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 ‘잇몸축구’로 수원FC에 1-0 승리…조규성 공백 메우기는 과제로 남아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틴다. 프로축구 K리그1 전북 현대가 스트라이커 조규성의 유럽 무대 진출, 주축 수비수들의 더딘 부상에서의 회복에도 임기응변과 탄탄한 수비로 승리를 거두며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전북은 1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FC와의 23라운드 경기에서 구스타보의 선제골을 끝까지 지켜 1-0으로 이겼다. 전북은 이날 승리로 승점 37점을 쌓아 4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직전 경기에서 무승부에 그친 3위 FC서울과 승점이 같아졌다. 다음 경기 결과에 따라 3위로 올라설 수도 있다.
수원FC는 이날 패배에도 10위를 유지하지만, 11위 강원FC와 직전 경기에서 선두 울산 현대를 잡은 수원삼성에 각각 4점, 5점 차이로 쫓기게 되면서 앞으로도 힘겨운 강등권 탈출 싸움을 벌이게 됐다.
전북은 이날 4-4-2 포메이션에 기존 최전방 자원 구스타보와 미드필더 백승호를 투톱으로 세우는 변칙을 선보였다. 조규성이 빠지면서 최전방에서 파괴력이 떨어지는 것을 보완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단 페트레스쿠 전북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백승호는 문전에서 차이를 보여줄 수 있는 선수다. 패스와 마무리 능력이 뛰어나고 활동량도 많기 때문에 전진 배치시켰다”고 설명했다.
빡빡한 리그 일정에 수비의 축인 센터백 홍정호와 풀백 김문환 아직 부상에서 온전히 회복 못한 것도 페트레스쿠 감독의 고민을 깊게 만든다. 백승호에 미드필더 박진섭, 골키퍼 김정훈까지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와일드카드로 차출돼 앞으로 이들이 빠지는 경기도 감안해야 한다. 페트레스쿠 감독은 선수들에게 한발 더 뛰어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전북은 전반 12분 만에 골을 넣으며 감독의 우려를 달랬다. 이동준이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문전 쇄도하던 구스타보가 감각적인 하프 발리슛으로 득점하며 K리그 100번째 경기 출전을 자축했다.
전북은 강한 전방 압박 대신 상대의 패스 길을 차단하는 위치 선정으로 체력을 안배하는 효율적인 축구를 선보였다. 수원FC는 전반 13분 만에 이승우와 로페스를 교체 투입하며 반전을 도모했다. 하지만 상대의 영리한 위치 선정에 좀처럼 박스 안으로 공을 투입하지 못했고, 이승우와 로페스가 간간이 날리는 중거리 슛 외에는 공격에서 날카로움이 떨어졌다.
수원FC는 후반 28분 스트라이커 라스를 빼고, 다른 장신 공격수 김현을 투입하며 변화를 모색했다. 하지만 전반과 마찬가지로 좀처럼 골문 안으로 향하는 슈팅을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결국 패했다.
전북으로선 이날 승리에도 하루 빨리 조규성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전반 말미부터 급격히 공격 작업이 줄었고, 후반에는 수원FC가 더 많은 슈팅을 날렸다. 페트레스쿠 감독은 “구단에 조규성 만큼의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한국인 스트라이커를 찾아봐달라고 요청했다”면서도 “지난 시즌 득점왕을 차지한 그를 대체할 자원을 찾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2명 정도의 최전방 대체 자원을 주시하고 있다”면서 “빨리 영입 작업을 마무리해 다음 주 내로는 한 명 정도 자리를 채우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주 |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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