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리그→싱글A→트리플A 접수' 류현진, 빅리그 복귀 급할 것 없다
[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복귀 시계가 차근차근 돌아간다. 마이너리그 실전 등판에서 조금씩 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빅리그 복귀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하지만 급할 건 없다. 1년 여의 공백을 생각해야 한다. 준비한 대로 지금처럼 조금씩 올라서면 된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 마이너리그 세 번째 재활 등판에서도 호투했다. 루키리그, 싱글A, 트리플A에서 모두 잘 던졌다. 16일(한국 시각) 미국 뉴욕주 버팔로의 세일런 필드에서 벌어진 톨리도 머드헨스(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산하) 경기에 토론토 산하 트리플A 팀 버팔로 바이슨스 유니폼을 입고 선발 등판했다. 5이닝 3피안타 5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볼넷과 사구를 내주지 않았고, 66개의 공을 던졌다.
구속도 더 올렸다. 최고 구속 시속 89.8마일(144.5km)를 찍었다. 1회 홈런 하나를 맞았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특유의 여유 있는 피칭으로 5이닝을 씹어먹었다. 체인지업과 커브 등을 패스트볼과 섞어 던지며 상대 타자들을 요리했다. 적절한 완급 조절로 경기를 잘 풀면서 수준급 피칭을 선보였다. 미국 현지 언론들이 "류현진이 재활 등판을 즐겼다"고 평가할 정도다.
자연스럽게 메이저리그 복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투구 수를 조금씩 늘렸고, 이닝도 더 소화했다. 구속도 올라갔고, 제구와 경기 운영도 여전히 살아 있다. 소속팀 토론토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3위에 머물고 있다. 2위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5경기, 선두 탬파베이 레이스에 7경기 뒤졌다. 최근 3연승으로 분위기는 좋다.
후반기 대반격을 위해서 토론토에 류현진이 필요하다. 하지만 급하게 서두를 필요는 없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진출 후 부상으로 몇 차례 애를 먹었다. 나이가 어느덧 30대 중반이 됐다. 무리하게 복귀했다가 다시 부상의 덫에 걸려들 수도 있다. 수술대에 오른 후 긴 호흡에서 메이저리그 복귀를 준비해 왔다. 기대대로 복귀 계단을 천천히 밟아 올라가면 된다.
명예회복의 기회가 보인다. 1년 이상 빅리그 마운드를 비워 '에이스'로서 체면이 많이 깎였다. 힘겹게 순위 싸움을 벌이는 팀을 확실히 돕는다면 비판을 느낌표로 바꿀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더 확실하고 완벽하게 회복해 빅리그 마운드에 올라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로선 류현진의 복귀는 7월 말 혹은 8월 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토론토가 같은 지구에 속한 볼티모어, 보스턴 레드삭스와 벌이는 7연전과 시기가 물린다. 순위 다툼을 펼치는 같은 지구 팀들과 경기에 나서 깔끔한 투구를 보여주면 매우 좋다. 7월 말에 복귀해 한두 차례 불펜 등판을 할 수도 있고, 곧바로 깜짝 선발로 경기에 나서는 그림도 가능하다.
긴 부상의 터널에서 빠져나온 류현진이 빅리그 복귀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아직 100%는 아니다. 오래 기다려온 만큼 더 확실한 컴백을 준비하는 것이 당연하다.
[류현진. 사진=버팔로 바이슨스 사회관계망서비스,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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