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예비역 군인 '사법정비' 항의 복무거부 다시 확산

김상훈 2023. 7. 16.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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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주도하는 이스라엘 초강경 우파 정부의 사법부 무력화 입법에 반발하는 예비역 군인들의 복무 거부 선언이 다시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16일(현지시간) 일간 하레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상륙작전 등에 특화한 특수부대 샤에테트13 사령관 출신의 예비역 대령 네보 에레즈는 이날 사법 정비 입법에 반대하면서 당분간 예비역 복무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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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언론 "예비역 군인 4천여명 자발적 복무거부 서명"
이스라엘 우파 연정의 사법부 무력화 입법에 반대하며 거리 시위에 나선 예비역 군인들.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주도하는 이스라엘 초강경 우파 정부의 사법부 무력화 입법에 반발하는 예비역 군인들의 복무 거부 선언이 다시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16일(현지시간) 일간 하레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상륙작전 등에 특화한 특수부대 샤에테트13 사령관 출신의 예비역 대령 네보 에레즈는 이날 사법 정비 입법에 반대하면서 당분간 예비역 복무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에레즈는 지난 2006년 2차 레바논 전쟁 당시 헤즈볼라의 본부 공격을 진두지휘한 바 있으며, 이스라엘에서 가장 뛰어난 야전군 사령관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현역에서 은퇴한 뒤로는 해외정보기관인 모사드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전국민적인 반대 움직임 속에 지난 3월 사법 정비 입법을 중단했던 네타냐후 총리 정부는 지난 11일 수정한 법안에 대한 첫 독회(讀會)를 열고 법안을 가결 처리했다.

연정 측이 새롭게 추진하는 첫 번째 사법 정비 법안의 핵심은 행정부의 주요 정책 결정을 사법부(대법원)가 '합리성'(reasonableness)의 범위를 벗어난다고 판단해 사법심사로 뒤집는 권한을 폐지하는 데 맞춰졌다.

이후 야권과 법조계, 시민단체 등 주도로 이스라엘 전역에서 열린 반정부 집회에 수십만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예비역 군인들의 자발적 복무 거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주에는 샤에테트13 소속 예비역 군인 13명이 사법 정비 입법이 계속 추진될 경우 복무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요아브 갈란트 국방부 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스라엘의 민주적 성향을 제거하는 것은 이스라엘군의 기본 가치를 무너뜨리고 명령체계의 합법성에 대한 군인들의 확신에 치명상을 입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지난 3월 사법 정비 반대 운동을 주도했던 공군 예비역 군인들도 다시 집단행동 채비를 갖추는 등 복무 거부 움직임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일간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에 따르면 지금까지 사법 정비 입법에 반대하며 복무 거부에 동참하겠다고 서명한 예비역 군인들은 4천명에 달한다.

여기에는 실전에 투입되기도 하는 200여명의 공군 조종사와 50여명의 관제사, 90여명의 공군본부 요원도 포함되어 있다.

그 밖에 특공부대인 사에레트 마트칼 소속 예비역 군인 400여명과 예비역 군의관 350여명, 정보 특수임무대 소속 예비역 950명도 이런 움직임도 동참했다.

이스라엘군 전력의 한축을 이루는 예비역 군인들은 지난 3월에도 정부의 사법부 무력화 입법을 멈춰 세우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예비역 군인들의 복무 및 훈련 거부 움직임이 이어지자 갈란트 국방부 장관이 공개적으로 사법 정비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후 네타냐후 총리가 갈란트 장관 해임 계획을 밝히자 반대 시위는 더욱 거세졌고, 결국 입법 연기 선언으로 이어졌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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