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완규의한·미동맹사] 유엔군사령부 창설과 ‘작전 지휘권’ 이양

북한군이 1950년 6월 25일 기습적으로 남침을 감행하자, 전쟁 발발 당일인 6월 25일(한국시각 26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이하 안보리)는 결의안 제82호를 통과시켜 “북한 당국은 38도선 이북으로 철군”하도록 권고하였다.

이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자 안보리는 6월 27일 소련의 불참 속에 결의안 제83호를 채택하여 재차 인민군의 38도선 이북으로의 철군을 권고하고 “대한민국이 (북한의) 공격을 격퇴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을 회복할 수 있도록 모든 유엔 회원국이 대한민국에 원조할 것”을 권고하였다.

이에 대한 후속 조치로 7월 7일 유엔 안보리가 결의안 제84호를 통과시켰으며, “군대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하는 모든 회원국은 미국이 지휘하는 ‘통합된 사령부’를 통해 활동”하도록 권고했다.

트루먼 대통령은 7월 8일 미 극동군 사령관 맥아더를 초대 유엔군 사령관으로 임명하고 극동 사령부 참모들이 유엔군사령부 참모를 겸직하도록 했다. 또한, 극동 사령부의 제8군 사령관 워커(Walton H. Walker) 중장을 유엔군 지상군 사령관으로 임명하고 7월 13일부터 지휘권을 행사하도록 했으며, 미 극동 해군 사령관과 공군 사령관이 각각 유엔군의 해·공군을 지휘하는 체제를 확립했다.

유엔군사령부 창설식(1950. 7. 24, 일본 도쿄), 미 육군참모총장 로턴 콜린스 장군(좌)이 맥아더 유엔군사령군(우)에게 유엔기를 전달하고 있다. 유엔군사령부 제공

7월 13일 워커 장군의 미 제8군사령부가 대구에 설치되면서 한미 연합작전을 수행하게 됨에 따라, 이승만 대통령은 7월 14일 맥아더 유엔군 사령관에게 “현 적대 상태가 계속되는 동안 일체의 지휘권(command authority)을 이양하게 된 것을 기쁘게 여긴다.”라는 서한을 발송했다. 맥아더 사령관은 7월 16일 주한 미 대사를 통해 “현 적대 상태 (during the present hostilities)가 계속되는 동안，대한민국 육·해·공군의 작전 지휘권(operational command authority)을 위임해 주신 서신에 대한 (중략) 용감무쌍한 대한민국 군을 본관 지휘하에 두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라는 회답을 이승만 대통령에게 보내옴으로써 한국군에 대한 작전 지휘권은 유엔군 사령관에게 이양되었다.

이때 유엔군 사령관에게 이양된 ‘작전 지휘권’의 개념은 ‘작전 통제(operational control)’의 의미였다. 이로써 한국군은 6·25전쟁 당시 대통령의 ‘통수권’과 유엔군 사령관의 ‘작전 통제권’이라는 이중적 통제하에 들어갔다. 전쟁 중에 38선 돌파와 북한점령 정책 등을 둘러싸고 작전 통제권 행사에 대한 갈등이 있었으나，이 문제는 상호 협력이라는 틀에서 해결되었다.

작전 통제권 이양 이후 전투에서는 지휘 통제가 일원화되어 효과적인 연합작전이 가능하게 되었다. 낙동강 전선과 인천상륙작전 등에서 국군과 유엔군의 반격작전으로 전세는 완전히 역전되었다.

최완규 육사 외래교수·경제사회연구원 국방센터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