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산사태’ 왜 피해 컸나 …취약지구 아닌 곳 무방비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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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나흘에 걸친 집중호우로 흙더미에 뒤덮인 경북 예천군 효자면 백석리는 평소 비가 많이 오지 않던 지역이라고 한다.
김해동 계명대 교수(지구환경학과)는 <한겨레> 와 한 통화에서 "과거에 비해 비가 많이 온 것은 맞지만, 행정당국이 그것만을 핑계 삼는 것은 무책임하다. 1998년 지리산 폭우 뒤 우리나라 강우 패턴이 바뀌었고, 지난해 유럽, 미국, 일본 등에서도 평소 비가 내리지 않던 곳에 많은 비가 내려 큰 피해가 났다. 기후위기 시대에 급작스럽게 내리는 폭우에 대비했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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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나흘에 걸친 집중호우로 흙더미에 뒤덮인 경북 예천군 효자면 백석리는 평소 비가 많이 오지 않던 지역이라고 한다. 예천군 관계자는 16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이 마을에 비가 이렇게 많이 내린 적은 처음이다. 마을 위 산에서 내려온 물로 도랑물이 불어나면서 물길도 없는 곳으로 토사들이 내려와 마을을 덮쳤다”고 말했다.
16일 경북도 재난안전대책본부가 잠정 집계한 인명피해 현황을 보면, 사망·실종 27건 가운데 16건이 산사태로 인해 매몰된 사고다. 피해 발생 지역은 모두 경북 북부에 집중됐다. 문경시 산북면에서 1명, 봉화군 춘양면에서 4명, 영주시 풍기읍과 장수면에서 4명이 숨졌다. 예천군 효자면에서 3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고, 감천면에서도 2명이 실종돼 당국이 수색 중이다.
산사태로 인한 인명피해는 대부분 산의 비탈면과 계곡 주변에 위치한 산지 마을에 집중된다. 산사태는 풍화에 취약한 화성암 지역에서 30~40도 경사도의 3부 이하 능선 하단부에서 주로 발생하는데, 눈여겨볼 점은 이번에 인명피해가 난 곳 가운데 평소 산사태 위험이 있어 ‘산사태 취약지구’로 지정된 곳은 영주시 풍기읍 삼가리 한곳뿐이란 사실이다. 그런 탓에 관계당국의 사전 점검 대상도 아니었고, 주민들 역시 피해를 예상하지 못해 대처가 늦었다. 산사태 취약지구는 산림보호법에 따라 기초조사, 현장조사 등을 거쳐 경사도, 위험도 등 평가지표에 따라 정하는데, 경상북도에는 4900여곳이 지정돼 있다.
경상북도 산림자원과 관계자는 “취약지구로 지정되는 곳은 전체 산림 가운데 위험도가 높은 상위 몇퍼센트뿐이다. 이번에 며칠 동안 많은 비가 내리면서 산 자체가 많은 물을 머금고 있어서 어느 곳이든 무너질 위험성이 높아진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이날 피해 현장을 방문한 국민의힘 원내대표단에 “위험지역으로 관리되고 있지 않은 곳에서 피해가 많이 발생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새로운 대응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해동 계명대 교수(지구환경학과)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과거에 비해 비가 많이 온 것은 맞지만, 행정당국이 그것만을 핑계 삼는 것은 무책임하다. 1998년 지리산 폭우 뒤 우리나라 강우 패턴이 바뀌었고, 지난해 유럽, 미국, 일본 등에서도 평소 비가 내리지 않던 곳에 많은 비가 내려 큰 피해가 났다. 기후위기 시대에 급작스럽게 내리는 폭우에 대비했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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