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왕 중요하지 않다”는 한화 160km 초특급 유망주…’이건’ 좀 욕심 나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한화 초특급 유망주 문동주(20)는 2년차에 완전히 포텐셜을 터트렸다. 전반기 16경기서 6승6패 평균자책점 3.47로 맹활약했다. 15일 부산에서 열린 올스타전서도 전광판 기준 패스트볼 최고 159km, 포털사이트 네이버 문자중계 기준 157km까지 찍혔다.
대부분 선수가 화려한 퍼포먼스로 팬들의 시선을 받았다면, 문동주는 자신이 가진 무기 그 자체로 팬들의 환호성을 이끌어냈다. 마침 나눔 올스타 일원으로 안우진(키움)에 이어 등판, 강속구 퍼레이드를 선보였다.
확실히 유니크하다. 안우진의 2년차 시절보다 낫다는 평가가 많다. 5선발을 맡아야 마침 맞지만, 토종 에이스급 활약이다. 신인왕 레이스에서도 가장 앞서간다. 후반기에 엄청나게 페이스가 떨어지거나 다치지 않는다면, 가장 유력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문동주의 대답이 걸작이다. 올스타 사인회서 취재진에 “아직 시즌은 많이 남았다. 신인왕은 중요하지 않다”라고 했다. 올해 신인왕을 차지하고 반짝한 뒤 사라지는 것보다, 올해 신인왕을 못 받더라도 롱런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프로로서 당연한 생각인데, 그 주체가 20세의 2년차 선수라는 건 좀 놀랍다. 철이 들었다.
사인회에서 또 놀라웠던 건 팬 서비스 마인드가 확고했다는 점이다. 문동주는 20분간 팬들의 사인과 사진촬영에 응하면서 의자에 앉아있지 않고 계속 서 있었다. 팬들이 궂은 날씨에 자신을 보기 위해 찾아왔는데, 앉아서 팬 서비스에 응하는 건 이치에 맞지 않다고 봤다. 관계자들이 “앉아도 된다”라고 해도 “서서 하는 게 편합니다”라고 했다. 다른 팀 유니폼에 사인 요청을 해달라는 팬들을 두고서도 웃으며 “축제잖아요”라고 했다.
문동주는 얼굴도 제법 훈훈하게 생겼다. 사인회에 여성 팬이 제법 많았던 이유다. 그러나 오직 야구에만 집중한다. 그는 “한화가 전반기 막판 연승을 한 건 선수들의 집중력 덕분이다. 내가 한 건 많지 않다. 후반기에도 내 역할을 해내야 한다”라고 했다.
신인왕, 개인성적보다 한화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간절하게 꿈꾼다. 그런 문동주가 갖고 있는 개인적인 욕심은 단 하나. 완투완봉승이다. 사실 6월 24일 창원 NC전서 8이닝 2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으로 압권의 투구를 했다. 투구수도 90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최원호 감독은 문동주가 9회에 올라갔다면 흔들릴 가능성이 크고, 안 좋은 마무리를 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문동주는 “완봉승이 쉽지 않다. 당시에 8이닝을 던졌으니 이제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9이닝을 한번 던져보고 싶다”라고 했다. 소박한 목표로 볼 수 있지만, 문동주에겐 원대한 목표다. 올 시즌 전반기에 완봉승을 따낸 투수는 한 명도 없었다. 투수 보직 분업화 시대에 완투도 잘 나오지 않는 게 현실이다. 하물며 투구수 관리, 이닝 관리를 받는 문동주에겐 만만치 않은 미션이다.
그러나 선수가 목표의식을 갖고 시즌을 치르는 건 충분히 의미 있다. 문동주가 후반기에 당장 완봉승을 달성하지 못해도 선발투수로서의 책임감이 투철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신인왕만큼 의미 있는 목표이자 꿈이다.
[문동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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