갈 수 있었다”며 “현재는 히라도시의 답례품을 받기 위해 2~3개월 기다리는 기부자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강원도가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성공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잘 모르는 지역의 특산물을 늘려가야 하며 특정한 기간에만 나오는 제품들을 활용하는 편도 좋을 것 같다”고 추천했다.
수산물 급속 냉동으로 지역 대표 답례품 활용
히라도 신선시장은 작은 어판장을 담고 있는 모습이었다. 한 쪽에서는 오늘 아침 잡아 올린 손질한 방어를 진공 포장을 한 후 급속 냉동해 제품으로 탈바꿈하고 있었고, 시장 안을 들어가 보니 방어 한 마리가 통째로 손님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손님은 그 자리에서 신선한 방어를 즐길 수 있었으며 다른 지역의 기부자들도 급속 냉동을 통한 제품을 맛보고 지역을 찾는 선순환 구조를 갖추게 됐다. 후미요시 나카시마(46) 히라도 신선시장 책임자는 “시장 한 공간을 방어 등의 작업 공간으로 활용해 세포가 죽기 전 진공 포장을 한 후 영하 28도 알코올에 담가 급속 냉동을 시켜 다양한 지역에 제공하고 있다”며 “처음에는 남은 수산물의 처리에 대한 부담이 커 시작하게 됐으나 고향납세 시행과 겹쳐 시장 수익의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고 전했다. 또 “영하 30도로 진행하면 90일까지 먹을 수 있고, 영하 50도면 1년까지 가능하다”며 “다만 처음에는 유통 상의 문제가 있었으나 기부자들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안정적인 제공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강원도도 수산물이 특산품인 지역들이 있을 텐데 초기 당시 배송의 어려움이 있더라도 기부자들의 피드백을 무시하는 것이 아닌 적극적으로 수용해야만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시청·상공회의소·관광협회·시장 힘 합쳐 이뤄낸 히라도시의 기적
이와노우에교지 히라도물산진흥협회(상공회의소) 고향납세 담당자(30)는 7년째 업무를 처리하고 있으며 고향납세를 처음 진행하며 힘들었던 점에 대해 “시가 업자와 연결해 진행하기에는 힘든 점이 있었으나 히라도시는 업계별 단체가 네 군데가 있었기에 단체별로 사업자가 연결돼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며 “다만 바쁜 시기에 물건이 제때 도착하지 못하는 배송 문제가 발생했었다”고 말했다. 또 “배송료가 비싸지면 답례품의 단가도 올라갈 수밖에 없어 문제점 해결에 필요성을 느꼈고 처음부터 택배회사와 선제적인 협상을 통해 해결했다”고 말했다. 특히 “강원도도 고향사랑기부제를 처음 시행한다면 이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며 “관광객 및 강원도의 물건을 사는 것 까지 이어지지 않고 답례품을 받는 수준에서 끝날 수 있어 이를 주의하고 잘 이끌어가기를 바란다”고 조언했다.
곤도 아카네(22) 히라도시관광협회 후루사토납세 담당자는 “고향납세가 오랫동안 지속되며 히라도시의 지명도도 올라가게 됐고 히라도시를 사랑하는 관광객들도 늘어났다”며 “고향납세 제도와 함께 통신 판매를 병행해 특산물을 즐기고 관광객으로 히라도시를 방문하는 비율도 꽤 된다”고 설명했다. 또 “고향납세제도 답례품 중 호텔 우대권도 있어 관광까지 이어지도록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향사랑기부제에 대해 “일본에서 뉴스를 통해 한국에서도 고향납세가 진행된다는 것을 알았다”며 “기존 특산품을 알리는 것과 함께 지역 주민들만 알고 있는 지명도가 낮은 제품도 소개할 수 있는 기회이기에 이를 잘 활용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정우진·김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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