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명 사상 '오송 참사' 수색 마친다"…폭우로 전국이 찢겼다(종합3보)

오송 지하차도 침수 수색활동…사망 9명·부상 9명
10~30㎜ 남해안 중심 발달한 비구름 북상해 이동

16일 공군 제6탐색구조전대 항공구조사들이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리 지하차도에서 실종자 수색작전을 펼치고 있다. (공군 제공) 2023.7.16/뉴스1

(전국=뉴스1) 유재규 공정식 박건영 박재원 기자 = 1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청주 오송 지하차도 침수 참사'의 수색작업이 16일 마쳐질 것으로 보인다.

사고발생 시점으로부터 30여시간 만에 터널 입구 모습이 대부분 드러나면서 실종자 찾기에도 소방당국은 만전을 기하고 있다.

1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소방당국, 기상청 등에 따르면 9일 0시~16일 오후 6시 기준으로 비피해로 인해 사망 37명, 실종 9명, 부상 35명 등으로 집계됐다.

이뿐만 아니라 경북 예천지역에도 산사태로 인해 병원에 이송됐던 피해자가 숨지는 등 사망자가 속출하는 사태다.

또 가축폐사 등도 잇따라 발생해 시설 및 재산상 피해도 연이어 이어지도 있다.

◇물빼기 작전…최악의 '오송 참사'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일어난 물참사는 사망자 9명, 부상자 9명, 실종자 5명 등으로 잠점 집계됐다.

일명 '오송 참사'로 일컫는 이번 사건은 '자동차단기 설치 예산'만 빨리 이뤄졌어도 막을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충북도는 궁평2지하차도 자동차단기 설치 예산 7억원을 지난 6월29일 행정안전부로부터 배정 받았다.

하지만 행안부는 위험등급 높은 지하차도에 자동차단기 설치비를 지원한다 했지만 궁평지하도는 다소 안전한 3등급에 해당해 사실상 예산 지원 대상은 아니었다는 이유로 국비 지원을 거절 당했다.

그럼에도 도는 위험등급에 상관없이 국비 지원을 요구했고 결국 행안부는 이를 승인했다. 하지만 예산지원이 이뤄졌음에도 '골든타임'을 놓쳤다.

결국 놓친 골든타임으로 수많은 인명사고가 전날부터 발생했다.

서정일 청주서부소방서장은 "지하차도 입구에서 반대 방향이 보일 정도로 배수율 80%를 보이고 있다"면서 "다만, 지하차도 내부로 들어갈수록 진흙(펄)이 많아져 어려움이 많다"고 설명했다.

심각한 문제는 금강홍수통제소가 전날 오전 4시10분 궁평지하도 인근 미호천교 지점 홍수주위보(수위 7m)를 경보(8m)로 격상하는 통보문을 충북도 자연재난과와 청주시 안전정책과, 시 4개 구청 건설과 등에 전달했음에도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어 몇 시간 뒤, 물이 9m까지 차오르자 금강홍수통제소는 오전 6시34분 흥덕구청 건설과에 전화를 걸어 심각 단계인 계획홍수위(9.2m) 사실을 알리며 홍수에 대비하라고 예고했다.

하지만 흥덕구청 건설과는 이같은 사실을 시청 안전정책과와 하천과에 전달했을 뿐, 이렇다 할 현장 대응은 하지 않았다.

앞서 '청주 오송 지하차도 침수참사'는 전날(15일) 오후 8시40분께 발생했다.

◇경북 예천지역도 심상치 않은 인명·재산피해

경북 예천군 효자면 백석리 산사태로 매몰됐던 60대 여성의 결국 시신으로 발견되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앞서 전날 오전 2시45분께 예천군 감천면 진평리에서 산사태로 인한 주택 붕괴 당시 자력으로 탈출해 병원으로 이송됐던 70대 남성도 이날 오전 끝내 숨졌다.

해당 남성의 부인은 토사에 매몰됐다. 그에 대해서는 소방당국이 현재 수색 중이다. 예천지역을 포함, 경북지역은 오후 4시를 기준으로 사망자 19명으로 집계됐다.

임시거주시설이 마련된 이날 오후 경북 예천군문화체육센터에서 90대 주민은 "염소 밥을 주러 가야 한다"며 택시를 부르기도 했다. 함께 머무는 주민과 자원봉사자들이 나서 만류하고 임시거주시설 앞까지 온 택시를 돌려보내며 소동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해당 주민은 걱정 가득한 표정으로 연신 "집에 가봐야지, 집인데…"라는 말을 반복했다. 그는 "비가 억수같이 쏟아져 집을 빠져나올 때 두고 온 염소가 사흘째 굶고 있을 것을 생각하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경북지역의 비피해로 인한 사망자는 예천 9명, 영주 4명, 봉화 4명, 문경 2명으로 파악됐다. 실종자는 8명, 부상자는 더 늘어나 17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16일 집중호우로 인해 산사태가 발생한 경북 예천군 은풍면 금곡2리 지경터 마을이 폐허로 변해 있다. 2023.7.16/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두려운 '비구름' 진행 방향은?

현재 경상지역과 제주지역에 호후경보를 기상청은 발령했다. 남해안을 중심으로 시간당 10~30㎜ 내외 강한 비가 내리고 있다.

이날 오후 9시 기준으로 충남 청양(정산) 570㎜, 충남 공주 511㎜, 제주 삼각봉 514㎜, 전북 익산(함라) 499.5㎜, 세종 486㎜, 경북 문경(동로) 485㎜, 전북 군산 480.3㎜, 충북 청주(상당) 474㎜, 충북 제천(백운) 415㎜, 충북 괴산 404㎜, 제주 백록담 399㎜, 경북 영주(부석) 358㎜, 전북 완주 375.7㎜, 전북 김제(심포)329.5㎜ 등으로 집계됐다.

제주지역과 경상남도 등 남해안상에 위치한 비구름대가 점차 북상해 이튿날 오전사이, 남부지방은 물론,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던 충정지역까지 영향이 번질 것으로 예보됐다.

반면, 중부·남부지방 중심으로 비가 내리지만 수도권과 강원지역은 산발적으로 비가 내리거나 소강상태를 보일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충청권·전라권·경상권·제주권은 100~250㎜ 가량 많은 양의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며 "절대적으로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기상청 및 지자체의 긴급재난 정보에 유의 해야하겠다"고 말했다.

집중호우가 이어진 16일 경기도 하남시 팔당댐에서 수문 개방으로 물이 방류되고 있다. 이날 오전 기준 팔담댕 방류량은 1초당 1만1500톤이다. 빗물펌프장은 3곳이 가동되고 있다. 한편 팔담댕 방류량 증가로 인해 오전 10시 기준 잠수교와 올림픽대로 가양대교~동작대교 양방향 전구간 차량 통행이 제한되고 있다. 2023.7.16/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