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할리우드 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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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꿈의 공장' 미국 할리우드는 파업이 매우 드물다.
거액의 출연료에 대중의 인기와 화려한 조명을 받는 은막 스타가 노동자처럼 파업하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
90년의 역사를 지닌 할리우드에서 배우와 작가가 동시 파업에 나선 건 1960년 딱 한 번이다.
5주간의 파업 결과, 배우와 작가는 영화·TV 프로그램의 재방송에 관한 수수료를 보장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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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배우와 작가, 스태프 등 16만명이 63년 만에 파업에 돌입했다. 이 파업은 저변에 인간(배우, 작가)과 인공지능(AI) 간 갈등과 충돌이 깔려 있다. 애초 AI 출현에도 문화·예술과 같은 창작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으로 어떤 기술로도 대체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작년 하반기부터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가 등장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AI는 과거 텍스트, 동영상, 이미지 등의 빅데이터를 조합해 새로운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배우와 성우는 자신의 얼굴과 목소리가 딥페이크(합성 기술)로 재창조돼 무단으로 도용될 수 있다며 디지털 초상권을 보호할 특단의 대책을 요구한다. TV·영화 대본도 생성형 AI로 순식간에 만들어져 작가도 위기다. AI가 작가를 대체하는 대신 보조 수단으로 활용돼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제작자 측은 AI 기술로 비용 절감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월트디즈니는 올해 들어 세 차례에 걸쳐 7000명을 해고했고 다른 제작사도 감원 바람이 거세다.
얼마 전 골드만삭스는 생성형 AI가 전 세계 일자리의 4분의 1, 총 3억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측했다. 컨설팅사 매킨지도 47개국 850개 직업과 2100개 세부작업을 조사해 생성형 AI로 2030년부터 2060년 사이 전체 업무의 절반이 자동화하고 고급 지식이 필요한 직업이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AI 공습에 창의적인 일자리마저 위협받는 시대가 눈앞의 현실로 다가왔다.
주춘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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