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 장군·캐넌 히터…사직을 들었다 놓은 ‘하입 보이’ 뷰캐넌

삼성 에이스 투수 ‘깜짝 변신 화제’

데이비드 뷰캐넌이 지난 15일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파일럿 복장을 하고 등장하고 있다. 삼성 제공

주루코치로 나서며 ‘뉴진스 댄스’
9회엔 깜짝 타석 등장, 적시타 작렬
베스트 퍼포먼스상은 아쉽게 불발

삼성의 외국인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34)이 ‘별들의 잔치’ 올스타전에서 화려하고 다채로운 퍼포먼스로 팬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지난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BO 올스타전에서 뷰캐넌은 그라운드를 종횡무진하며 즐겼다.

경기에서는 3루 주루코치로 나서 춤사위를 뽐냈다. 나눔 올스타 오스틴 딘(LG)이 뉴진스의 ‘하입 보이(Hype boy)’ 노래에 맞춰 춤을 추자 더그아웃에서 뛰어나와 그의 옆에서 정확하게 안무를 구현해냈다.

클리닝 타임에는 영화 <탑건>의 파일럿 복장에 선글라스를 쓰고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대한민국 해군 진해기지사령부 의장대의 공연이 시작되자 뷰캐넌은 절도 있는 박수를 보내며 진지하게 공연을 지켜봤다.

그는 8회에는 우익수 대수비로 경기에 출전했다. 오지환의 큼지막한 타구를 펜스 앞에서 잘 잡아냈다.

절정은 9회 타석이었다. 2-8로 뒤진 2사 1·3루에서 LG 마무리 고우석과 마주한 뷰캐넌은 고우석의 직구가 몸쪽으로 들어오자 투수를 노려보는 척을 하기도 했다. 그러고 나서 시속 150㎞ 강속구를 받아쳐 중전 안타로 연결했고 3루에 있던 김상수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오지환은 뷰캐넌의 안타 공을 챙겨줬다.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 발표 때는 마치 자신이 받아야 한다는 듯 태연하게 앞으로 나가는 쇼맨십까지 펼쳤다.

이런 활약에도 불구하고 뷰캐넌은 베스트 퍼포먼스상을 받지 못했다. 이 상은 ‘블랙핑크’ 제니처럼 머리에 실핀을 꽂고 춤까지 소화한 김민석(롯데)이 기자단 투표 24표 가운데 12표를 얻어 받았다.

뷰캐넌이 9회초 1타점 적시타를 때린 뒤 구자욱과 세리머니하고 있는 장면. 연합뉴스

2020년 삼성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입성한 뷰캐넌은 평소에도 더그아웃에서 장난기 많은 제스처로 눈길을 끌곤 한다. 중계 카메라를 향해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이고, 때론 아내를 향한 사랑을 담은 편지를 카메라에 보이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마운드 위에만 서면 진지하고 위력적인 투구를 펼친다. 2020년 15승(7패)을 거둔 뷰캐넌은 지난해까지 3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쌓으며 삼성의 에이스로 우뚝 섰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였던 13일 KIA전에서는 9이닝 4안타 8삼진 1실점으로 올 시즌 KBO 1호 완투승을 거뒀다.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올스타전을 누빈 뷰캐넌은 “팬들과 올스타전을 즐긴 데 만족한다”고 밝혔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