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킨백 뮤즈' 제인 버킨, 별세…홍상수 영화 출연 등 韓과 인연도

이재훈 기자 2023. 7. 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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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별세한 영국계 프랑스 배우 겸 가수 제인 버킨(76)은 '프렌치 팝 아이콘'으로 통했다.

특히 에르메스의 대표 가방인 이른바 '버킨백' 탄생에 영감을 줄 정도로 우아함이 일품이었다.

이후 프랑스로 건너가 촬영한 영화 '슬로건'에서 프랑스 톱 가수 겸 배우 세르주 갱스부르를 만나면서 예술적으로 꽃피웠다.

홍상수 감독의 14번째 장편 영화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2013)에 '제인 버킨' 본인 역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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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태생 '프렌치 팝 아이콘'
세르주 갱스부르와 동반자로 예술적 영감 꽃피워
2004·2012·2013년 세 차례 내한공연
[서울=뉴시스] 제인 버킨. 2023.07.16. (사진 = 아이디어랩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16일(현지시간) 별세한 영국계 프랑스 배우 겸 가수 제인 버킨(76)은 '프렌치 팝 아이콘'으로 통했다. 특히 에르메스의 대표 가방인 이른바 '버킨백' 탄생에 영감을 줄 정도로 우아함이 일품이었다.

영국 태생인 고인은 이탈리아 출신의 거장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의 걸작 '욕망(Blow-Up)'에서 모델 역을 맡아 이름을 날렸다. 각본 집필과 연출 등 영화에서도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특히 1985년 '더스트'로 베니스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영화 '007옥토퍼시' '죽음의 사중주' 등에도 출연했다.

10대 때 영화 '제임스 본드' 시리즈 음악가 존 배리와 결혼·이혼했다. 이후 프랑스로 건너가 촬영한 영화 '슬로건'에서 프랑스 톱 가수 겸 배우 세르주 갱스부르를 만나면서 예술적으로 꽃피웠다. 삶과 음악적 동반자로 통했던 두 사람은 1969년 발표한 '나는 너를 더 이상 좋아하지 않아'(Je T'aime…Moi Non Plus) 등을 함께 작업하며 수많은 히트곡을 양산했다.

두 사람은 1971년 딸 샤를로트 갱스부르(52)를 낳았다. '프렌치 시크' 대표주자로 유명한 샤를로트 역시 부모를 따라 배우 겸 가수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오래가지 못했다. 결국 이혼한 뒤 버킨은 프랑스 감독 자크 드와이옹과 세 번째 결혼했다. 드와이옹 사이에서 태어난 딸 루 드와이옹(41) 역시 프랑스에서 유명한 가수이자 패셔니스타다.

[서울=AP/뉴시스] 제인 버킨, 세르주 갱스부르

또 버킨은 '버킨백'의 뮤즈로도 잘 알려져 있다. 최소 1000만원대부터 제품인데, 에르메스가 충성 고객에게만 판매해 희소 가치가 높다. 구매를 위한 명단에 이름을 올려도 대기해야 한다. 버킨백이 만들어진 일화는 잘 알려져 있다. 1984년 당시 에르메스 경영자였던 장 루이 뒤마가 파리행 비행기에서 우연히 버킨과 옆자리에 앉았는데 그녀가 마음에 드는 수납력이 좋은 가방을 찾기가 어렵다고 말한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버킨은 인권 운동에도 힘썼다. 미얀마의 민주화와 아웅산 수지의 석방을 위해 수년간 노력했다. 버킨백을 들고 다니는 게 아니라 낡은 옷을 입고 인권이 위험한 곳이나 재난 지역을 찾아 봉사했다.

특히 버킨은 한국과도 인연이 많다. 2004·2012·2013년 내한공연했다. 내한공연 내한 때마다 스태프에게 친절을 아끼지 않았던 것으로 유명하다. 2012년 내한공연을 직접 봤었는데, 관객과 자유롭게 소통하는 모습에서 나이 듦에 대해 두려움보다는 기대감을 안기게 만들었다.

홍상수 감독의 14번째 장편 영화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2013)에 '제인 버킨' 본인 역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해원(정은채)이 우연히 만나게 되는 역으로, 버킨은 영어로 해원에게 서촌의 길에 대해 물어본다. 일본 대지진 이후 자선 공연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구성된 일본인 주축으로 밴드를 결성하는 등 아시아에도 관심이 많았다.

[서울=뉴시스] 제인 버킨. 2023.07.16. (사진 = 아이디어랩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무엇보다 국경, 시대를 가로지르며 대중문화 전반을 아우르는 '시대의 아이콘'이다. 하지만 버킨은 늘 겸손했다. 그녀는 2013년 내한 전 국내 언론과 이메일 인터뷰에서 "누구나 다 각자의 역할이라는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꼭 무언가를 추구하지 않고, 누군가에게 가치를 강요하지 않더라도. 한 가정 안에서 좋은 엄마, 아빠가 되거나 가족이나 이웃을 돕는 것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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